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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면으로 읽는 세계 명작선 2
알퐁스 도데 외 지음, 박정임 옮김 / 부광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어릴 때 세계문학은 아마도 세계문학전집이나 국어 교과서에서 읽은 기억이 대부분이다. 어릴 때 읽으면서, 왜 이런 소설들이 명작인지에 대해서 감성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그 소설이 지니는 시대적 의미가 어떠하며, 단어 하나하나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하나 하나 해부하여 읽은 기억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세계 명작이라고 생각하면 교과서가 먼저 떠 오르는 듯 하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만나게 되는 명작들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듯 하다. 읽은 다음 충분히 사색하면서 즐길 수 있기에, 그리고 마음으로 느끼고 그것을 음미할 수 있기에 문학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알아가게 되는 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미 알고 있는 작가도 있지만 다소 생소한 북유럽의 작가들의 작품을 엮어서 우리들에게 알려 주고 있어서 고마운 책이었다. 알퐁스 도데와 벤저민 프랭클린을 제외하면 정말 학교 다니면서 들어보지 못한 저자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읽었는데, 각 소설의 첫 머리에서 읽은 작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9편의 작품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스페인의 소설가 비센테 블라스코 이바녜스의 [다랑어 낚시]와 노르웨이 작가인 크리스찬 엘스터의 [페르디난드 아저씨]였다. 다랑어 낚시는 아들과 함께 먼 바다로 파도를 헤치고 다랑어 낚시를 하러 가서, 아들은 파도에 잃어 버리고 다랑어 한 마리를 잡아서 돌아오는 아버지의 비통함과 더불어, 해안의 나이트클럽에서 즐기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의 눈초리를 같이 느낄 수 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한국의 예전 항구도시의 풍경이 오버랩되었다.지금도 바다사나이들의 삶은 이와 비슷하지 아니할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리고 페르디난드 아저씨에서는 우리네 가족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사유를 할 수 있었다. 언제나처럼 멀리 돈 벌러 나간 가족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때는 성공해서 부자로 돌아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그들로 하여금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게 하고, 막상 고향에 돌아왔다가도 자신이 그동안 벌어서 모았던 전 재산을 가족들에게 주고 떠나는 페르디난드 아저씨의 뒷모습에서 우리네 가족들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책의 모양이 앙증맞게 작아서 손에 쏙 들어오는 것이 출퇴근시 읽기에 부담이 없으며, 또한 각 예기가 그렇게 길지 않아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면 무난히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명작이라는 소설들을 통해서 감성을 적시는 그런 시간을 가지기에 더 없이 좋은 책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