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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한 수를 두다
장석주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책 소개글을 읽다가 바둑과 관련된 책이니 바둑을 전혀 모르는 내가 보기에는 너무나도 거리가 있는 책이겠구나하는 편견을 가지고는 읽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책을 들어서 책 앞머리의 프롤로그를 읽은 다음에는 거침없이 한 번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그냥 바둑의 기본이나 묘수에 대한 책이 아니다. 바둑을 하나의 인생의 판으로 보고, 살면서 우리들이 가져야 할 자세와 지혜들을 예기하고 있었다. 비록 바둑의 위기십결이라는 것을 빌어서 예기하고 있지만, 정말 이 책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많은 지혜를 담고 있었다.
최근에 인기있는 장르 중인 웹툰에서 바둑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예기하는 [미생]을 읽은 적이 있는데, 사실 미생은 정말 바둑을 좀 알아야 더 깊이 있게 이해가 될 듯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바둑을 전혀 알지 못하는 나 같은 문외한도 바둑과 인생을 논하는 이 책을 통해서 인생의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비움”과 “여백의 미”였다. 너무나도 바쁘게 살아가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정신이 살아 있는 바둑의 정신을 논하는 책에서 예기하기에는 더없이 좋을 주제였을 것이다. 다른 모든 것은 버리더라도, 이 책에서 비움과 여백의 미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정말 너무나 많은 것에 둘러 쌓여 있는 현대인들에게 비우라고 말하는 책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왜 바둑의 정신과 비움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알면서, 더욱더 비움의 중요함에 대해 가슴 속 깊이 새기게 되었다.
위기십결의 하나 하나와 이어지는 바둑의 이야기, 그리고 선현들의 지혜가 담긴 글들이 어우러져 한 권의 책이 되어서 우리들 손에 들어온 이 책의 가치는 읽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