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풍경


고요한 서편 하늘

해가 지고 있습니다

건널 수 없는 한 세계를

건넜던 한 사람이

책상 앞에서 사진들을 

뒤적이고 있습니다


그가 읽는 사진의 행간들 속에서

고요가 피어오릅니다

그 속에 담겨 있는

시간의 무상함


(어떤 사람이 시간의 사진을

읽고 있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 "쓸쓸해서 머나먼" 중에서 - 

( 최승자 시집,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372, 2014년 14쇄판, 66쪽의 시)


PS :  위 시에서 원문은 "사진" 대신에 "시" 입니다.


시 문장를 인용하면서,

"시"라는 단어를 "사진"으로 바꿔 넣어도 

시가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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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3 2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3-13 20:56   좋아요 1 | URL
사진도 시간이 주관하였거든요.
빛이 후원하는 한 판의 질펀한 생의 바람...

시간이 참 무상함의 극화..

시집보고 사진 보니 아주 그냥 찌릿찌릿 하더군요..
감사합니다~

2016-03-13 2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3-13 22:46   좋아요 0 | URL
시와 사진이 찰떡 궁합이더군요..
실제로 서편 하늘로 해가 지는 시간이라서
상당히 무상함이 갈대처럼 나부끼더라구요.

사집 한 권 읽는 일요일 저녁이었내요...

감사합니다.

2016-03-15 12: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6-03-15 14:27   좋아요 0 | URL
네 항상 잘 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