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의 탄생 - 회사원이 될 것인가, 기획자가 될 것인가?
박준서.조성후 지음 / 갈매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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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회사원으로 회사원이 될 것인가, 기획자가 될 것인가란 책 소개 문구에 솔깃해서 집어든 책이다. 특히 항상 어렵게만 생각해왔던 기획에 대해서 명쾌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일종의 방법론이라 내가 이 책을 읽고 얼마나 현실에 잘 적용하는지가 중요하겠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4단계 D.R.A.W. 기획법을 배우다보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고 그대로 따라하면 멋진 기획자로 재탄생 할 수 있을 것 같은 한줄기 희망의 빛을 발견하게 된다. 


D.R.A.W.는 실패와 위기 속에서도 사업의 불씨를 정확하게 감지하는(Detect) 법, 예측 가능한 모든 위험(Risk)에 대비하는 법, 가장 효율적으로 기획 실현에 다가가는(Approach) 법, 마지막으로 파트너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즈니스 전달(Word) 법의 알파벳 첫글자를 따온 것이었다. 


책의 구성도 서론부터 네가지 알파벳에 해당하는 네개의 챕터로 이어지는 형식이었는데 실무를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큰 그림을 설계하는 단계별 지침을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그 외에도 사업 아이디어를 포착하는 여섯 가지 키워드로 촉·전환·분석·학습·반성·끈기를 제시하고 리스크를 미리 상상하고 대비하기 위한 세 가지 명확한 기준점으로 가용한 역량으로 실현할 수 있는 일인지(할 수 있는 일인가?), 법·환경·윤리의 기준에 부합하는 일인지(해도 되는 일인가?), 가장 효율적인 일인지(꼭 해야 할 일인가?) 등을 제시해준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단계인 기획된 사업의 목표를 향해 전략적으로 접근하는(Approach) 방법에 대한 대목이었다. 목표에 전진하는 여섯 가지 전략으로 태스크포스, 벤치마킹, 컨설팅,  아웃소싱, 파일럿테스트, 위험관리에 대해 상세하게 배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나의 기획을 동료와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강조한다. 기획의 목적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으로, 첫 번째 상대는 바로 나 자신이다. 기획서 작성은 나 자신을 설득하는 과정이다. 처음 떠올린 생각이 있다. 지금까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나의 창조성과 기발함이 만들어낸 가슴 뛰는 개념이다. 그때 카피라이터가 하듯이 그 모습을 한 단어, 한 문장으로 표현해내면 완벽해 보인다. 그러나 기획서를 작성하다 보면 허술한 빈틈이 보이기 시작한다.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을 살 고객을 찾고, 그들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선정하는 것은 이제 성공할 수가 없다. 대중을 관찰하고, 그들의 문제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찾고, 이후에 그 메시지를 실현할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마케팅적인 접근이다.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것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기획자의 발상 포인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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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읽는 책 - 불안, 분노, 무력감 뒤에 숨은 진짜 감정을 돌보는 심리 수업
권수영 지음 / 갈매나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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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감정에 흔들릴 때 읽는 책 


불안, 분노, 무력감에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가지고 싶어서 급하게 읽었는데 내용이 너무 좋아 두고두고 책장에 꽂아놓고 봐야 될 책 같았다. 국내 상담학의 권위자이기도 한 저자는 나를 힘들게 하는 감정과 화해하는 법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특히 저자는 ‘시스템 사고’,  ‘내면가족시스템(Internal Family System, IFS)’ 라는 개념을 강조하는데 절대 악만 제거하면 된다는 맹목적 시선은 위험할 뿐만 아니라 가능하지도 않으며 그 개별 감정들은 더 크고 복잡한 감정 시스템의 일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가 나쁜 감정에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흔들릴 때일수록, 감정을 시스템으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다.


개인적으로는 ‘강경파 감정’과 ‘온건파 감정’에 대한 대목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강경파 감정이란 외부로 강하게 자주 표출되는 감정을 말한다. 불안과 분노가 강경파 감정의 대표주자다. 반대로 온건파 감정은 내면 깊숙이 숨어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감정이다. 수치심이나 모멸감 등, 나의 존재 자체와 깊게 연관된 아픈 감정이 온건파 감정에 속한다. 명심할 점은 이 두 가지 감정이 반대되거나 대립하는 게 아닌 공생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 두 가지 감정은 태생부터 한편인 셈이다.


