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가는 자 - 익숙함에서 탁월함으로 얽매임에서 벗어남으로
최진석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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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우리네 삶을 하나의 여행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렇게 여행이라는 생각으로 들여다본 삶은 여러가지 모습으로 비쳐서, 아름답게 채색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하나하나의 색깔로 말입니다. 하지만, 그 여행이 어디서 출발해, 또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한 생각에 이르면, 더 이상 사고가 진전되지 못하곤 합니다.

이러한 생각에 잠길 때, 만나게 된 책이 바로 <건너가는 자> 였습니다. 책 제목 자체가 건너간다고 하니, 과연 인생을 건너가는 자, 여행자의 모습 같습니다.

'익숙함에서 탁월함으로, 얽매임에서 벗어남으로' 건너가는 자가 되기 위한 사색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 최진석 교수님은 이미 여러 전작으로 만나뵈었던 기억이 납니다. 필력이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고, 간단한 단어 속에 함축된 철학적 사유를 숨겨두시는 그런 분이시죠. 그런 분이 이번에는 "반야심경"이라는 불교의 경전에서 삶의 건나가는 태도를 말해 주신다니, 정말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시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불경으로만 알고 있던 반야심경을 철학적 사유를 통해 '만물의 형성 원리'를 다루는 동시에, 삶의 의태도에 관한 철학서로 인식되도록 해 줍니다. 정말 반야의 길이 우리가 건너가야 하는 하나의 인생을 의미하는 듯 합니다.

그럼, 책의 구성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1장. 인간의 소명을 깨닫고, 세상의 진실을 마주한다.

2장. 이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니, 반야의 지혜를 딛고 저쪽으로 건너간다

3장. 더 채우기 위해 마음을 비우고, 정확히 보기 위해 상을 짓지 않는다

4장. 뒤집힌 세상을 바로잡아, 가장 탁월한 길을 선택한다

5장.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고통의 바다를 건너갈 뿐이다

이렇게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에서 반야심경의 경전을 해석하면서, 각 장에서 독자들이 건져야할 지혜들을 들려줍니다. 제일 첫 장에서 만나게 되는 다음의 질문이 이 책을 관통하는 화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신의 고삐는 무엇입니까

정말 경전을 통해 자기 소명을 발견하고, 그것을 실행하라는 큰 말씀이 담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지구별 여행자로서 어떤 소명을 부여받고 왔는지 깨닫지 못한 중생의 미려한 눈으로는 깨닫지 못하는 것이 경전의 깊은 오의가 아닌가 합니다.

이렇게 우리가 경전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실행해야 할 지를 일러준 다음, 저자는 반야심경이 우리들에게 주고 있는 큰 뜻을 일러줍니다. 그것은 바로 '바라밀다'는 '건너가기'라는 뜻이라고 말이죠. 이 책을 관통하는 '건너가기'를 여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반야심경이 담고 있는 대의를 여기서 자세히 풀어서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오온 - 색수상행식

반야심경에서 가장 인상적인 위의 구절을 통해, 나의 본질을 근거로 하는 실체적 존재가 아니고, 관계적인 존재임을 알아보도록 이끌어주어 무척이나 감사합니다.

또한, 무소유를 이야기하는 꼭지에서 보여준 지혜는 또 다른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무소유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주기 위해, 저자는 노자의 무위, 법정스님의 무소유, 반야심경의 공을 함께 이야기합니다. 정말 일맥상통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반야심경의 마지막에 세 번 읊는 다음의 구절에 대한 해석은 우리가 왜 건너가기를 해야 하는지를 알 게 해 줍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그리고, 저자는 마지막으로 경전을 족쇄가 아닌 등불로 삼으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책의 도입부에 던졌던 질문의 키워드인 고삐라는 화두를 다시 제시합니다. 이 책은 이렇듯, 고삐를 화두 삼아 인생을 건너가는 지혜를 배우기 위해, 반야심경의 깊은 뜻을 배울 수 있도록 해 줍니다. 무척이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철학서로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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