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천년의 밥상 - 먹을거리,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우리 역사
오한샘.최유진 지음, 양벙글 사진 / Mid(엠아이디)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찬란한 문화유산들 중에서 우리들에게 음식문화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읽는 내내 [EBS 천년의 밥상]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우리 음식문화의 아름다움과 아련한 예기들을 전달해 주었던 것을 책으로 엮어서 이렇게 볼 수 있도록 해 주었다는 데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 금할 길 없었다.

 음식을 통해서 우리나라 역사 속의 인물들을 만나고, 왜 그런 음식이 탄생했는지, 그리고 우리 선조들이 즐겨 드셨는지를 따라가는 음식 여행에 대한 책인 [천년의 밥상]은 정말 새로운 시도를 통해 만들어진 책이라서 그런지 더욱더 신선했다. 방금 잡아 올린 생선회의 신선함과 더불어, 오래 묵힌 김장김치의 맛까지 베어 나오는 책이라는 표현을 더하고 싶다.

 우선 책의 처음은 정조가 사도세자를 그리며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에서 올린 음식인 삼합미음으로 시작하는데, 이 음식을 처음 접하는 독자 중의 한 사람인 나이지만, 정말 효성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라는 생각과 더불어, 정조의 마음을 읽는 저자의 해설이 더해져 삼합미음을 더욱더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또한 인조를 위한 세가지 맛 중에 인절미를 예기하고 있는 부분에서, 인절미에 얽힌 예기를 듣다 보니, 정말 백성들의 마음과 이 떡이 절묘하게 맛아 떨어지는 것이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양반가의 음식으로 예기되는 건진국수, 섭산적과 잡채, 인삼갈비찜 등의 예기들을 읽으면서, 참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음식을 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가장 찐하게 읽은 부분은 책의 마지막에 있는 재일동포들의 음식 중에서 호르몬 야끼의 예기는 눈물이 맺히는 그런 음식이었다. 지금 신촌 등지에서 일본 음식이라고 파는 이 음식이 재일동포들이 버려진 음식으로 만들어 먹었던 것이라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이 책에서 알게 된 음식의 역사, 그리고 조상의 지혜, 아픈 역사 속에 생겨난 음식들에 대한 향기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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