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들어가는 공은 없다

우연히 들어가는 공은 없다 - FC 바르셀로나의 성공 전략
페란 소리아노 지음, 강민채 옮김 / 잠 / 2010년 6월

축구와 경영을 연결시킨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다소 어의가 없는 그런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이 책의 저자 페란 소리아노는 FC 바르셀로나를 경영한 자신의 예기를 바탕으로 우리들에게 축구와 경영에 얽힌 예기를 이 책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우연히 들어가는 공은 없다”라는 축구계에서의 명언을 책 제목으로 한 것도 흥미롭지만, 그 밑에 부제로 달린 FC 바르셀로나의 성공 전략이라는 것에 더욱더 눈길이 가는 것은 아마도 이 책이 단순히 축구사를 예기하거나, 축구와 얽힌 뒷예기를 엮은 책이 아니라 축구를 하나의 마케팅, 경영으로 보고 있는 이 책의 아이콘이 아닐까 한다. 월드컵 기간을 맞아 출간된 이 책은 우리들에게 둥근 공을 가지고 하는 어떻게 보면 축구라는 것에 대한 예기를 한 때 적자에 시달리며 성적이 좋지 않았던 FC바르셀로나가 지금의 명문구단으로 성공하게 된 예기를 통해 우리들에게 마케팅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과감하게 들려주고 있다.
저자는 현대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콘텐츠는 축구 매니지먼트 역시 예외가 아니라고 말한다. 스타 플레이어 몇 명에 주목할 것이 아니라 구단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며, 어떤 콘텐츠로 채울 것인지가 유명 클럽이 되고 오래도록 사랑 받는 구단을 만드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팀의 성공을 일회성에 그치지 않게 하려면 브랜드의 내용을 영원한 가치들로 채워야 한다. 그런 변치 않는 가치들은 세계 전역의 팬들을 끌어모을 것이다.” 이런 생각은 축구 구단에만 적용되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 21세기의 변화된 시장 상황에서 고객을 상대하는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고 적용되어야 하는 키워드이다.”
리더의 유형을 축구 포지션에 빗대어 분류하고 설명하는 부분도 눈에 띈다. 저자는 리더의 유형을 이상가, 닥터노, 행동가 등 세 가지로 분류한다.
첫째, ‘이상가(The visionary)’는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누구보다 먼저 내다볼 수 있는 선견지명과 통찰력을 지닌 사람으로 예측 불가능하고 영리하면서도 누구도 눈치 채지 못하는 미묘한 움직임을 포착해 낸다. 절호의 찬스가 왔을 때 공을 적절하게 패스해 주는 선수가 바로 이상가다. 프랑스 전성기의 지단이 대표적인 이상가형 선수로 이상가는 대체로 미드필더가 많다.
둘째 ‘닥터 노(Dr. No)’는 이상가의 계획을 묵살하고, 그의 제안이 실현 불가능하다고 퇴짜를 놓는 사람을 말한다. 닥터 노는 신중하고 폭넓으며 객관적인 분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조직에 꼭 필요한 사람이다. 저자는 대표적인 닥터 노로 바이에른 뮌헨 구단의 재무이사 칼 호프너를 든다. 그는 베켄바우어, 루메니게 등 구단주이자 회장으로 독일 축구의 전설들이기도 한 사람들 속에서 공정하고 빈틈 없는 업무처리로 구단을 견실하게 만들어 놓았다.
셋째 ‘행동가(The back)’는 말 그대로 어떤 일을 실행하는 사람이다. 이상가와 닥터 노가 서로 타협하여 논의를 마치고 나면 행동가는 그 논의를 바탕으로 방안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는 작업에 착수한다. 우리 국가대표팀으로 보면 ‘두 개의 심장을 가진’ 엄청난 활동량을 보이는 박지성 선수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예기하듯이 다양한 분야의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분석과 조직의 운영관리, 리더십, 혁신에 관한 아이디어를 만나게 되며, 그런 것들을 통해 정말 현대의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과 경영에서 중요한 것들에 대한 명제의 해답을 얻게 되는 재미가 이 책에는 있다.
물론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다소 지루할 수도 있겠으나, 축구팬들이라면 명문구단의 탄생 뒷예기도 재미있지만, 그를 통해 우리에게 마케팅의 기법을 한 수 가르쳐주는 책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원정 16강을 이룬 이번 월드컵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긴 하지만, 우리나라 대한민국만의 컨텐츠를 만들어낸 월드컵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는 것은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