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 새로운 행동, 믿음, 아이디어가 퍼져나가는 연결의 법칙
데이먼 센톨라 지음, 이충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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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 


개인적으로는 올해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유발 하라리의 저서들만큼이나 세상과 인류에 대한 큰 영감을 선사한 명저로 꼽을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네트워크 과학이라는 생소하면서도 지금 현재의 개인과 사회, 나아가 세상을 움직이게 하는 힘의 원천 명쾌하게 분석하는 학문을 소개 받았고 그 연구방식과 근거로 이용되고 있는 사례들이 아주 트렌디해서 무척 즐겁게 읽은 책이다. 


저자는 왜 어떤 것은 지나가는 유행으로 끝나고, 어떤 것은 메가트렌드가 되는지를 연구하며 기존의 미신의 오류를 지적하고 전염 인프라와 관련성원리, 25% 티핑 포인트 등의 새로운 학설을 제기하고 그 논리적, 과학적 근거들을 이 책에서 풀어냈다.


특히 성공한 트위터와 실패한 구글 플러스의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내는 연구가 인상적이었는데 *2011년 거대 IT 기업에서 B라는 SNS를 출시했다. 앞서 세 차례나 고배를 마셨던 만큼, 기술적으로 흠 잡을 데가 없었고 연일 공세적인 마케팅이 이뤄졌다. 유명 포털사이트의 메일 계정과의 연동으로 접근성도 높였다. 출시 2주 만에 이용자는 1000만 명을 돌파했고, 2013년에는 5억 4000만 명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가입한 사람은 극소수였다. 사람들은 이내 깨달았다. 거의 모두가 B의 존재를 알지만 거의 모두가 B를 쓰지 않는다는 것을. B는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다 2019년 문을 닫았다. 


A는 트위터, B는 구글플러스다. 


저자의 이 엄청난 연구들을 읽으면 읽을수록 자세를 고쳐가며 몇번을 더 읽어야 될지를 고민하게 되었고 개인의 행동 변화에서부터 거대한 사회 변혁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변화의 메커니즘을 이렇게나 명쾌하게 과학적으로 밝힌 책이 과연 있어나하는 생각도 하였다. 


이 책의 가장 핵심 결론 중에 하나는 새로운 믿음이나 행동, 규범을 확산시키는 핵심은 소셜 네트워크(사회 연결망)에 있다는 점이었고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는 어떤 혁신의 성패를 가르는 요인은 혁신의 내용이나 매력도가 아니라, 수용자 입장에서 ‘그것이 얼마나 나의 가족, 친구, 이웃, 동료에게 인정받는가임을 알고 세상을 바꿔나가야겠다. 


서문에도 언급되는데 성공적인 사회 변화의 열쇠는 정보가 아니라 규범에 있다는 게 핵심이다. 소셜 네트워크는 단순히 어떤 개념과 행동이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흘러가는 관이 아니다. 우리가 그러한 행동을 보고 개념을 해석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프리즘이기도 하다. 새로운 개념이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오는가에 따라 우리는 그것을 거부하기도 하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작년에 큰 이슈였던 BlackLivesMatter가 이미 2014년에 뉴욕에서 에릭 가너의 사망 장면을 담은 충격적인 영상으로 이슈가 되었다가 금방 사그라졌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때와는 다르게  2020년 6월,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들불처럼 번졌던 이유는 미국과 해외의 다양한 커뮤니티 사이에서 연대와 협응 행동을 확산시켰기 떄문이었다. 블랙 라이브스 매터 운동이 만들어낸 전염 인프라는 경찰 폭력으로 고통받던 현지의 고립된 커뮤니티들을 잘 조직화된 국제 운동 세력으로 변모시켰고, 이 국제 운동은 변화를 확산하는 시민의 능력을 개조했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이조스의 ‘피자 두 판의 법칙’도 사례로 언급되는데 베이조스는 회의란 피자 두 판으로 모두를 먹일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작아야 한다고 봤다. 만약 그보다 많은 피자가 필요하다면, 그 회의는 규모가 너무 큰 것이다. 그 네트워크는 필시 연결이 지나치게 많이 되어 있을 것이고, 정보의 다양성과 탐구와 혁신의 잠재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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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의 대이동 - 세계사를 움직이는 부와 힘의 방정식
김대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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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권의 대이동 


패권이라는 중심 키워드로 세계사를 해설하고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 대도약을 위한 제언을 담은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일종의 지적유희 같은 즐거운 역사이야기 책이기도 했다. 기존의 세계사 공부의 연대기식, 중요 인물 중심이 아닌 스페인- 네덜란드 - 영국 - 미국으로 이어진 패권의 역사라는 신선한 주제로 색다른 접근법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역사적 패권국가들의 성공요인을 분석하여 움직이는 부와 힘의 방정식을 도출해내는 방식이 흥미로웠고 몰랐거나 어렴풋이 알고 있던 역사의 퍼즐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의 구성도 봉건 제국 스페인의 흥망부터 네덜란드를 거쳐 변방의 섬나라 영국의 부상을 설명하고 산업혁명과 영제국에 이은 식민지 미국의 독립과 성장 그리고 팍스 아메리카나로 마무리하는 흐름이다. 


