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 왜 사는지 모르겠는 나를 위한 철학 수업
박연숙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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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개인적으로 죽음이란 키워드는 자주 고민하고 탐구해보고 싶은 화두였다. 그래서 <죽음이란 무엇인가> 나 <죽음의 부정> 같은 유명한 죽음에 대한 철학서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솔직히 죽음에 대한 세계적인 철학자들의 책은 어려웠고 아직까지 완독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왜 사는지 모르겠는 나를 위한 철학 수업이란 컨셉으로 나 같은 일반 대중들을 위해 어렵지 않고 친절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죽음에 대한 책이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저자는 문학과 영화 등 수많은 예술 작품을 들여다보고 철학자의 목소리를 찾아보면서, 삶의 빛나는 순간을 포착하도록 이끄는 죽음의 이면을 발견한 그 깨달음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 책의 구성도 문학과 영화에 담긴 삶과 죽음에 관한 철학 이야기들을 엮은 형식이다. 


세개이 챕터로 이어지는 이 책은 먼저 죽음에 대하여 이야기해보고 뒤이어 죽음이 가르쳐주는 삶의 의미를 같이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는 죽음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에 대해 생각하며 마무리가 된다. 에피쿠로스와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시작해 야스퍼스, 하이데거, 롤로 메이, 벤담, 듀이, 프로이트, 레비나스, 아메리, 니체 등의 철학자들의 사상이 소개되는데 여느 철학서들과는 다르게 이런 철학자들의 이야기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점이 이 책의 최고 매력이다. 


특히 죽음의 무게는 사람마다 다를까?, 가까운 이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멋지게’ 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어도 살아야 할까?, 무엇을 위해 살고 무엇을 위해 죽을 수 있을까?, 왜 어떤 사람은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일까?,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까? 같은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봤던 질문에 대한 답을 함꼐 찾아나서는 여정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살아갈 용기에 대한 깨달음을 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는데 저자는 고통을 이기는 것도 용기이지만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되는 허무를 무기력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회복 불가능한 쇠약한 모습을 넘어서서 내면의 소리에 따라 진짜 자기 자신을 창조해 낸 용기를 제안한다. 


니체의 철학도 언급되는데 니체가 이성적 자살 개념을 제안했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실제로 자살을 권했다고 이해하는 것은 곤란하다. 니체에게 이러한 이성적 죽음은 완성하는 죽음, 제때 이루어지는 죽음, 자유로운 죽음을 의미하지만, 그는 자신의 죽음을 반성의 기회이자 결단의 계기로 보고 오히려 이성적이고 의지적으로 자신의 삶을 창조하며 살라는 의미였다. 


또한 죽음에 대한 관점은 삶을 대하는 태도에 의존한다는 주장에도 크게 공감했다. 육체의 고통과 현실의 무기력함을 느끼는 삶을 산 이는 죽음을 ‘해방’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이는 죽음을 ‘완성’의 기회로 반긴다. 이러한 관점에서 죽음은 더 이상 유한성의 한계가 아니라 자신의 생을 최대한 가치 있게 성장시키는 인생의 피날레이며 궁극의 완결인 것이다. 죽음을 아예 직면하지 않거나 최대한 늦추는 것이 최선일지, 죽음을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으로 보거나 가치 있는 삶의 ‘완성’으로 반길지는 각자 삶의 태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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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숙 2021-10-14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