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 바이든, 지켜야 할 약속 - 나의 삶, 신념, 정치
조 바이든 지음, 양진성.박진서 옮김 / 김영사 / 2020년 10월
평점 :
조 바이든, 지켜야 할 약속
이번에 전세계의 관심 속에 치러진 미국 46대 대통령 선거의 당선자 조 바이든의 자서전을 벌써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살짝 아쉬운 점은 2007년 부통령도 되기 전에 썼던 자서전이라 오바마 대통령 시절 부통령 재직때 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다루지 않는다.
하지만 어차피 일반적으로 부통령 이후의 행보는 언론을 통해 자주 접해왔고 어린시절 부터 부통령하기 전까지의 이력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더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특히 바이든이 델라웨어에서 상원의원을 36년 동안이나 지냈고 서른살이라는 젊은 나이
에 극적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된 전설적인 정치인이란 점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그야말로 자서전 그 자체로 바이든의 삶과 신념, 정치인생을 읽을 수 있다. 책을 펼치면 제일 먼저 말더듬으로 친구들에게 놀림받았던 어린시절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고등학교 1학년 때는 말더듬증 때문에 나만 공개 발표에서 제외되었다. 다른 아이들은 모두 조회 시간에 일어나 학생 250명 앞에서 발표를 해야 했다. 나만 예외였다. 그리고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이들은 각자 다른 걱정거리가 있어 내 문제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을 테지만 나는 생각이 많았다. 그건 바보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구석에 서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다른 아이들은 멍청이 보듯 나를 쳐다봤고 비웃었다. 말더듬이가 내 묘비명이 될까 봐 걱정스러웠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겨낼지 매일같이 고민했다.
1972년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당선되어 36년간의 상원의원을 하며 수많은 대통령들을 지켜봤던 그의 정치역정은 정말 대하드라마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논픽션 다큐가 아닌 드라마라고 해야 되는건 그의 파란만장했던 가족사와 롤러코스터 같았던 인생역정이다.
기적 같은 상원의원 승리 한 달 만에 아내와 자녀의 비극적인 교통사고가 그것이다.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할 정도의 절망 속에서도 바이든은 중상을 당한 두 아들을 간호하며 병실과 워싱턴을 오가며 상원의원을 시작한다.
개인적으로는 균형 잡힌 실용주의자 바이든의 정치 신념과 철학에 대한 대목에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정치인이 한명쯤은 있었으면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념보다는 현실적 문제를 고려했고, 당파주의에 휩쓸리지 않고 정치적 충성이 아닌 자신의 원칙에 따라 표를 던졌던 여러 사례들을 이 책에서 읽어볼 수 있다.
김대중 대통령과의 일화도 읽어볼 수 있는데 바이든이 부시 대통령과 나눈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대화였다. “당신 친구 김대중은 왜 그렇게 화가 나 있나요?” 부시 대통령은 몸을 숙여 몇 달 전 집무실에서 한국 대통령과 함께했던 장면을 재현하듯, 내 무릎을 토닥거리며 말했다. “내가 그에게 한 말은 거기 있는 그 작은 공산주의자(북한 지도자 김정일)를 믿을 수 없다는 것뿐이었어요.”
이 책의 제목이 ‘지켜야 할 약속’ 인 이유는 마지막 챕터에서 알아볼 수 있다. 바이든이 일관되게 말하는 바는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에 걸맞는 책임과 역할을 세계에 해야 한다고 것이다. 또한 국민이 건강과 공평한 기회를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