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 카메라 필터의 무궁무진한 세상으로]

촉감 DSLR 카메라 필터 입문
윤재진 지음 / 꽃신 / 2019년 5월

어느 날 문득 취미란 걸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생각하게 된 것이 사진이었다. 무언가 사물과 풍경을 또 다른 눈으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하지만, 역시 쉽지 않았다. 일상의 업무로 인해서 쉽게 카메라를 들고 나가게 되지 않았기에 말이다. 또 나가서 찍어도 사진집에서 보던 그런 사진이 나오지 않으니, 더욱더 카메라는 그냥 집에서 장식용으로 있게 된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 다시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그것도 내가 잘 사용하기 힘들었던 카메라 필터에 관한 책이었다. <니시필터와 함께한 감동의 순간을 담다>라는 소제목으로 눈길을 끈 이 책은 여느 DSLR 서적들과 달랐다. 우선 저자 자신이 니시필터를 사용해서 찍은 사진을 소개하고, 그 사진을 찍을 때 사용한 필터의 종류 및 노출도 등을 자세히 알려 주고 있다.

 책의 시작은 필터의 종류를 컬러로 보여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각 필터로 찍은 사진들을 보여준다. 정말 환상적이다. 과연 이러한 사진들이 어떻게 해서 구현된다는 것인가! 감탄을 금할 길 없다. 역시 전문가의 사진은 수준이 높다. 장노출로 찍은 제주도의 곳곳은 신비로움과 경이로움, 그리고 아름다움을 각각 담고 있다.

 그리고, 다음으로 만나게 된 CPL, Natural Night 필터는 또 다른 세상이었다. 야경필터를 통해서 얻어진 부산의 마린시티의 모습은 그냥 눈으로 보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환성적이었다. 그리고, NiSi ND 나노필터가 아주 높은 투과율을 좋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ND 1000, 2000 필터의 올바른 사용을 통해서 얻어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담아내는 것을 보고는 이렇게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심연의 아름다운 미’ 부분에 실린 사진들은 ‘우와’하는 감탄사만 연발하게 된다. 그리고, 이어서 나오는 ND64, ND128 의 사용법은 또 다른 필터 사용법을 배울 수 있게 해 준다. 여기서, 니시필터사에만 있는 ND64+CPL 필터의 장점을 확실히 이해하게 되었다. 찰나의 미학을 위한 필터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삼각대에 대한 저자의 아래 견해는 나에게 소중한 충고와 조언이 되었다.

삼각대는 보조용품이 아니라 장노출 사진촬영시 필수품입니다. 하지만 불필요하게 삼각대를 사용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사진촬영 자세부터 1년 정도 연습을 하시면 삼각대의 활용을 언제 해야 하는지 더 정확히 아실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을 하다보면 누구나 가게 된다는 상동 이끼계곡에서의 사진 촬영에 대한 저자의 글도 정말 초보인 나에게는 많은 울림을 주었다. 저자는 제일 먼저 구매할 것이면 ND 16 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화창한 날을 아침을 위해서는 ND 32 나 ND 64 필터가 있어야 된다고 하네요. 그럼 최소한 두 개는 사야겠네요. 날씨는 제가 어떻게 할 수 없으니 말이죠.

이렇게 이 책은 여느 카메라 입문 서적과는 다르다. 또한 여느 필터 입문서와도 다르다. 니시 필터를 중심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순간을 담기 위한 최적의 필터와 시간 등을 자세히 알려 주고 있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을 찍은 곳을 찾아가서 저자가 책에서 예기한 것과 같이 찍는다고 해도 아마 이 책 속의 수준 높은 사진은 힘들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 이 책의 니시 필터를 이용해서 같은 느낌의 사진들을 얻을 때까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