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풍경
고요한 서편 하늘
해가 지고 있습니다
건널 수 없는 한 세계를
건넜던 한 사람이
책상 앞에서 사진들을
뒤적이고 있습니다
그가 읽는 사진의 행간들 속에서
고요가 피어오릅니다
그 속에 담겨 있는
시간의 무상함
(어떤 사람이 시간의 사진을
읽고 있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 "쓸쓸해서 머나먼" 중에서 -
( 최승자 시집,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372, 2014년 14쇄판, 66쪽의 시)
PS : 위 시에서 원문은 "사진" 대신에 "시" 입니다.
시 문장를 인용하면서,
"시"라는 단어를 "사진"으로 바꿔 넣어도
시가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