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우리네 삶을 하나의 여행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렇게 여행이라는 생각으로 들여다본 삶은 여러가지 모습으로 비쳐서, 아름답게 채색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하나하나의 색깔로 말입니다. 하지만, 그 여행이 어디서 출발해, 또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한 생각에 이르면, 더 이상 사고가 진전되지 못하곤 합니다.
이러한 생각에 잠길 때, 만나게 된 책이 바로 <건너가는 자> 였습니다. 책 제목 자체가 건너간다고 하니, 과연 인생을 건너가는 자, 여행자의 모습 같습니다.
'익숙함에서 탁월함으로, 얽매임에서 벗어남으로' 건너가는 자가 되기 위한 사색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 최진석 교수님은 이미 여러 전작으로 만나뵈었던 기억이 납니다. 필력이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고, 간단한 단어 속에 함축된 철학적 사유를 숨겨두시는 그런 분이시죠. 그런 분이 이번에는 "반야심경"이라는 불교의 경전에서 삶의 건나가는 태도를 말해 주신다니, 정말 기대를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시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불경으로만 알고 있던 반야심경을 철학적 사유를 통해 '만물의 형성 원리'를 다루는 동시에, 삶의 의태도에 관한 철학서로 인식되도록 해 줍니다. 정말 반야의 길이 우리가 건너가야 하는 하나의 인생을 의미하는 듯 합니다.
그럼, 책의 구성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1장. 인간의 소명을 깨닫고, 세상의 진실을 마주한다.
2장. 이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니, 반야의 지혜를 딛고 저쪽으로 건너간다
3장. 더 채우기 위해 마음을 비우고, 정확히 보기 위해 상을 짓지 않는다
4장. 뒤집힌 세상을 바로잡아, 가장 탁월한 길을 선택한다
5장.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고통의 바다를 건너갈 뿐이다
이렇게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장에서 반야심경의 경전을 해석하면서, 각 장에서 독자들이 건져야할 지혜들을 들려줍니다. 제일 첫 장에서 만나게 되는 다음의 질문이 이 책을 관통하는 화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