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은 길재의 시조,

오백 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그리고 이어서 나온 구절.

인걸은 간데없고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만 같았다고 회한을 남겼다.

그러고 보니 올봄에 나도 도읍지 터를 돌았다.

오백 년 도읍지는 사라졌고 건국 70주년 도읍지에 광화문 앞을

카메라 한대와 들고 철학서 한 권 들고 굽이 돌아 서 있었다.

인걸은 넘치고

누구는 태평연월이요,

누구는 아픔의 진행형이었더라.

그 동시간대에도 간극의 차이는 무척 넓어 봄날의 쓰린 바람이 지나쳤다.

그래 맞다. 태평연월이든, 질곡의 시간이든

지나고 나면 다 꿈만 같았던 것은 비슷하지 않았겠는가 말이다.

봄아,

너 또한 꿈처럼 지나려 하는구나.

다만, 그때의 꿈이나 지금의 꿈이나 꿈만은 변한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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