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은 매년 다시 피어나는 봄꽃 같았으면 좋겠다
서동빈 지음, 함주해 그림 / 허클베리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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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책도 영역을 넘나드는 것 같다. 창조적 융합이 이루어지는 듯 하다. 이번에 만난 책이 그러했다. 에세이, 시 그리고 그림이 콜라보를 한 책이니 말이다. 시와 그림이 함께 한 책은 더러 있다. 하지만, 시와 그림, 거기에 에세이까지 더한 책이라니? 먼저 물음표부터 던지게 된다.

게다가 사랑 이야기를 하는 책이란다.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여 출판 시기를 잡은 듯 하다. 출판사의 기획을 엿볼 수 있다. 표지에서 화사한 봄, 벚꽃이 연상된다. 봄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책이다.

 책 제목 <우리 사랑은 매년 다시 피어나는 봄꽃 같았으면 좋겠다>를 표제시로 생각하고 찾아 본다. 이 책을 시집으로 생각하고 표제시를 찾은 것이다. , 그런데 책 제목은 시에서 따 온 것이 아니었다. 책 속의 추억 열 둘, 내가 만든 꽃다발이라는 에세이의 마지막 구절이다. 그러고 보면, 이 책의 본연의 성격은 에세이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한 추억을 하나부터 서른하나까지 더듬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듯 담담히 글을 써 내려간다. 그리고, 각 추억에 어울리는 시를 하나 들려준다. 그리고, 그 추억과 시에 어울리는 그림이 함께 한다. 그림도 또한 시나브로 보여준다. 한번에 다 보여주지 않는다. 그림의 일부분을 보여준 다음, 글과 시를 우리들에게 맛보게 한 다음에 그림을 다 보여준다. 에피타이저로 시작하여 메인 코스까지 다 먹고 나서야 우리는 그림과 에세이, 그리고 시를 함께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아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중간에 책을 잠시 덮었다. 글 속의 온기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슴에 가만히 울림을 준다. 그 여운을 즐기느라 더 이상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가 싫다. 왜냐구? 맛있는 음식은 천천히 음미하며 아껴 먹고 싶은 것이지 않은가! 마지막에 나오는 디저트까지 눈을 사로잡고, 입을 즐겁게 하지 않는가! 이 책 속의 글들과 그림이 그러했다. 무언가 아껴서 읽고, 가슴에 담아야 할 것 같은 그런 글들이니 말이다.

 밖은 온통 바이러스로 어지러운 세상이지만, 이 책 속의 사랑에 관한 글들로 인해 잠시 다른 여행을 한 듯 하다. 그리고,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과의 추억을 생각해 보게 한다. 봄비가 내린 밤, 이 책 속의 글들을 읽으며 듣게 된 빗소리가 정겹다. 그리고, 이 책 속의 글들로 인해 따뜻한 마음으로 밤의 시간을 함께 한 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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