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용을 쏴라 - 1925년 경성 그들의 슬픈 저격 사건 꿈꾸는 역사 팩션클럽 1
김상현 지음 / 우원북스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읽는 내내 역사 속의 현실을 예기하는 것과 같아서, 이 책이 소설인지 역사 속 진실을 예기하는 것인지에 대한 호기심을 지우지 못하고 읽게 된 책이다. 그런데 이런 호기심에 대한 해답을 책을 다 읽은 후 작가 후기에서야 알 수 있었으니, 참으로 우리는 역사의 단편만을 배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이 책은 저자가 일제강점기 때의 기록 중 ‘언문신문차압기사집록’이라는 곳에 있는 다음의 간략한 기록을 바탕으로 실제의 역사 속 인물과 허구 속 인물을 등장시켜 소설화한 것이다.

경기도 장단 거주의 이영구가 이완용을 암살하려다가 실패하다. – 1925년 12월 16일

1925년 경성, 그들의 슬픈 저격 사건이라는 부제 아닌 부제에서 느낄 수 있듯이, 정말 이완용을 저격하기 위한 등장인물로 강원도에서 사냥 안내를 하면서 총이라는 것을 알게 된 김달래, 그리고 그의 아비 김근옥, 같이 이완용 암살을 도모하며 이영구를 끌어 들인 것으로 되어 있는 일본에서 수학한 조수윤, 이런 주인공 무리들과 대립되는 한국인 경부 박을문과 일본인 경사 스즈키, 이를 이용하는 한국인 특고형사 오태주, 또한 이런 무리들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나 나중에 정말 깊이 관여하게 되는 기생 류화와 초선 이라는 인물들 하나하나의 묘사가 너무나 사실적이었다. 또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나석주, 방정환, 이광수, 윤심덕, 박영효, 김창숙 등의 인물에 대한 역사적 고증을 거친듯한 작가의 인물 묘사 또한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만 하다.
무엇보다도 이런 인물들간의 연결고리와 사건의 전개가 하나같이 맞아 떨어지기에 정말 실존했던 인물이 누구이며, 허구의 인물이 누구인지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이 소설은 손에 들자말자 한달음에 읽어 내려가게 하는 마력을 발휘한 듯하다.
우리의 치옥 같은 역사의 기록, 일제강점기, 그 속에서도 중심에 선 이완용이라는 인물에 관한 예기가 아닌, 일제강점기에 얼마나 우리 민족이 독립을 염원하며, 기생에서부터 학생까지, 강원도 시골의 사냥꾼까지, 모두다 이 국토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렸으며, 그래서 지금의 대한민국이 건재함을 생각하게 해 준 소설이다.
역사서는 보통 제목이 되는 인물에 대한 사건으로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일반적인데, 이 책은 이완용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되는 것이 아닌, 우리가 익히 역사책에서는 듣지 못했던 강원도 산골의 김달래는 가공인물의 눈을 통해, 마음을 통해, 그리고 한국인 이지만 일본인편에 있는 순사 박을문의 눈과 귀를 통해 그 시대의 갈등과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만남과 헤어짐의 필연을 예기하고 있는 이 책은 우리에게 일제강점기가 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면서도 재미를 잃지 않고 잘 짜여진 구성 속에서 전개되어져 독자들에게 흥미를 더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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