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사랑이다 1
피에르 뒤셴 지음, 송순 옮김 / 씽크뱅크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 너무나 많은 각색과 인물의 변화로 인해 원작의 맛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전혀 그런 것 없이 역사적 실화를 그대로 옮겨온 듯 하다. 무엇보다도 어렴풋이 예전에 신문기사로 본 듯한 여교사와 15세 학생과의 사랑을 예기하고 있다는 것에서 이 책을 꺼내 들게 되었다. 이전에 신문 기사를 볼 때의 기억을 생각해 보면 바쁜 일상 속에서 가십거리가 하나 생겼구나 하는 정도에 그치지 않았다. 왜냐하면, 프랑스라는 나라가 가까이 있는 나라도 아니고, 그 나라의 정세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도 않던 젊은 나이의 나에게는 그냥 나이 많은 여선생이 어린 제자를 어떻게 잘못 이끈 것이라는 정말 통속적인 시각으로 그냥 지나간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책을 집어 들고 몇 장을 읽고, 이 책이 실화를 바탕으로 쓴 책이라는 사실을 알고 읽으면서, 언론상에 비추어진 한 개인의 사랑이 얼마나 왜곡되고 더럽게 짓밟혀졌는지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15세의 나이로 사랑을 하면 안 된다고 하는 법이 어디에 있으며, 이 또한 현대 사회에서 만들어진 하나의 사회법이 아닌가! 원시시대나 가까운 중세에만 해도 젊은이들의 사랑은 하나의 소설의 주제로, 연극의 소재로 사용되지 않았던가! 로미오와 줄리엣이 그렇게 나이가 많았던가? 아님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뱀파이어의 사랑을 다룬 풀문시리즈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10대가 아니던가? 그런데 왜 우리는 한 여인이 10대 청년을 한 남자로써 사랑한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을까? 아마도 이는 이 책에서도 언급된 바와 같이, 보수와 진보의 혁명적인 싸움에서 변화를 두려워한 보수 세력이 진보를 주장하며 일으킨 혁명에 대한 하나의 복수로써 한 여인의 사랑을 무참히 짓밟은 것은 아닌가! 처음의 시작은 소년의 아버지가 가진 보수적인 생각과 소년이 여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진보와의 대립이었다면, 이 사랑이 대중의 가십거리가 되고, 정치적으로 이용되면서 사랑이 사랑이 아닌, 사랑함으로써 아프게 되는 그런 형국이 되고 만 것은 아닌가!

두 권으로 이루어진 이 책을 집어 들고, 읽기 시작하여 눈을 떼지 못하고 단숨에 끝까지 읽게 된 것은, 일말의 희망으로 두 사람의 사랑이 행복하게 결말을 맺길 바란 마음이었는데, 결말은 너무나도 청아한 밝은 하늘의 푸른빛과도 같이 마음 시리게 끝나고 말았다. 다행인 것은 소년은 여선생의 죽음을 따라가지 않고, 여선생의 영혼을 자신의 심장 한 켠에 같이 한 후,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생각나는 의문은 왜 두 사람이 프랑스를 떠나 다른 나라로 가지 않았나이다. 프랑스의 관습법이 아닌, 아니면 이러한 법의 저촉이 없는 다른 나라로 가서 같이 살았다면, 비록 낭스의 오두막과 비슷할 지언정, 어둠 속이 아닌 햇볕 아래에서 둘의 사랑을 오순도순 만들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정말 사랑은 무엇인가! 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만든 책이다. 또한 프랑스의 시대적인 상황도 생각해 보면서, 최근에는 네티즌 수사대라는 것이 생겨, 현대판 마녀사냥을 하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가지자고 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프랑스의 그 시대, 가련하게 사랑의 아름다움과 순수함을 가졌던 한 여인을 마녀 사냥한 결과가 어찌 보면, 오늘날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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