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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는 위인전
야마구치 사토시 지음, 홍영의 옮김 / 다밋 / 2009년 1월
평점 :
어린 시절, 어떤 출판사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세계위인전집이라는 책을 보면서 위인들의 삶이란 어렵고 힘들어 보이기까지 했으며, 또한 위대한 삶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 분들을 동경했던 기억을 하면서, 이 책 [터무니 없는 위인전]을 읽게 되었다.
제목부터 사람의 시선을 끄는 [터무니 없는 위인전]이라니, 정말 읽으면서 조금은 터무니 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저자 야마구치 사토시의 의도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저자의 머리말에도 있듯이 평범한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천재들의 숨겨진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으며,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알던 천재들의 색다른 모습을 통해, 그들을 더 좋아하고 존경하게 된다.
언제나 위인들은 멀리 있고, 우리랑은 너무나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을 읽다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백남준이라는 거장의 에피소드에서는 스승의 넥타이를 자르고, 한국 공연에서 모두들을 의아하게 하는 놀라움의 공연을 펼쳐 보인, 그의 다소 엉뚱함이, 우리 주위의 보통의 아이들을 보는 듯하다. 또한 빈센트 반 고흐의 예기에서는 절친한 친구인 고갱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못해 귀를 자르고, 혼자서 그림의 세계에 미치게 되는 예기를 들을 때는 예술가의 고독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이는 현대를 사는 보통 사람들의 고독과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은 우리가 어렵게 생각해 왔거나, 위인 한 분 한 분의 전기를 읽느라 수많은 책들을 보았던 우리들에게, 가벼운 책 한 권을 통해 위인들의 삶이 어떠했으며, 또한 우리네 삶과 어떻게 다른지를 보고, 천재들이 과연 우리가 대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그런 책이다.
이 책을 덮으면서, 숱한 위인들 – 베토벤, 피카소, 아인슈타인, 루소, 디오게네스, 뉴턴, 찰리 채플린 등 – 의 삶을 엿보면서, 그들의 삶 속에 있는 희로애락을 느끼며, 보통 사람의 삶을 살지 못한 천재들의 삶에 대한 안쓰러움도 생기는 것은 아마도 이들이 보통 사람들의 행복을 바라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은 아닐까?
이 책을 자라나는 아이들과 같이 읽으면서, 아이들이 알고 있는 천재의 모습과 이 책을 통해 투영되는 천재들의 모습을 서로 비교해 보며, 아이들과 예기를 나누어 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