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레옹 세계사 세트 - 전3권 - 나폴레옹 전쟁은 어떻게 세계지도를 다시 그렸는가
알렉산더 미카베리즈 지음, 최파일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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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  세계사


역사덕후라면 무척 반가워할 나폴레옹이 유럽을 재패할 시기를 1400페이지라는 방대한 분량으로 정리한 멋진 책이 나왔다. 단순히 나폴레옹 위인전이나 프랑스 역사책이 아닌 그 시대 유럽 전역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나폴레옹 전쟁이 유럽에 미친 영향을 세세하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며 지금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해석에 힌트를 얻기도 했고 역사는 도미노처럼 한 사건이 다른 사건에 영향을 주고 그 사건이 또다른 흐름을 만들게 되고 어떤 작은 사건이 크나큰 나비효과를 일으키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흐름을 읽는 재미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했다. 


저자는 1792년에 시작된 프랑스 혁명전쟁은 1803년 나폴레옹 전쟁으로 이름을 바꿔 1815년 워털루에서 나폴레옹이 궁극적으로 패배할 때까지 23년간 이어졌다고 해석했다. 이를 나폴레옹 전쟁이라 명하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학창시절 어렴풋이 나폴레옹이 근대 유럽에 미친 영향을 아주 짤막하게 배운 듯 한데 이 책을 통해 아주 깊고 체계적으로 읽어볼 수 있었다. 나폴레옹 전쟁은 유럽 내부보다 해외에 훨씬 더 장기적 영향을 미쳤는데 결국 나폴레옹은 패배했고 그의 제국은 유럽의 지도에서 지워졌지만, 같은 시기에 영국은 인도 지배를 공고히 하고 해가 지지 않는 제국으로 커나갔다. 


북유럽에서는 노르웨이와 핀란드의 지위가 바뀌면서 스칸디나비아 국가의 재정렬이 이루어졌고 미국은 1776년에 시작한 독립의 과정을 1815년 전쟁으로 마무리하면서 진정한 탈식민 강국으로 부상했다. 에스파냐 아메리카 제국은 본국이 나폴레옹 전쟁의 격랑에 휘말리면서 해체의 길을 밟았다. 나폴레옹이 탄생시킨 라인 연방이 독일 연방으로 확대, 변형되면서 독일 통일의 첫 단추가 끼워졌고 오스만 제국은 유럽의 세력 다툼에 엮이는 사이 이집트와 발칸반도 등 속주에 대한 지배력이 한층 약해졌다. 


책의 구성은 1789년 프랑스 혁명의 시작부터 1799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장군의 집권까지의 혁명기를 다루는 초반부와 나폴레옹 전쟁의 여러 사건들이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펼쳐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시간 순서대로, 또 지리적으로 보여주는 중반부, 나폴레옹 제국의 몰락과 전쟁 이후의 세계를 둘러보는 후반부로 이어진다. 


그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는 혁명전쟁으로 프랑스가 획득한 것을 공고히 하려는 나폴레옹의 시도들과 그에 대한 유럽의 대응, 프랑스-영국의 긴장관계, 스칸디나비아와 발칸반도, 이집트, 이란, 중국, 일본, 남북아메리카 대륙 등 세계 각지의 분쟁지역들에 대한 역사적 해석이었다. 


그 외에도 29개의 세밀한 지도는 역사 이해에 큰 도움을 주며 독자들의 시선을 한참 머물게 했고 빼곡하게 수록된 지명들이 전쟁의 양상에 따라 국경선을 넘나들고 속령을 바꾸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나폴레옹 전쟁이 세계지도만 다시 그린 것은 아니었고 중앙 권력의 강화, 징집제, 민족의식의 고취 등 나폴레옹 전쟁의 정치적, 사회적 유산 역시 광범위하고 오래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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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2023-08-14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짧으면서도 심플하고 구조적이면서 포괄적으로 서평을 잘 쓰신것 같습니다. 지나던길에 칭치ㅡㄴ

글로벌마켓 2023-08-14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던길에 칭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