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 - 도쿄의 감각을 만들어가는 기획자들의 도쿄 이야기 Comm In Lifestyle Travel Series 2
도쿄다반사 지음 / 컴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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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에는 우리들 일상의 라이프스타일을 누군가의 기획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생각을 해 보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여태 도시에 살면서 보고, 느끼고, 즐기는 대부분의 것들이 누군가의 기획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러한 면에서 이 책이 나에게 안겨준 메시지는 새롭고 긍정적이다.

 사실 책을 처음 열고는 약간 당황했다. 글자가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보통의 책들에 사용되는 글자의 크기가 아니었다. 워드의 폰트로 생각하면 6정도 되는 크기의 글자들과 함께, 많은 이미지들이 함께 책을 구성하고 있었다. 뭐 이렇게 구성을 했지? 활자보다는 이미지를 보고, 도쿄의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을 만나보라는 것인가? 만약 그런 의도였다면 일단 성공했다. 난 책을 한 번 쓱 훑어보았다. 활자를 통해서가 아니라, 책 속의 이미지, 사진들을 통해서 말이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첫 번째 기획자는 <안도프리미엄>이라는 여성잡지의 편집자인 와타나베 다이스케였다. 사실 나에게 일본인 편집자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여성잡지의 편집자가 여성이 아니다는 놀라움이 먼저였다. 그리고, 이 안도프리미엄이라는 잡지의 탄생배경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나이로 구분하지 않는 여성잡지, 여성잡지이지만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잡지라니! 놀랍다. 창간할 때 고려했다는 다음의 세 가지 원칙도 인상적이었다.

 효율이 좋은 것보다는 기분이 좋아지는 것’, ‘따끈따끈 새로운 것보다 두근거리는 것’, ‘화려하고 호화로운 것보다는 높은 품질의 것

 무언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잡지가 표방할 수 있는 이미지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부분을 곱씹었다.

 편집자가 한국의 독자들에게 도쿄의 라이프스타일을 접하고자 할 때 가보면 좋을 곳으로 추천한 곳이 재즈킷사와 같은 재즈를 전문으로 트는 찻집이었다. 그런데, 이런 재즈킷사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나로 하여금 책의 중간쯤에 있는 재즈 평론가 나기라 미츠타다씨로 안내했다. 9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재즈킷사는 일본 고유의 문화이다. 자연스럽게 이런 재즈를 이해하기 위한 안내서가 필요할 듯 하다. 바로 젊은 세대의 재즈 팬 사이에서 음악 안내서 시리즈인 <재즈 더 뉴 챕터>가 화재인데, 이 시리즈의 기획과 감수를 맡고 있는 재즈 평론가 나기라 미츠타카씨를 만나게 되었다. 그와의 이야기를 통해 잠시 재즈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가 보았다.

 이렇게 음악을 만난 다음, 나는 도쿄 여행시 가 보았던 미술관이 생각나서 바로 독립 큐레이터인 아이다 다카요씨로 넘어갔다. 롯폰기의 모리미술관을 가본 기억으로 그 부분을 열었는데, 역시나 모리미술관 이사직을 역임한 경력의 독립 큐레이터를 만나게 되어, 좋은 기분으로 도쿄의 미술관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다.

 이렇게 이 책은 순서에 맞추어 읽을 필요가 없는 구성을 한 책이었다. 그냥 독자가 가장 흥미로운 부분을 찾아서 읽으면 그만이었다. 대담을 통해서 도쿄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사람들의 철학과 현재의 도쿄를 살펴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오늘날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도 약간 엿볼 수 있었다. 아니 상상해 볼 수 있었다. 몇 년 후면, 이런 것들이 우리들 주변에서 익숙해지지는 않을까하는 생각 말이다. 특히나 재즈를 틀어주는 찻집말이다. 비오는 날 예전의 추억을 상기하면서 진한 커피향과 함께 재즈를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학창시절 갔었던 시니어들의 재즈 공연으로 물들었던 카페가 갑자기 기억 속에서 소환되는 건 날씨 탓만은 아니리라.

 도쿄의 라이프스타일을 맛보고 여유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도쿄 여행객들에게 현재의 살아 움직이는 도시인 도쿄의 속 깊은 곳을 찾아서 갈 볼 수 있는 안내서의 역할도 약간을 할 수 있는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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