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 오바마

바이든과 오바마 - 전설이 된 두 남자의 유쾌하고 감동적인 정치 로맨스
스티븐 리빙스턴 지음, 조영학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8월

바이든과 오바마 

최근 미국의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에 대항할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에 관심이 많아지던 차에 반갑게 집어든 책이다. 특히 조 바이든 개인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대통령과 부통령으로 합을 맞추던 오바마와 바이든의 감동적인 정치 로맨스라는 새로운 장르(?)를 맛보는 즐거움이 큰 책이었다. 

물론 이 책은 지금 시기에 대선 후보 조 바이든에 대한 미국 현지의 시의적절하고 통찰력 있는 소개서를 읽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책이기도 한다. 하지만 조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이 되는 안되든 우리다 잘 몰랐던 조 바이든의 극적인 인생과 정치 역정, 오바마와의 특별한 관계를 문학적 감수성까지 더한 한 편의 논픽션 드라마기도 했다. 

여느 딱딱한 정치 서적이 아니라 바이든, 오바마 두 남자의 동료애, 우정, 진실한 사랑으로 무장한 형제애를 느끼며 독특하고도 가치 있는 관계가 어떤 의미인지를 배우게 되는 한 편의 버디무비로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스토리 또한 일품이다. 

트럼프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지금 많은 미국인들이 오바마 시대를 향수어린 눈으로 돌아보며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을 그리워한다고 한다. 바이든과 오바마는 완벽한 정치적 파트너로서 모든 즐거움과 고통을 함께 했다. 이 책에서는 그런 두 사람의 과거를 좀 더 상세하고 극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끔찍한 경제위기를 이겨내고, 오바마케어와 동성결혼 합법화, 총기난사는 물론 경찰이 비무장 흑인들을 총살하는 인종갈등 문제를 국민과 함께 고민하고, 이라크 정책과 아프간 정책을 고민하고 헤쳐나갔던 이야기를 이 책에서 온전히 읽을 수 있다.

책의 초반부에는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바이든과의 첫만남부터 바이든을 부통령으로 지명하며 대통령 당선되기 까지의 이야기로도 풍성함을 선사한다. 

“결정했어요. 바이든입니다.” 오바마가 바이든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오랜 의회 경력, 외교 전문성, 의회를 다루는 기술. 그러나 그 밖에도 오바마가 혹한 매력도 있었다. 바이든의 개인사 그리고 심각한 패배에 맞서는 모습 때문이었다. 버락 역시 삶과 삶 속에서 자신의 위치가 갖는 의미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지 않았던가. 가족을 향한 바이든의 헌신에도 끌렸다. 1972년 자동차 사고 이후, 갓난아이들 둘과 함께 있겠다며 매일 워싱턴에서 델라웨어까지 출퇴근을 한 사람이다. 그 모습이 전해주는 메시지는 강력했다.

오바마와 바이든을 배트맨과 로빈에 비유하며 풀어내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고 부시와 체니라는 악의 그림자를 벗겨내는 스토리부터 오바마 퇴임시기까지, 그리고 조 바이든이 힐러이와 대선 후보를 두고 경쟁했을때 오바마의 스탠스까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 책이다. 

“내가 원하는 바가 아닙니다.” 바이든은 부통령으로서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오바마의 수석 고문이 되어, 중요한 회의 모두에 참석하고 싶고 대내외의 중요한 정책 결정 모두에 자신의 견해가 중시되기를 바랐다. 입법 과정에서 조언자 자격으로 참여하기를 원하고, 오바마에게 귓속말을 할 수 있는 존재이기를 바랐으며, 매주 대통령과 오찬을 비롯해 사적인 만남을 갖고 싶어 했다. 바이든의 성격 그대로 정말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었던 것이다. 오바마가 그런 부통령을 원한다면 바이든은 얼마든지 지명을 수락할 의향이 있었다.

버락과 조는 200년 대통령과 부통령의 역사를 다시 쓰면서 고위 공직과 정치의 가시밭길을 헤치고 지속적인 유대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교육부 장관 출신의 안 던컨의 설명에 따르면 “대통령과 부통령이 아니라 그냥 두 남자였다. 두 남자는 깊은 우정의 힘으로 서로가 가장 어려울 때 누군가 지켜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힘은 정치와 지위를 초월한다. 더 크고 더 진솔하고 더 근본적이자 더욱 더 인간적인 길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