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차일드
김현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책 제목 만으로는 아이들의 사랑에 대한 예기가 아닐까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아이들의 사랑에 대한 예기라기 보다는 우리가 현대 사회에서 기피하고 있는 – 하지만, 아무도 겉으로 드러내 예기하고 있지 않는 – 출산, 노령화된 사회에 대한 후세대의 책임과 의무, 그리고 낙태 등에 대한 예기를 저자 김현영은 의료폐기물, 재활용심사, 공공의 쓰레기들이라는 은유적인 언어로 표현하고 있었다.
주인공 진과 수의 삶을 따라가면서, 과거와 현재를 왔다가 갔다 하면서 우리들에게 작가는 무엇을 예기하려고 하는지 혼란스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였지만, 이 책을 덮을 때는 위의 것들을 예기하고자 하는구나! 하고 얽힌 실타래를 푼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하는 그런 구성을 작가는 독자들에게 던져 주고 있는 듯하다. 한마디로 현재 사회의 얽인 실타래를 이 소설 속에 던져두어, 독자들이 그 실타래를 풀어가며, 지금 독자들이 놓인 삶이 이 소설 속 인간이라는 존재의 삶의 어느 부분인지를 스스로 생각해 보게 만든다. 나는 60살이 되어서 재활용이라는 심사를 받기 위해 남은 생이 얼마나 남은 건지?
우리 모두는 대부분 은퇴, 정년이라는 것을 맞이한다. 이것이야 말로, 여기서 말하는 60살이 되는 것이며, 은퇴후의 삶을 다시 재정립하는 것이, 재활용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슬픈 이야기, 슬픈 소설, 그리고 무서운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며, 작가의 세상을 보는 눈이 삼목의 혜안으로 현실의 삶의 어두운 면들을 재조명하는 듯하였다.
소설이라고 하면, 가볍게 읽고, 사랑예기를 가득 담고 있거나, 어떤 추리 소설이라던가 하는 것을 생각하는 우리에게 저자 김현영은 커다란 화두를 던져 두는 듯 하다. 러브 차일드 – ‘우리는 과연 아이들을 사랑하는 사회에 사는가?’ ‘우리 아이들이 사랑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고 있는가?’.
여기 주인공 중의 진과 수가 가는 삶의 길이 대중 속의 고독을 느끼는 현대인의 삶의 발자취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면서, 또한 이 작가가 우리들에게 던져주는 화두가 정말 앞으로 후대들에게는 이런 삶, 사회를 물려주지 말아야 겠다는 각성의 시발점이기를 바라면서, 이 책을 덮는다.
흥미위주의 책이 아닌,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소설을 원하는 분들이라면 권할 수 있겠으나, 비오는 날 이 책을 읽기에는 너무 주제가 무겁지 않은가 생각해 본다. 정말 지난 주말 내내 오는 비 속에서 이 책을 끼고 있었던 것은 무거운 마음을 달리 표현하고자 한 나의 심상이 빚어낸 것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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