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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푸어 - 왜 일할수록 가난해지는가
NHK <워킹푸어> 촬영팀 지음 / 열음사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책 제목과 지은이를 보통 보고 책을 고르게 되는데, 이 책은 지은이가 일반 작가가 아닌, 일본 NHK 취재팀이라니, 이것만으로도 흥미로운데, 제목에 붙은 또 다른 제목 “왜 일할수록 가난해 지는가?”는 정말 의문을 자아내게 하였다. 정말 왜 일할수록 가난해지지? 보통은 일을 안해서 가난해 지는 것 아닌가? 우리들은 보통 가난한 사람들은 게으르거나 일할 의지가 없어서라고 생각하면서, 가난은 정말 나랏님도 어떻게 하지 못한다는 옛말을 되뇌이곤 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그런데 왜 일할수록 가난해 지는가, 워킹 푸어 – 알지도 못했던 이 말이 이 책을 통해 나의 입가를 맴돌면서, 난 내가 알고 있던 가난한 사람들의 정의가 송두리째 바뀌어 버렸다. 일을 하고자 해도 일을 구할 수 없고,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현실, 그래서 하루하루 살아가야 하는 삶을 사는 대부분의 워킹 푸어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일본의 실상을 예기해 주는 책이었지만, 우리 나라는 이렇지 않은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일본의 농촌과 도시와의 빈부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차별과 빈부격차의 심화, 늙어서도 끊임없이 일을 해야 하는 사회에 대한 일본의 현실을 다큐멘터리 형태로 취재한 NHK의 생생한 증언에 의해 기록된 이 책은 우리들, 대한민국의 사회에 무거운 화두를 던져 주고 있다. 청년실업의 심각성이 이미 우리의 피부에 와 닿아, 켕거루족등을 예기하는 지금, 대학 졸업이후 공무원 시험을 몇 년째 준비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사회, 정말 이것이 정상적인 사회인가하는 생각과 더불어 우리는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은 아닌지?
20대에 이미 비정규직으로 직업을 여러 번 바꾸고, 만화방에서 잠을 자며, 하루하루 시급으로 연명해 나가는 젊은이들이 전하는 생생한 목소리는 정말 지금 일본만의 문제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일본의 복지 관점에서 워킹 푸어를 더 이상 만들어내지 않으려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88만원세대 – 비정규직 세대들이 되어버린 우리네 젊은이들의 모습이 지금 일본에서 미래도 계획할 수 없고, 내일 무슨 일이 있을 지 몰라 허우적거리는 책 속의 일본 청년들과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
이 책은 이런 화두를 던져 줌으로써, 우리사회가 더 이상 워킹 푸어를 양산하는 사회가 되지 않고, 더 이상 미래 세대에게 그 짐을 떠 넘기지 않고, 같이 생각해서 새로운 방향으로의 삶을 모색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