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 금융위기 10년, 세계는 어떻게 바뀌었는가
애덤 투즈 지음, 우진하 옮김 / 아카넷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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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책의 두께에 압도당하게 된다. 2008년 금융위기 다음의 10년이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역사적으로 정리한 책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책을 들었다. 그런데, 책 표지에 2008년의 금융위기가 트럼프를 낳았고, 이는 정치적 위기로 변모했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우선, 이 책의 저자 애덤 투즈 Adam Tooze2008년 금융위기가 단순히 미국에 의한, 그리고 미국의 영향으로 보는 관점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이는 그간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을 뒤집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발생한 유로존의 문제도 금융위기의 충격에 의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발생한 금융위기가 어떻게 전 세계로 뻗어나갔는지, 그리고 이에 대해 각국은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이 책을 통해서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로 가장 고통은 겪은 신흥시장국가로 러시아와 한국을 들고 있다는 것도 정말 흥미롭다.

 2008년 금융위기가 지난 10년을 넘어선 2019년 올해를 생각해보면, 지금 이 책에서 살펴본 여러 가지 사건들이 하나씩 연결되어 무언가로 향해 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만큼 이 책의 저자가 알려주는 진실은 섬뜩하다. 절대로 대중적 담론에 대한 포스트트루적(post-truth) 접근 방식은 아니다. 이 책은 2008년 금융위기, 그리고 유로존의 위기의 원인을 파헤치기 위해서 금융 제도나 체계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자세히 살펴본다. 그 부분은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참으로 흥미롭다.

책의 중간쯤에 우리나라 이야기가 나온다. 11G20 국가들을 이야기하면서 한국, 통화스와프 협정으로 위기 탈출의 돌파구를 마련하다로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2008년 당시 한국이 처한 상황과 어떻게 해서 위기를 돌파했는지를 저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2008년 당시 한국이 보유하고 있던 불량 모기지 증권은 8500만 달러 밖에 되지 않았으며, 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자금조달방식으로, 한국 기업들이 그 당시 단기로 빌려온 자금은 무려 1760억 달러에 이르는데 그것은 2005년 이후 150퍼센트나 늘어난 규모였다는 것이다. 이것이 뇌관이 되어서 외환보유고를 떨어뜨리고, 1000원에서 1600원까지 환율하락을 겪게 되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그 때 당시를 떠 올려보게 된다. 정말 주식 시장 뿐만 아니라 외환시장에서 곡소리가 나던 때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책의 끝부분에서는 중국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만나게 된다. 2015년에서 2016년으로 이어지는 동안, 중국에서 빠져나오는 자금과 엄청나게 늘어나버린 생산량이 디플레이션 주기를 증폭시킬 것이라는 끔찍한 예상이 나왔다. 이에 달러화 캐리트레이드가 한번 더 발생한다. 이에 따라 중국은 다가올 위기에 대응한다. 하지만 중국이 행한 양적완화는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 책은 지난 10년간의 경제사를 담고 있다. 정말 다양한 사건과 연결된 글로벌화된 지구촌에서 하나의 사건이 어떤 것과 연결되어져 지금에 위기를 증폭시키기도 하는 지에 대해서 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 압도되었던 책의 두께는 책을 다 읽고 나니 그렇게 압도적이지 않았다. 이 책과 한 지난 일주일은 그저 그냥 지난 이야기를 하나하나 회상하는 시간과 더불어 역사에서 중요한 한 획을 그은 금융위기가 어디서부터 발생했는지, 그 영향은 어떠한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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