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연쇄 독서 -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들의 연쇄
김이경 지음 / 후마니타스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책을 많이 읽다 보면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책을 고른다거나, 아니면 어느 작가의 책을 선호하게 되거나, 어느 한 분야의 책에 심취하기 마련이기에 이 책이 던져주는 연쇄 독서라는 방법은 정말 신선하기 그지없었다.

 [만보객 책 속을 거닐다]에서는 하나의 키워드를 정해서 그에 맞는 책을 읽는 것을 거리의 풍경에 따라서 걷는다는 듯한 감성으로 책들을 읽어갔다면, 이 책은 책 한 권을 읽고는 그 책에서 연상되는 다음 책으로 도미노를 하듯이 한 권 한 권 읽어가는 저자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것이었다. 여성이 쓴 책이라서 그런지 감성이 풍부한 책들과 다양한 책을 읽는 저자의 특징을 대변하듯, 정말 평소라면 접해보지 못했을 책들에 대한 예기들로 가득했다.

 먼저 영화 [제인 오스틴 북클럽] 에서 출발하는 저자의 연쇄는 이 영화에서 [오만과 편견]이라는 소설에 대한 예기에서 주인공 [엠마]에 대한 호오가 갈리는 것을 보고, 저자는 똑같이 소설 속의 주인공 이름이 엠마인 엠마 보바리를 떠올리고는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를 연쇄독서의 처음으로 시작하는데, 사실 이 책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 나에게는 생소한 책이었다. 그런데 저자가 이 소설의 내용보다는 저자인 플로베르의 지독한 글쓰기를 예기하는 부분이 너무나 기억이 남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마담 보바리를 뒤로 하고 다음에 저자가 만나는 책은 저자인 플로베르를 통한 연쇄인 [플로베르의 앵무새]를 하게 되는데, 정말 잘 알지 못하는 작가, 그것도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의 작가에 대한 책을 통해서 연쇄를 일으키고, 그 작가와는 전혀 무관할 수 있는 책을 읽는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런데 저자의 함께 이러한 연쇄를 따라가다 보니, 나도 모르게 이미 [진화의 무지개]를 거쳐, [퀴어], [오랜지만이 과일은 아니다]를 읽은 다음,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오렌지인 에이전트 오렌지에 관한 예기, 고엽제에 관한 예기를 읽게 되었다. 그 책이 바로 마리-모니크의 [몬산토:죽음을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책으로 정말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GMO 식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러하듯, 이 책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연쇄독서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책을 통해서 그 책의 내용이든, 저자든, 아니면 하나의 단어든, 책을 읽는 독자가 선택한 것을 하나의 꼭지로 삼고 독서를 계속해서 이어나간다는 신선한 발상으로 시작된 독서의 한 방법에 의해서 만들어진 책이었다. 정말 평소 익숙하지 않았던 주제, 읽지 않을 것만 같은 책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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