책의 구성은 먼저 내면가족시스템 이론을 바탕으로 우리의 감정이 마음속에서 구성하고 있는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알아본다. 뒤이어 나쁜 감정의 6가지로 꼽는 불안, 죄책감, 분노, 미움, 무력감, 슬픔이 실제 내면에서 어떤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나쁜 감정과 화해하는 5단계 심리 코칭 연습을 배울 수 있다. 그 외에도 내 마음을 고해상도로 들여다보는 연습도 큰 도움이 되었는데 늘 걱정이 많고, 아주 쉽게 상처받고, 예민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다가도 갑자기 견디기 힘든 분노감에 사로잡히는걸 부정적이라고 배척하거나 내 안에서 없어져야 할 감정으로 여기면 마음의 내시경을 작동할 수 없다. 그러니 부정적인 판단을 잠시라도 보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배되었던 내가 다시 내 안에 수용될 때 느끼는 공감의 눈물은 치유의 절정으로 이끄는 힘이 된다. 지금까지 ‘울면 지는 거야. 강한 척, 센 척해야 해!’라고 불안에 휩싸인 채 모질게 내담자를 관리해 온 매니저들도 새로운 경험을 하게 마련이다. 다시 받아들여지는 경험 안에서 비로소, 온건파 감정들을 밖에 나오지 못하게 방어하려고만 했던 그 황소 같은 고집을 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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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왜 중요한가 - 그간 외면해온 외로운 나에게 인생을 묻다
페터 베르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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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부터 솔깃했다. 뭔가 내 인생에 가장 큰 의문을 해결해 줄 것 같았다. 특히 ‘각인된 동일시’라는 키워드에 뭔가 큰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았다. 우리는 직업, 역할, 지위가 나라고 착각하고 생각, 감정, 경험, 타인의 말, 평가, 비판과 나를 동일시한다. 


저자는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기에 고정된 ‘나’가 있다고 믿어온 허상을 끊어내고, 자신이 언제든 얼마든 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때 진정으로 자유로워진다는 점을 이 책에서 설파한다. 그리고 그 설득력은 엄청났고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구체적으로는 나에 대한 흔한 착각을 끊고 몸과 마음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법과 자기인식에 도달하는 실질적인 방법들이 제시된다. 그렇다고 심각한 심리학 연구서는 아니다. 저자의 경험과 깨달음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감정을 내려놓는 연습에 대한 대목을 여러번 읽었다. 생각에는 감정이 동반한다. 우리는 늘 괴로운 감정을 털어버리길 바란다. 때로는 특정 감정을 느끼지 않기 위해 감정을 억압한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것은 온갖 감정을 느낀다는 뜻, 좋은 감정만 느껴야 한다는 망상을 버리고, 그것이 설령 부정하고 싶은 감정이라 하더라도 온전히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한다. 


구체적으로는 감정해방과정의 네 단계가 제시된다. 먼저 무엇이 나의 감정을 촉발했는지 트리거를 찾아낸다. 그다음으론 몸에서 감정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느껴본다. 감정을 인지했다면, 감정이 충분히 머물다 갈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허락한다. 마지막으로 평화롭게 감정의 변화를 지켜본다.


그 외에도 주옥같은 인생조언이 될만한 대목들을 여러군데에서 만나게 되는 책이다. 


인생은 감정이다. 거기에는 온갖 종류의 감정이 포함된다.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인생은 언제까지고 괴롭다. 당신에게 기쁨만 주겠다는 인생의 스승을 만나 기가 막힌 비법을 전수받을 수야 있겠지만 얼마 못 가 깨달을 것이다. 당신은 여전히 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인간이라는 말은 온갖 감정을 다 경험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진정한 해방은 결국 해방되어야 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깨달음에서 왔다. 진정으로 감정의 폭우를 맞으며 서 있으면, 일체의 저항을 멈추고 순수하게, 흥미롭게 순간을 지긋이 바라보면 고유한 현재만이 남는다. 진동하는 삶 자체, 그것만이 남는다.


한시도 쉬지 않고 바삐 움직이는 하루하루는 호수 바닥의 진흙처럼 머릿속을 들쑤신다. 정신을 원래의 고요로 되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주 간단하다. 아무것도 안 하면 된다. 그러나 이 ‘아무것도 하지 않기’가 초기에는 결코 쉽지 않기에 호흡을 닻으로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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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위하여 소설, 잇다 4
김말봉.박솔뫼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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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를 위하여


소설 잇다 시리즈도 이제 네권째에 접어들며 우리 근대 소설 읽기에 재미가 붙었다. 특히 이번 책의 김말봉 작가는 왜 소설을 쓰느냐는 질문에 ‘돈 벌려고 쓴다’고 대답할 정도로 대중적이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물론 그 안에는 근대 여성을 대표하는 메시지도 엿볼 수 있다. 


