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을 위한 이솝우화]를 읽고

성인을 위한 이솝우화 ㅣ 원앤원북스 고전시리즈 - 원앤원클래식 5
이솝 지음, 이선미 옮김 / 소울메이트 / 2014년 1월

어린 시절 읽은 이솝우화를 이렇게 성인이 되어서 만난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설레임, 두려움, 어색함 …. 여러 가지 감정들이 교차하는 가운데 책을 집어 들었다. 왜 어린 시절 읽은 짧은 우화들을 지금 성인이 되어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아니라, 이 우화들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 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말이다.

 먼저 책 표지에서 만나게 되는 ‘늑대와 왜가리’ 그림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띈다. 물론 처음 표지를 보았을 때는 늑대와 두리미인가, 아님 여우와 두리미인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말이다.

 언제나 영적인 책을 많이 출간하는 소울메이트 출판사에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이솝 우화에 어떤 해설을 달아 두었을까한는 생각으로 책을 열었다. 앗! 그런데 어떠한 해석도 없다. 그냥 원문의 이솝 우화이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 분명 성인들을 위한 이솝우화라고 하지 않았는가! 그럼 어떤 설명이 있어야 하지 않은가?

 나의 기대를 저 멀리 보내버린 구성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다 보니 왜 이런 구성인지, 왜 성인들을 위한 이솝 우화인지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책이 여백을 가지듯이,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고 그냥 원문을 실어 둔 것은 성인인 독자들 스스로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서 이 책이 주는 지혜를 얻으라는 뜻이었던 것 같다. 책을 읽는 중간 중간 잠시 책을 덮고 짧은 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내 삶의 한 순간을 생각하면서 스스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그런 면에서 위의 말과 당나귀 예기는 우리들이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배려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주는 우화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욕심이 과하게 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 지도 생각해 보게 만들어 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위의 글에서 배우게 되는 논쟁의 정령이 어떤 모습을 하고 나타나며, 가만히 나 두면 크게 부풀어 오르지 않는다는 말에서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논쟁거리들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잊혀졌던 것들을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지기에 더 없이 좋은 우화집으로 단연 이솝우화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온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