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옥한흠
옥성호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집어들게 된 것은 아마도 아버지에 대한 아련한 기억이 생기면서, 나도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해 보는 시간을 가지자는 데에 있었다.
우리 시대를 살아가면서, 아버지라는 단어는 조금은 두려운, 그러면서도 말씀은 별로 없으시면서 가정이라는 수레바퀴를 앞에서 끌고 가는 강인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마도 지금 오늘날 대한민국의 모든 아버지상이 그렇게 그려지기 때문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이 책이 전하는 아버지상은 어떤 것일까하는 생각이 하면서 읽어 나가게 되었다.
우선 성직자로서의 삶이 바쁘고, 대외활동이 많아서 젊은 시절 이 책의 주인공인 옥한흠 신부님은 이 책의 저자인 아들인 옥성호씨랑은 많은 시간을 같이 하진 못 한 듯 하다. 우리들의 보통의 아버지들 처럼 말이다. 또한 아들에 대한 칭찬이 인색한 것도 또한 오늘날의 아버지들과 닮아 있다. 물론 가슴 속에 뜨거운 사랑을 간직한 것도 말이다.
그러하기에 저자는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약해진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도 가슴 아픔을 느겼는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라는 이름은 우리들에게 과연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해 보면, 어머니라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사랑을 어떻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우리 아버지 세대들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는 이 책의 아버지 옥한흠, 또한 사랑을 어떻게 받아야 하는 지도 모르는 우리들의 모습이 이 책을 읽고 있는 중간 중간 그려졌다.
이 책의 저자가 아버지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느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어쩌면 이 책을 읽고 있는 나 자신도, 오래 전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생각해 보며 소위 아버지와의 화해를 한 것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들에게 있어 아버지는 정말로 사랑 표현에 인색하시고, 언제나 대외활동으로 바쁘시고 집에 오면 별말씀이 없으신 그런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다시 해 보게 된다.
이 책은 신부로써 너무나도 유명하셨던 분 중의 한 분인 옥한흠 신부님에 대한 책이다 보니, 책의 대부분이 신부님의 행적을 따라가면서 그려지다 보니, 아무래도 다소 종교적인 색체가 강한 책임을 부인할 수는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읽기를 권할 수 있는 것은 종교적인 부분을 벗어버리면, 이 책은 아들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그 분의 지난 행적과 그 분과 함께 한 추억들을 엮은 하나의 산문집과도 같은 책으로 느껴 지기 때문이다. 우리도 우리들 곁에 계시거나, 아니면 곁에 계시지 않는 아버님과의 추억을 하나 하나 글로 쓰면서, 그 분과 예기로 나누지 못한 사랑을 느끼고 표현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어느새 나도 몰래 예전 사진을 꺼내어 놓고는 아버지의 사랑이 어떤 것이었는지 새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며, 이 책이 준 추억의 시간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이 책을 읽는 다른 독자들도 이런 추억의 시간을 가지리라 생각하며, 주변에 권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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