특별히 시인하겠다고 시를 찾았던 것은 아니고, 사진을 찍으면서 시적인 영감의 도움을 받기도 했던 이유에서 시를 자주 읽게 되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요. 사진에세이를 발간할 때도 시인 분들의 날선 감성에 치밀한 도움도 받았고 시(詩)스러워지는 사진이 좋았거든요.

 

최근에 모 트위터(저는 트위터를 하지 않습니다. 아는 시인 분 트위터를 읽기만 합니다.)에서 "시인*장"이란 시인들의 동인 모임에서 다수의 시인들의 시를 동의도 없이 출간하고 시를 싣는 등의 저작권 위반을 했다는 뉴스를 읽었습니다.


물론 이곳에서 기성 문단 동인지에서처럼 신인상으로 등단도 하는 등의 문학적 힘을 키워 왔던가 봅니다. 그러나, 다수의 시인이 자신의 동의도 없이 옮겨 싣고, 동의도 없이 출간하는 사태에 매우 분개하고 책을 낼 때 연락 제대로 하지도 않았던가 봅니다. 시인들의 시에 대한 감성을 도둑질한 셈입니다.


최근 통계에서 문화예술계에서 문학계 특히 시인들의 연평균 소득이 200만 원도 안된다는 뉴스가 있습니다. 시 한 편 원고료가 2만 원 3만 원이랍니다. 시가 그저 쉽게 써지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죠. 예를 들어 저도 사진을 찍다 보면 사진 한 장에 기울이는 마음이 꽤 길게 갑니다. 온통 사진 한 장을 얻기 위해 사사건건 일일이 시선을 머물러야 하고 시선을 고정하여 그 사진에 대한 의미를 해석하고 찾아내는 과정을 거칩니다. 시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시 한편 읽기야 쉽겠지만, 그 한 편이 완성되기까지 시인의 마음을 탈고 전까지 내내 머물며 시인의 피를 빨아 재끼고 영혼을 깔아 먹히곤 하거든요. 결국 시인의 시는 자신의 피같은 육체와 정신의 에네르기를 뽑아내서 쓰는 일종의 치열한 가지 학대적 예술 행위입니다. 시인되는 게 쉬운 거 같아도 절대 쉬운게 아닙니다. 신춘문예가 별거 아닌거 같아도 한 중앙지 신문사 한해 신춘문예 투고작이 10,000편 이상입니다. 이 중에 딱 한 명이 당선작을 냅니다. 1년에 만명 분에 1의 경쟁률입니다. 그만큼 등용하기 어렵고 그 어려운 등용을 거치고 꾸준히 전업 시인으로 산다는 게 그야말로 가시밭길에 걷는 각고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짜낸 고혈이 응고된 것이 시거든요.  그런데 이걸 날로 먹겠다?라는 것은 모독이고 경멸입니다. 단순히 영혼을 도둑질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들이 시를 퍼가서 책을 내도 말한 마디 못하고 속으로 삭힙니다. 오히려 자신의 시를 알아주고 찾아주고 실어 주는데 감사할 형편이거든요. 누구는 한달 월급조차 안되는 게 연봉이라면 얼마나 생활 형편이 힘들겠습니까. 시인들이 그렇더군요. 전업을 할 수 없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압니다. 그래서 대부분 시를 만드는 것 대신으로 각자의 직업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그들도 처자식 건사시키는데 시만으로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거든요. 일부는 자기 직업 이외에 시인이라는 그럴싸한 문학인이라는 타이틀이 필요해서 시 작을 하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 건 사이비일 테고요. 진짜배기로 치열하게 시의 삶을 사는 사람도 많을 수가 없기도 합니다. 그런 시인들의 시를 함부로 날로 처먹겠다는 발상은 참 못되도 너무 못됐습니다.


시인들이 일반 개인 블로그에서 자신의 시를 올릴 때 누구 하나 반론도 하지 않고 대부분의 개인적인 블로그에는 다 상업적인 이용이 아닌 순수한 시적인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라면 얼마든지 묵시적 동의를 해준다고 하더군요. 예를 들어 누구의 사진 함부로 가져와서 블로그에 실어 보시면 압니다. 사진은 비상업적인 목적에서라도 저작권에 대한 권리로 바로 경고 날라옵니다. 그런데 시인들은 그러지를 않거든요. 그렇게 너그러운 시를  그저 퍼와서 CTL + C, CTL +V 이걸로 옮기되, 그 퍼운 시의 시집은 꼭 한 권씩 직접 텍스트로 사서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시집에 시를 개인 블로그에 싣는다는 것... 이것도 시인들에게 최소한의 예의일 것입니다. 받아먹기만 먹고 내주지 않는 심보는 고약하거든요.


시집 한권 그래도 일반 단행본 보다 싸거든요. 시집 웬만큼 팔려서 시인들의 연봉에 크게 도움 안 됩니다. 그런데도 시의 붓을 놓지 않는 시인들이 대단하거든요. 좋은 시는 시인들의 생활에 안정이 될 때 더 빛나는 주옥같은 문장이 쏟아질 것이 확실하거든요. 만들기는 쉽게 보이는 건지 날름날름 받아 읽기만 읽는 것도 참 없어 보이거든요.


참고로 우리나라 소주 소비량은 일년에 1인당 몇 병되는지 아시는지요?

하나 더, 모 장관으로 임명된 사람은 생활비가 일년에 5억이랍디다.푸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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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8-29 23: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시를 인용할 때 출처를 알립니다. 시집 제목과 쪽수를 밝혀야 합니다. 블로그에 있는 시가 안 좋은 점은 행과 연의 구분이 잘못된 것이 있어요. 행과 연 구분을 정확히 해야 합니다.

yureka01 2016-08-29 23:46   좋아요 2 | URL
지당하시 말씀,,
원작의 시집 출처기재도 하지 않을 때 시인은 참 우울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