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lly's Diary 1 - 엄마로 살아가기
김지원 지음 / 머그(MUG) / 201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3년의 연애 생활을 하면서 지금의 신랑과 여행을 참 많이도 다녔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게 되었고, 일이 힘들어서 피곤했던 신랑 때문에, 주말에 가끔 시간이 나더라도, 한번은 뵈야 했던 시댁, 친정 식구들 때문에 생각해 보니, 결혼을 하고 연애적보다는 여행을 많이 다니지 않았던 것 같다. 30대의 체력은 역시 20대 때와는 다르구나~ 라면서, 우리는 돈을 아껴야 해, 아이를 가지기 전에 미리 자금좀 마련해놔야지 않을까? 라는 이런 저런 핑계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을 했었다. 아, 그 시간대의 여행을 포기한다는 것은 더이상 가질 수 없는 것이 되겠구나. 라고. 아이가 둘임에도 불구하고 신랑과 함께 여행을 자주 떠나는 빌리, 그녀를 보면서 나도 자주 떠나야 되겠다. 떠나고 싶다. 라는 부러움의 눈길을 보내게 된다. 여행을 좋아했던 한 소녀가.. 그리고 한 아가씨가 엄마가 되고,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말대로 정말 갖혀 있는 주부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자유로워 보였다. 빌리의 자유로움은 신랑과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끼쳐 보이는 듯. 사진속 빌리 가족의 모습은 너무도 환하고 좋아 보였다.


포기할 것을 포기한채, 미래에 갖혀 살지 말기를. 라고 빌리는 내게 조언해 준다. 빌리의 첫번째 이야기는 여행이다. 이 책은 그녀의 첫번째, 빌리의 다이어리 1권이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 빌리의 어떤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보여줄까? 그녀의 이야기들은 우리들의 이야기와 멀지 않아서, 친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말소리로 조언을 해준다. 엄마로 살아가기란, 포기해야 하는 것들도 생길테지만, 정말 원하는 것은 포기하지 말고, 지켜나간다면, 엄마로서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빌리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항상 행복하시길. 바래봅니다.




5월이 되면 생각나는 곳은 단연코 송광사다. 나의 여행 단짝 영지와 함께한 조계산 등산이 내 여행인생의 정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산벚나무를 보며 송광사에서 선암사까지 가는 길은 그야말로 무릉도원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부처님 오신 날의 송광사 연못의 연등은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로 아름답다. 추억 속 영지와 느꼈던 아름다움을 보고 싶어서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땐 남편과 함께 다시 송광사에 갔었고, 어느덧 남매가 자라서 올해 큰 맘먹고 엄마와 동생가족들과 함께 남해와 순천을 다녀왔다. 순천을 반복적으로 찾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이가 없었을 때 내가 아끼던 장소에서 가졌던 소중한 기억을 내가 아끼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가지고 싶은 것이 크다. (p.37)


나는 여행을 통해 자라고 성숙해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의 아이들도 나와의 여행을 다니면서 자라고 성숙해지고 있을 꺼라 믿고 싶다. 어쩌면 하루 종일 아이들과 집에서 싸우며 지냈다면 여행을 좋아했던 나는 아마도 육아우울증에 걸렸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겐 여행이 있었고, 여행을 다녀오면 아이들은 한 층 더 자란 느낌이었다. 물론 다녀오면 빨래와 짐 정리 등 할 일이 산더미 같이 많다. 그걸 알면서도 또 떠나고 또 준비한다. 가족이 한 명씩 늘수록, 아이들이 한 살, 한 살 나이 먹어 갈수록 여행의 질과 경비는 더욱 차이가 나겠지만 그래도 또 떠날 것이다.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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