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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흥망사
김성렬 지음 / 작가와비평 / 2014년 5월
평점 :
제목만을 보아서는 우리 사회의 괴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정 괴물들이 살아온 삶을 이야기 하기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책을 읽어가다 보면, 이 책은 작가가 우리 인간들 내면에 감추어져 있는 괴물인 인간 욕망의 어두운 부분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 만나게 되는 소설인 ‘우리 사랑 흘러 흘러’를 만나게 된다. 여기에서는 채령이라는 여인이 어떻게 사랑을 알게
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난 사람들의 어두운 욕망으로 인해 고통을 받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정말 우리 인생을 돌아보면 수 많이 스쳐 지나간 인연 속에 어떤 사랑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왜 작가는 “괴물흥망사”라는 제목을 이 책에 주었는지도 의문이 든다. 그런데, 책 제목과 같은 소설을 이 책에서 만나게 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K56445 뉴런이 품어내는 신경전달물질의 단백질 합성 과정을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주인공 유박사와
이에 대한 열쇠를 지고 있는 김명규 박사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김명규 박사가
규명한 메커니즘을 알아내기 위해 유박사가 노력하면서 그의 선과 악에 대한 갈등, 그리고 결국 악의 손을
잡고는 김명규 박사가 잠들도록 만드는 데, 이것이 화근이 되어서 김명규 박사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이야기까지가
이 소설의 줄거리이다. 그 다음은 주인공인 유박사가 고뇌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정말 우리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의 게임에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들어 주는
부분이었다.
이외에도 이 책은
“광덕의 아내”, “오후의 산책”, “한 여사의 연대기”, “개가 되어 버린 김씨의 기이한 경우에
관한 사례 보고”, “즐거운 수학여행”, “꿈과 같이” 등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소설책이지만 그
주제가 무거워서 그런지, 아니면 작가의 원래 서체가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상당히 무겁다는 느낌으로 읽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 책 속에 담긴 하나 하나의 소설들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겪게 되는 평범한 이야기들 중의 하나이며, 이를 통해 인간의 어두운 면을 들여다 보게 해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개가 되어버린 김씨의 이야기는 다소 황당한 감도 없지 않아 있지만, 실제 동물인 개가 아니라 개처럼
취급 당하는 인간이라는 생각으로 글을 바라보면 이 또한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이 책을 통해 소설의 매력이 아닌, 사람 그 본질을 들여다보는 철학적인 사유를 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며, 오후의
나른함이 밀려올 때 이 책과 함께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