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트
스티븐 베이커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부스트 : 끌어올린다. 밀어 올린다. 라는 의미의 단어. 각종 부스터에 의해 증폭되는 신호나 힘의 증폭 행위를 말함.

​이라고 단어사전에 나와 있다. 하지만 책 속에서 이 '부스트'의 의미는 '정보처리 주입칩'이라는 단어로 쓰인다. 정보처리 주입칩. 이것은 사람들의 뇌 속으로 집어넣은 말 그대로 잡다한 정보들이 가득한 칩이다. 그 칩이 사람의 뇌에서 어떻게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기능은 가히 입이 벌어질 정도였다. 소설속의 내용이었지만, 이런 세계가, 사람들이, 얼토당토한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언젠가는 지구도 이렇게 변할지도 모르겠다고. 하지만 내가 살아 있기 전까지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책 속에서 이것이 시행된 날짜는 2041년이다. 그러니까, 부스트를 사람의 뇌 속에 집어 넣어 더 많은 정보력과 생산성 향상을 높이는 것은 중국에서부터 시작된다. 2041년 중국에서는 폭탄선언을 한다. 노동자 20만명의 머릿속에 진보된 칩을 삽입했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것은 생산성 증가로 이어졌다고 결론지었다. 더 많은 칩을 생산해 인류의 지능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힌 그들은 그로부터 2년후 모든 중국인들에게 시술하게 된다. 하지만 미국은 거기에 뒷짐만 지고 있었다. 사람의 인권을 위협하는 일이라고 말이다. 중국은 높아진 지능으로 세계속에 우뚝 설 조짐을 보이자, 미국은 더이상은 안되겠다고, 부스트를 생산해내지만 몇몇 실험으로 실패를 보고, 중국 것을 받아들인다. 다만 한가지 조건을 내 걸고. 개개인의 정보를 넘나들지 않는 선에서.

주인공 랠프는 부스트에 한한 천재였다. 과거에는 해커였으며 어릴적부터 뇌속에 부스트를 심었고, 그것으로 가지고 놀았으며, 정보를 향상시켰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경찰에게 끌려가 부스트를 떼어낸 수술을 받고, 야생상태, 야생인간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에게 앞으로 무슨일이 생기게 되는 것일까? ​그리고 그와 동거중인 엘렌은 누군가에게 쫒기다 야생인간들이 가득한 후아레스에 들어가게 된다.


세상의 모든 것은 바뀌었다. 아바타분신으로 만나 데이트하고 연애하며, 각자의 부스트속에서 대화하고 술마시고 산책한다. 랠프와 엘렌의 데이트도 그러하였다. 그런 연애기간을 거쳐 아이가 필요하게 되면, 만난다. 현금 없이 일하고 난 후 월급은 크레디트 전자빔으로 받고, 소비할때도 마찬가지다. 머릿속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기 때문에 가전제품이 없어지며, 심지어 요리또한 부스트 속에서 이루어진다.

부스트가 생기고 난 후 많은 방면에서 편해 보였지만, 그런 것들이 부러워 보이진 않았다. 아, 미래가 정말 이렇게 바뀌는 거야? 좋겠다. 라는 마음이 들지 않고, 공허해 보였다. 인간적인 것이 사라진 기분이랄까. 그래서 야생인간들이 존재한 후아레스를, 그리고 예전의 그 시대를 그리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소설 속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우와~ 우와~ 라고 탄성을 자아냈지만, 언젠가는 세상이 이렇게 변할꺼야.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인간적인 것이 사라진 미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계로 뭐든 이루어진 세상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을 읽으면서 웬지 모르게 현재가 더 소중해진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 미래, 다가올 미래는 이런 모습일지도 모른다며, 마구 상상력을 자극하게 만든 책이었다.


인터넷이 아직 새롭던 21세기 초에, 이론가들은 2030년대에 이르면 기계들이 인간의 지능을 멀찍이 추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하여 인간 지능의 다음 단계와 진화는 이런 기계들이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러한 미래의 비전은 싱귤래리티(singularity:단일성)라는 용어로 알려졌다. 아무튼 21세기 초에는 이 개념이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그 미래는 곧 다가왔으나 그런 거창한 명제는 성립되지 않고 사라지는 듯했다.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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