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나뭇가지에서 나는 매미 소리는

나무의 말을 대신 전하는 대변자.


어느덧 잦아들었어도 

흔적은 잠시 나마 매달려 있다.


맥문동 꽃도 다 떨어진 계절의 뒷자락에

탈피한 흔적이 아슬하게 달려 있다.


시간은 야속한 세월마저도

사라지게 만든다.


육신도 잠시나마 매미의 버려진 껍질처럼

공간에 매달려 있는 것과 같다.


장구한 수만 년이 지나고 나면

어떤 쓸쓸함도 그저 무상(無想)이 되고 말겠지.


사진인들 이와 다를 바 없겠지만,

그기에 담긴 혼이 조금이라도

지하 깊숙한 어느 곳에서 꿈틀대는

소리가 멈추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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