스페인의 그 많은 돈은 어디서 났을까부터 왜 스페인제국은 파산을 거듭했나, 네덜란드가 스페인 제국에 맞선 진짜 이유, 영국의 산업혁명의 불씨를 지핀 대서양 무역,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가장 먼저 일어난 이유, 미국 내전은 정말 노예제 때문에 일어났을까, 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이 남긴 교훈, 미국의 패권은 언제까지 지속될까 등의 제목만 들어도 먼저 들춰보고 싶은 흥미로운 질문들과 저자의 분석이 가득했다. 


개인적으로는 영국과 미국의 역사보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에 대한 역사를 소홀히 했던걸 이 책에서 보완하며 더 흥미롭게 읽었는데 네덜란드와 스페인 사이에서 벌어진 80년 전쟁과 재정 체제의 중요성에 대한 내용이 특히 새롭게 느껴졌다. 16세기 말 스페인은 유럽에서 로마제국보다 더 넓은 영토를 차지하고, 아메리카대륙 식민지에서 유입되는 엄청난 양의 귀금속을 바탕으로 최강의 육군과 해군을 거느리고 있었고 네덜란드는 이 제국에 속한 저지대 지역 나라들이 독립을 위해 80년 동안 전쟁을 치른 끝에 탄생했다.


네덜란드의 놀라운 성공 비결은 스페인과는 전혀 다른 재정 체제에 있었다. 스페인제국은 전쟁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유럽 곳곳에 있는 개별 은행가들에게 몇십 퍼센트에 이르는 높은 이자를 주고 돈을 빌렸다. 그럼에도 아메리카에서 유입된 귀금속은 국내 상업이나 산업 진작 대신 귀족들의 사치품 소비에 쓰였기 때문에 스페인은 농민의 경제 잉여를 착취하는 봉건적 재정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네덜란드 정부는 장기 공채 제도를 통해 값싼 이자로 시민들에게 큰돈을 빌려 군사를 지원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나서서 공채 이자로 쓸 돈을 특정 세금으로 충당하겠다고 공표함으로써 신뢰를 확보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사벨 여왕의 콜럼버스 지원에 대한 의미도 읽어볼 수 있었는데 스페인의 이사벨은 나라 사이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던 상황을 타개하는 길은 어떻게든 부를 축적하는 길뿐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혹시라도 콜럼버스가 새로운 영토가 될 만한 곳을 발견하기라도 한다면 소위 ‘대박’ 아닌가. 그래서 이사벨은 과감하게 도박을 감행했다. 그는 본질적으로 영토 확장이 나라의 힘을 키우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하는 중세적인 군주였지만, 근대적인 상인처럼 위험을 감수하려는 면모도 지닌 과도기의 군주기도 했다.


그 외에도 네덜란드동인도회사와 다른 전략으로 중국과의 무역을 뚫은 잉글랜드동인도회사의 전략이나 산업혁명이 일어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영국 의회와 정부, 이튼이나 해로 같은 명문 사립학교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대학교가 산업이나 기술 문제를 가르치지 않고 금융업에 진출하거나 금융 소득으로 살아가면서 의회와 중앙 정부, 교회, 지방 정부의 요직을 차지하며 쇠퇴한 영국, 미국이 독일과 일본을 서유럽과 동아시아에서 핵심적인 경제 중심지로 재건한 이유 등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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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섬 웅진 모두의 그림책 41
다비드 칼리 지음, 클라우디아 팔마루치 그림, 이현경 옮김, 황보연 감수 / 웅진주니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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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의 섬


기묘하면서도 환상적인데 현실의 문제를 풍자하는 올해 만난 그림책 중에 최고로 꼽을 만한 작품이었다. 역시나 0세부터 100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다는 의미의 웅진 주니어의 모두의 그림책 시리즈 다운 작품이었고 알듯 말듯한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는 작품이었다. 


