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바이 아마존]을 읽고

데스 바이 아마존 Death by Amazon - 새로운 유통 전쟁의 시대, 최후의 승자는?
시로타 마코토 지음, 신희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4월

아마존이라고 하면 아직 온라인 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나에게 아마존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준 것이 ‘아마존 고’에 대한 뉴스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AWS라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한다는 것을 알고는 또 한 번 아마존이라는 회사를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만난 책이 바로 <데스 바이 아마존>였다. 그런데, 잭 제목은 아마존의 습격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54개의 기업들의 주가를 지수화한 아마존 공포종목지수를 뜻한다는 것을 알고는 다시 한 번 충격에 빠졌다. 아마존이 시장에 진출한다는 뉴스만으로도 시장에서 주식의 가치가 하루아침에 변할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런데, 이러한 아마존의 영역확장 속에서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 기업들이 있으며, 이러한 기업들의 비결과 미래 전략이 무엇인지를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니 정말 그것 만으로도 이 책은 가치가 있는 듯 하다.

 책의 시작은 아마존이 왜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했으며, 홀푸드 인수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아마존의 진격에 맞서는 월마트의 ‘스캔 앤 고’, 빙고 박스, 레지 로보 등은 정말 새로운 기술들을 알게 된 부분이었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아마존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기업들의 전략과 미래였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 다음과 같이 실려 있다.

 중소인터넷 쇼핑몰의 기발한 생존법을 먼저 들여다보자. 이 책의 저자가 일본인인 ‘시로타 마코토’는 우선 일본 젊은이들은 물건을 소유하기 보다는 공유나 대여 서비스를 더 선호하기에, 아마존과 싸울 필요가 없는 구독형 대여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현실과 비교해 보아도 충분히 가능한 분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CRM의 구독형 모델을 채택한 세일즈포스닷컴, 애플 뮤직, 넷플리스가 이와 같은 구독형 모델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의 패션 의류 구독형 대여 서비스는 이미 우리나라에 여러 업체가 있지만, 아직 그 사업성과가 나오는지는 알 수 없다. 국내에도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노력하는 기업들의 사례를 좀 더 볼 수 있는 자료가 있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차 구독 서비스는 최근에 나온 한국의 BMW 코리아 이야기도 하고 있는데, 정말 이러한 구독 서비스가 아직 활성화되지는 않았지만, 미래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보인다.

 소위 ‘아마존 서바이버’라고 불리는 홈디포, 엣시, 웨이페어, 티파니와 같은 기업들의 전략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핸드메이드 제품을 취급하는 엣시의 경우, 대량구매를 통한 당일배송과 같은 아마존의 장점을 살리기 어려운 시장이라는 것이 이 회사가 살아남은 이유였다.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웨이페어와 같은 가구, 인테리어 등의 홈패션 업체가 증강현실기술과 드롭 시핑을 통해서 아마존과의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마존을 뛰어넘는 차별화 전략으로 이 책의 저자는 ‘압도적인 상품력’과 ‘커스터마이즈’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누가 아마존을 뛰어넘는 기업이 될 것인가에서 그러한 기업은 중국에서 나올 것이라고 하는 부분에서는 뭔가 크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 IT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는 아마존과 싸워 이길 만한 기업이 나오지 못한다는 예기이니 말이다.

 뉴 리테일 비즈니스를 이야기하는 중국의 신선 식품 슈퍼마켓 ‘헤마 프레시’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많은 인사이트를 제공해 준다. 또한 이동식 슈퍼마켓에 대한 부분은 향후 꼭 실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지금의 야쿠르트 아줌마가 다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보긴 했지만 말이다.

 이렇듯 이 책은 아마존의 이야기를 비롯해서, 아마존에 의해서 시장에서 사라진 기업들 뿐만 아니라 아마존 서바이버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져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 속에서 아마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어떻게 수립하면 좋을 것인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어서 정말 고마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