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비너스에게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
권하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12월
평점 :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그림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표지가 눈에 들어오는 이 책은 제목에서 생각했던 여성들의 사랑이나, 보통의 사랑 이야기가 아닐까 하면서 읽게 되었다면 조금은 다른 이야기에 가벼운 충격(?)을 받을 수도 있는 그런 소설이다.
우리들 주변에 이미 많이 있을 법한 동성애자들에 대한 이야기, 익숙한 주제이지만 마음에 그렇게까지 와 닿지 않았던 주제를 가진 소설 [비너스에게] – 여성 작가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다소 처음 읽을 때는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었다. 소년이 왜 자꾸 비너스에게 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하는지, 또 자신의 학교시절의 예기를 무슨 과거의 예기처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읽어내려 가다 보니, 이 이야기가 소년이 애미를 가서 양나씨를 만나면서부터 쓴 자신의 예기처럼 구성을 한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독특한 구성이자 화법이라 다소 당황했지만, 독자들이 길을 잃지 않게 잘 이끌어 주고 있다.
소년이 고2라는 학창시절, “군”이라는 선배를 사랑하게 되고, 이러면서 그가 가진 성 정체성이 어머니와 친구들에게 알려지면서 소년은 양나씨를 만나서 수요일의 아이로 거듭나며, 이를 통해 소년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며, 여기서 정말 정신적 교감과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줄거리를 가진 이 소설을 읽다 보니, 우리가 가졌던 어린 시절의 고민들이 모양은 다르지만 엄마의 기대치와의 갈등, 사회에서 생각하는 일반적인 사항에 대한 모순들에 대한 갈등, 그리고 무엇이 정말 좋은 것인지를 모르는 것에 대한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사랑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주로 떠 오르는 단어 비너스, 왜 모든 이들은 비너스를 사랑하는가에 대한 소년의 질문에 양나씨의 대답은 비너스는 모드 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그 말이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한 지 4시간여만에 책장을 덮으면서 저자가 예기하려고 했던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소설이었다.
우선 저자는 책 말미에도 적어 두었던지, 다름과 틀림이 정말 어떤 의미인지를 우리들에게 예기하고자 한 것 같다. 사랑의 방식이 다른 동성애자들이 결코 틀린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그들을 바라다보는 시각이 따뜻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아닌가! 하면서 독자들에게 그녀가 이 소설 속에서 하고자 했던 예기들을 쏟아 내고 있다.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정말 다름과 틀림의 차이를 알고, 이제는 우리 주변의 여러 다른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