책의 전반부에는 김말봉의 대표 단편 망명녀, 고행, 편지를 읽어볼 수 있는데 소설 속에는 기생, 운동가, 아내, 애인 등의 여성이 등장한다. 기생이었던 주인공 순애가 사회주의 운동가로 변모하고 불륜을 저지른 남성은 벽장 안에 갇혀 ‘수치’와 ‘굴욕’을 겪고 남편에 대한 굳건한 믿음은 단 한 통의 편지로 여지없이 깨져버리기도 한다.


거기에 더해서 박솔뫼 작가는 김말봉을 소재로 또 다른 현대소설을 썼다. 소설이라지만 김말봉 다큐멘터리 같은 글이어서 더 흥미로웠다.  김말봉의 망명녀 속 최순애와 윤정섭이 옥중 혼례를 치르며 후속편이 시작된다. 그러다 갑자기 박솔뫼 작가가 김말봉이 살았다는 부산의 초량을 산책하며 김말봉의 인생을 되짚어본다. 


연말과 연초와 연휴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종종 생각했던 것은 내가 자주 가던 부산에 익숙한 그 동네에 김말봉이 오래 살았다는 것 그리고 서로 다른 세 작가가 교토에서 머물렀다는 것 그중 둘은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녔다는 것. 그런 식으로 여기 누군가가 살았다는 것 스쳐 지나갔다는 것을 한순간 강하게 의식하다가 자 이제 일어나야 할 시간이야 물을 마시고 옷을 입어야 해 나가야 해 하기로 한 것을 하자 생각했다.


여기에 더해 개인적으로도 좋아했던 박솔뫼 작가의 에세이는 보너스였고 박서양 편론가의 해설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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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 - 당신이 설명을 못하는 데는 사소한 이유가 있다, 개정판
고구레 다이치 지음, 황미숙 옮김 / 갈매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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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하지 않고 정확하게 설명하는 법 


침대는 과학이고 설명도 과학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설명을 잘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센스를 타고나야 하는 것도 아니고 성격이 밝아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조언한다. 수많은 화술 책들에서 강조하는 말주변, 목소리 크기나 태도, 유머 감각도 설명 능력과 상관없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일목요연하고 명쾌하게 설명하는 능력을 동경해왔는데 그래서 이 책이 반가웠다. 저자는 ‘난 설명을 잘 못해’라는 생각부터 버리라고 조언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고, 알기 쉬운 설명을 만드는 데에는 ‘공식’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것을 익히면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다. 물론 이 책을 읽는다고 당장에 달변가가 되진 않겠지만 그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설명을 해줬는데도 왜 이해하지 못하는지 답답하다라고 느낀다면 상대방의 말귀를 탓하기 전에 일단은 내 말부터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나는 과연 쉽고 분명하게 설명해줬는지, 그래서 상대방이 알아듣게끔 전달했는지를 돌아봐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우선 어떤 식으로 설명할 때 알아듣기 어려워지는지, 그리고 우리가 설명할 때 흔히 간과하는 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길게 늘어지는 설명, 듣는 사람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불분명한 설명의 특징을 살펴본다. 뒤이어 설명을 듣는 상대방이 경청하게 만드는 한마디, 한 문장을 어떻게 말하는지도 알려주고 주제, 수, 요점 및 결론, 이유, 구체적 예, 요점 및 결론 반복’이라는 ‘텐프렙(TNPREP)의 법칙’도 만나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설명은 무조건 쉬워야 한다, 길어지면 지는 것이다, 첫 15초가 중요하다, 우선 결론 한 문장을 정하라, 결론이 옳다는 것을 보여주는 근거가 핵심이다, 명사를 동사로 바꾸면 더 쉽게 전달된다, 전문용어를 쉽게 풀어주는 간단한 기술, 사람을 움직이려면 구체적인 동사를 써라, 형용사나 부사는 숫자로 바꿔라, 뒤끝 없이 주의를 주는 기술 등 다양한 실전 조언들이 가득했다.  


그 중에서도 상대방 입장에서 설명하면 쉬워진다는 내용의 한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상대방을 생각하기’란 말만큼 쉽지가 않다. 우선은 이야기할 상대방의 배경을 상상해보자. 상대방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회사에 있을 때는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잡지를 보는지 등 힌트는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상대방이 된 것처럼 그 입장과 행동 패턴까지 생각했을 때 비로소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말을 찾을 수 있다. 상대방을 정해서 말을 치환하는 연습도 해보자. 먼저 여러분의 회사에서 사용하는 전문용어를 하나 떠올려보자. 그리고 그것을 ‘그러니까 당신이 아는 OO 같은 것’이라는 식으로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바꿔보자. 학생을 대상으로 설명한다면 어떤 말로 바꿀 것인가? 다른 업종에서 일하는 동기생에게 설명한다면 어떤 말이 적합할까? 본가의 어머니에게 설명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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