일종의 충격적인 반전이 있었는데 그 반전의 의미는 인간에 의해 다양한 동물들이 멸종하고 있음을 의미했다. 이 그림책은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 다비드 칼리와 클라우디아 팔마루치의 ‘꿈의 그늘’에서 펼쳐지는 기묘한 이야기로 그림 스타일도 환상적이었고 책표지 앞뒤로 멸종한 128가지 동물의 그림이 실려있다. 어쩌면 저 그림들이 장례식장의 초상화가 아닌가 싶은 섬뜩한 기분도 들었다. 


멸종 위기 동물이기도 한 호주의 왈라비가 악몽을 치료하는 꿈 전문가 왈라비 박사로 등장하고 숲속 동물들이 환자로 상담을 받는데 가시두더지는 거대한 발에 짓밟히는 꿈을 꾸었고, 에뮤는 밤새 누군가에게 쫓기는 꿈을 꿨다. 코알라는 항상 이상한 소리에 잠 못 이룬다. 


태즈메이니아주머니늑대, 에뮤, 날여우박쥐 등 이미 멸종된, 또는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들이 꾸는 꿈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스토리는 일종의 문학적 감수성과 해석이 필요했고 한참을 깊은 생각에 잠기며 어렴풋한 그 의미를 유추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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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80
김유성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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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초보자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80


금융초보자들의 어렴풋한 금융지식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볼 수 있는 책이었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명확하게 배우게 되는 책으로 금융에 대해 좀 안다고 생각했던 나 같은 독자들은 겸손함이 필요하다는걸 깨닫게 된다. 


단순이 개념정리에 머물지 않고 투자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었고 모르고 당하거나 잘못된 지식으로 낭패를 보는 일을 방지하는 정보와 지식들로 가득했다. 80개의 질문이라고 해서 간략한 책으로 예상했지만 4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모든 금융 분야를 넓고 깊게 다루고 있었다. 


책의 구성은 80가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열가지 부문으로 분류하고 백과사전식으로 책을 엮어냈다. 또 하나 이 책의 매력이자 큰 가치는 유튜브의 저자가 직접 설명해주는 강의 동영상으로 연결되는 QR코드가 있다는 점이다. 일종의 강의 교재이기도 한 이 책은 적절히 조합하게 되면 온국민의 금융과 관련된 최고의 콘텐츠가 될 것이다. 


각 챕터는 질문과 질문에 대한 상세한 답과 용어설명, 금융초보자를 위한 꿀팁, 강의 QR코드로 구성되며 맨 먼저 1장에서는 금융의 개념부터 알려준다. 본격적으로 금융상품과 금융시장에 대해 다루는 2장부터는 금융상품이란 무엇이고, 금융기관과 금융당국, 투자의 기본인 종잣돈을 모으고, 불려가는 투자활동과 건강한 투자법에 대해 알려준다.


5장 부터 마지막 10장까지는 투자 상품의 종류와 주식투자, ETF, 암호화폐등에 대해 상세학데 다루는데 주식의 개념은 무엇이고, 계좌를 트는 방법, 주식시장의 악재와 호재, 주식의 기본용어들의 개념, 해외주식 투자법, ETF(상장지수펀드)이 장점과 다른 펀드 상품과의 차이, 암호화 화폐의 개념과 역할, 미래가치에 대해 다룬다.


주식과 채권 주식관련 사채 등에 대한 개념을 명확하게 구분해주는 대목도 큰 도움이 되었는데 채권이 주식으로 변할 때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회사 사정에 따라 원리금을 갚는 게 아니라 자신의 주식으로 전환해주는 전환사채(CB, Convertible Bond)와 교환사채도 배울 수 있었다. 전환사채는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고 발행회사가 보유 중인 다른 회사의 주식으로 교환된다. 원리금 대신 새로운 주식으로 받는 채권도 있는데 이를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ent)라고 한다. 이 채권은 회사가 자본금을 확충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추후 기업이 신주를 발행할 때, 이를 살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채권 수익은 주가에 따라 달라지고 주가가 낮을 때는 회사채 성격을 유지하면서 이자를 받으면 되고 회사채 만기가 됐을 때 그 기업의 주가가 높다면, 주식으로 교환하면 된다. 


요즘 자주 듣게 되는 레버리지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읽어볼 수 있었는데 우리말로 지렛대라고 할 수 있고 은행이든 투자자이든 남의 돈을 끌어다 투자의 규모를 키워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개인 투자자에게 있어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게 바로 대출이고 주택 구매를 하실 때 받는 주택담보대출도 일종의 레버리지이다. 


