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스완과 함께 가라 -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위대한 잠언집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배현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그의 전작인 [블랙스완], [블랙스완에 대비하라], [행운에 속지 마라]를 읽으면서 블랙스완의 존재라던가 거시경제의 변화에서의 예상치 못한 일들이 닥칠 때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지혜의 글들을 읽었던 기억으로 서점에서 단지 탈레브의 책이라는 사실만으로 집어 들게 된 책인데, 이런 생뚱맞게도 “블랙스완과 함께 가라”는 제목부터 전작들에서 예기한 블랙스완이 나타날 것에 대비하라던가 하는 내용과는 너무나 상충되는 듯한데, 내용도 허걱(?) 무슨 불교 신승들의 화두를 잡고 깨우침의 길을 가는 듯한 느낌이라니!!
사실 [블랙스완과 함께 가라]라는 제목은 전작 [블랙스완에 대비하라]를 정말 심도 있게 읽은 독자의 한 사람인 나에게는 선뜻 다가오지 않는 표현이었다. 그래서 영어원문도 이런 제목인가 하는 생각으로 영어 제목은 뭔가를 살펴 보게 되었다.
영어 원서의 제목은 “The Bed of Procrustes- Philosophical and Practical Aphorisms”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정말 이 책의 번역자나 기획자들이 책 제목을 한국어로 옮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왜 책의 한국어판을 내면서 제목을 다소 모호한 표현, 화두와 같은 표현을 가져 왔는지 이해가 되었다.
저자는 책 제목의 의미를 책의 서두에 밝히고 있는데, 이 부분이 이 책의 기획 의도와 이 책이
독자들에게 주고자 하는 모든 것을 말해 주고 있는 부분이며, 그래서 왜 이렇게 저자가 이 책에
모호한 화두들과 같은 말들을 써 두었는지 생각하면서 저자가 책 머리말에 써 둔 내용을 보고는
그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기존의 책들이 투자를 함에 있어서 블랙 스완을 예기하면서 인간 지식의 한계와 운과 확률에 대해 예기했다면, 이 책은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여태까지 저술한 책의 아이디어를 압축한 것이다. 저자가 말한 아포리즘, 즉 잠언의 형태로 말이다.
사실 우리의 지식으로도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어떻게 대비하라는 말이냐라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것이 최근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또 그의 저서를 읽으면서 오늘날과 같이 급변하는 사회, 외부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는 살아가기 힘든 사회 속에서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은 단순히 투자서라고 하기보다는 잠언집에 가깝다. 그래서 이 책을 투자의 어떤 힌트를 얻기 위해 읽는다면 그것도 틀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더욱더 확장해 보면, 이 책은 책의 저자인 탈레브가 그토록 찾아 헤메는 “인간 지식의 한계와 관찰 영역 외부에 있는 미지의 것에 대한 오류와 편향”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러하기에 이 책은 오늘날 주변에서 펼쳐지고 있는 전세계 동향에 대해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가 아닌 자신만의 마음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지혜의 빛을 얻을 수 있는 길로 안내하는 안내서와도 같은 느낌이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책이지만 책이 아닌, 글이지만 글이 아닌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느낀 책으로 저자와 같은 레바논 출신의 칼릴 지브란이 생각나는 것은 이 책이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기 때문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며 책을 덮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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