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1 사일로 연대기
휴 하위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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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뇌의 다른 자극을 주기 위해서 소설을 읽기도 합니다.

그 중에 SF 소설은 정말 많은 새로운 인사이트를 때로 주곤 합니다.

최근에 읽은 <울 1, 2> 시리즈가 그렇습니다. 사일로 연대기 중의 일부인 이 소설은 정말 디스토피아를 떠 올리게 합니다. 설국열차의 수직판 같은 느낌도 들구요.

우선 소설의 구성이 아주 독특합니다. 아니 익숙합니다. 영화의 한 장면 장면을 연상시키니 말이죠. 저자는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소설을 쓰지는 않았겠지만 말이죠.

아마 단편으로 쓰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기도 합니다. 소설을 쓴다면, 이러한 구성도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이 소설의 배경은 지구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오염으로 인해 외부에 차단된 사일로 공간에서 인류가 살아가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일로는 아래로 100층 이상의 모습이구요. 상층부와 심층부로 나뉘어져 있는 독특한 구조를 이야기합니다. 각 부분에는 기계부, 정원을 가꾸는 곳, IT 부분, 사법부, 행정부 등으로 구성되어져 있습니다. 아주 익숙한 느낌이죠. 지금의 우리 사회를 수직으로 놓으면 이러한 느낌이지 않을까요? 각 층의 중간중간에는 나선형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구요. 이 부분도 지금 우리가 예기하는 계층 사다리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책의 시작은 훌스턴이라는 현재 보안관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그가 어떻게 하여 청소라는 죽음의 형벌을 받으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말이죠. 정말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죽음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입니다. 물론, 그가 정말 사일로 밖으로 나가서 죽었는지, 아님 살았는지는 이야기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 중의 한 사람인 줄리엣은 상층부 쪽에 있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심층부로 간 여인입니다. 저는 이 캐릭터가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소설을 읽다보면, 매우 흥미로운 캐릭터가 있기 마련이죠. 저에게는 그녀가 이 소설 속에서 보여주는 엔지니어적인 모습 그리고, 영민함과 위트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강한 책임감으로 자신이 상층부로 갈 수 있는 것도 거절하는 모습에서 리더, 영웅의 모습을 엿보게 됩니다.

그리고, 사일로의 세계에서 기술을 가진 자들이 어떻게 그 세계를 좌지우지 하려고 하는지를 보는 것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 소설 속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구요.

현대 사회에서 이야기되는 빅브라더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데이터를 장악하고, 시민들을 통제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살아가도록 만드는 것 말이죠.

이 소설은 디스토피아의 여러 가지를 연상시키도록 만듭니다. 그러하기에, 더욱더 재미가 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부분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배경이 아닐까 합니다.

2권을 다 읽었다고 이 소설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사일로 연대기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하기에 <사일로 연대기>를 찾아서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한 요즘에는 그냥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시리즈를 그냥 찾아서 보고 싶다는 유혹도 듭니다. 다음 주 주말에는 정말 Apple TV 에서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지하창고 사일로의 비밀>을 한 번 찾아서 봐야겠습니다.

정말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은 것 같습니다. 소설이라지만, 현재 우리 사회의 드러나지 않은 부분과 다가올 미래 사회를 동시에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습니다.

생각의 지평을 확대할 수 있는 책이었으니 말이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난 밤에 읽었네요. 잠이 오지 않는 밤, 이 책과 더불어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가오는 연휴에 나머지 연대기를 찾아서 읽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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