마지막으로 요즘 가장 핫한 투자처인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대체로 기존 금융권에 있는 전문가들은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암호화된 코드의 나열일 뿐더러 투기적인 요소가 강하다. 반면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해 긍정하는 사람들은 암호화폐 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블록체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장차 지금의 금융체계를 블록체인이 대체할 것이라고 보고 있고 비트코인의 탄생 배경이 기존 금융권에 대한 회의감에서 비롯된 것처럼 탈중앙화된 화폐 시스템인 암호화폐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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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희일비의 맛 - 이게 바로 주식하는 재미
홍민지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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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희일비의 맛 


요즘 가장 핫하고 힙한 에세이 시리즈인 먼슬리에세이의 드렁큰 에디터가 열린기획으로 처음 시도한 첫번째 책이다. 인스타그램으로 원고를 공모했고 일반 독자들이 교정지 리뷰어로 참여하기도 했다. 


첫번째 주인공은 브랜드 마케터 홍민지 저자로 일반적인 개미투자자 입장에서 재밌게 주식투자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펼쳐낸다. 나 역시도 개미투자자 입장이라 제목부터가 격하게 공감되었다. 아무리 마음을 다스려볼려고 해도 주가등락에 따라 일희일비하게 되는 투자심리는 어쩔 수 없다. 


요즘 쏟아져나오고 있는 여느 주식투자서는 절대 아니며 그렇다고 대박종목을 추천하거나 대단한 투자 노하우를 공개하는 책도 아니다. 저자는 얼떨결에 주식에 발을 들인 10년 차 개미의 투자 경험과 일상, 다양한 에피소드, 생각, 느낌들을 솔직담백하게 쓴다. 단타 테마주부터 우량주, 엔터주, 정책주, 배당주까지 쇼핑하듯 사고 팔며 때론 고점에 물려 심장이 덜컹하는 날도, 버팀의 미학으로 익절 엔딩을 맞기도 하는 저자는 주식투자에서 인간 내면의 디테일한 욕망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런 평범한 투자 경험 스토리는 어쩌면 나 자신의 투자 습관을 비춰보는 거울 같기도 했고 나를 객관화해서 보는 일종의 메타 인지(?)의 세계로 이끌기도 했다. 책의 구성은 봉준호 테마주와 bts관련주 등의 단타매매 스토리인 <단타의 맛> 부터 10년을 묻어준 현기차와 삼성전자 이야기인 <장투의 힘>, 그외에도 주식쇼핑, 징크스, 노하우, 가이드 등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2021 오스카 단타장 현장 취재>란 글에서는 단타 매매를 숨막히는 서스펜스 드라마(?)로 그려내기도 한다 ㅎㅎㅎ 


정확히 오전 10시 28분, 영광의 순간을 향해 돌진하는 위험천만 레이스에 기어이 탑승한다. 4,000원에 250주 체결. 단돈 몇 만 원이라도 시급 챙기려면 시드가 더 있어야 하지 않겠어? 3,950원에 150주를 더 담았다. 드디어 여우조연상 시상이 시작되자 호가 창은 줍는 자와 던지는 자들이 한데 뒤엉킨 아수라장이 된다. 바로 그 순간, 모두의 염원을 담은 세 글자, 그녀의 이름이 울려 퍼지고 두고두고 회자될 레전드 수상 소감이 이어졌다. 얼른 이 500주를 던지고 단돈 몇 만 원이라도 챙겨 나와야 한다. ‘Yuh-Jung Youn’이 호명되자마자 귀신같이 주가가 줄줄 흐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소멸된 재료의 잔 불씨로 시작된 초단타의 긴박한 현장이니 얼른 던지고 나가는 사람이 승자.


어떤 대목에서는 10년의 투자 경험이 녹아든 관록과 투자 철학을 엿볼 수도 있다.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가장 큰 차이가 거기에 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는 시선. 초반엔 세상이 무너지는 것처럼 주식 자체가 원망스러웠지만 이젠 아니다. 주가는 계속 변화한다. 그 유기적인 움직임을 함께할 기업을 골라 투자하고 그 시간을 덤덤히 버티며 일상을 이어가다 보면 분명 기회는 온다. 잃은 돈을 다른 종목에서 채울 수도 있고, 만약 복구가 안 된다 해도 그 경험은 분명 다음 투자에 도움이 된다. 수익의 모양이 꼭 ‘+예수금’의 형태로만 한정된다 생각하지 않는 이유다. 주식이란 하나의 생태계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가짐, 어쩌면 종목 공부나 거래 전략 실습보다 더 중요한 덕목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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