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작하는 자화상 - 당당하게 도전하는 희망 그리기 프로젝트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오은정 지음 / 안그라픽스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 시작하는 자화상


처음엔 단순히 자화상 그리는 법을 배우는 책인줄 알고 집어들었는데 막상 펼쳐보니 300페이지가 넘는 텍스트의 묵직함과 멋진 인물화들이 어우러진 귀한 책이었다. 특히 저자 나름의 자화상에 대한 철학적 사유가 인상적이었고 자화상을 그린다는 의미를 당당하게 도전하는 희망 그리기라고 표현하는 부제의 의미에 동감하며 본격적으로 인물화 그리기에 도전하고 싶어졌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며 단지 인물화를 잘 그리기 위함이 아닌 누군가를 진심으로 알아가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의미를 생각했다고 한다. 또한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과 나 사이의 구체적인 매개체가 자화상이 될 것이라고 설득한다. 


내 얼굴을 그려본다는 건, 생략되고 누락된 과정을 재생시키는 것과 같다. 그 과정에서 시간도 걸리고 부정하고픈 흉터도 발견하겠지만 그런 나를 찬찬히 대면하면서 무언가 밝아짐을 느낀다. 그 빛을 따라가다 보면 그간 희미하게 보이지 않던 나만의 진짜 얼굴도 발견할 수 있다.


그렇게 자화상을 그리며 기분 좋은 변화가 시작되고 지금의 내 모습과 소중한 이의 모습을 알아가는 멋진 일이 바로 자화상임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너무 어렵고 진지한 철학서나 미학 이론에 대해 파고드는 방식은 아니었고 일종의 자화상을 중심 키워드로 두고 이야기하는 에세이 같은 느낌이었다. 


어떤 대목에서는 저자가 9년간 진행한 자화상 수업에서 만난 이들을 소개하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과정과 자화상을 통한 나와의 진솔한 대화를 보여준다. 이 책은 총 다섯개의 챕터로 구성되는데 본격적인 인물화 그리기는 마지막 한 챕터에서만 다룬다. 


본격적인 실기를 위한 다양한 기법을 알려주고 고전 명화 탐구법부터 뼈와 근육 구조를 익히는 해부학, 부드러운 피부 표현, 감정을 넣고 음영을 더하는 연출, 체형과 동작에 이르기까지 일종의 자화상 그리기 미술 특강이 실려있다.


개인적으로는 미술 전문가인 저자가 어쩜 이렇게 문학적 감수성도 넘쳐나는지 놀라게 되는 주옥 같은 문장들에 매료되기도 했다. 또한 어떤 이야기들에서는 삶의 지혜와 교훈까지 얻게 되는 울림도 있었다. 


‘나다움’이란 ‘내 감정을 부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아닐까. ‘내 편’은 나다움을 편안하게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며 함께한 세월이나 몸담은 장소와 상관없이 저 멀리 있을 수도 있고 이미 내 주변에서 낯선 누군가로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내가 나를 키운다는 건 자화상을 그릴 때, 있는 그대로 리얼하게 그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내가 원하는 색감이나 원하는 표정으로 나를 그려보는 것과 같다. 삶 속에 무슨 색을 집어넣을까 상상하며 앞으로의 자화상을 그려보고 싶다.


잠시 눈을 감고, 누군가를 떠올려보자. 그 사람을 알고는 있는데 막상 그릴 수가 없다면 당신은 그 사람을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는 거다. 관찰은 보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이고 떠올려 그릴 수 있는 건 그 사람에 대한 내 생각이 기억 속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방과 창조 - 서울대 김세직 교수의 새로운 한국 경제학 강의
김세직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방과 창조 


서울대 김세직 교수의 새로운 한국 경제학 강의이자 한국 경제에 대한 경고이자 제언이 담긴 책이다. 특히 “한국 경제 5년 1% 하락의 법칙”을 설파하며 단순히 비관적인 전망으로 한국은 망했다는 얘기를 하자는 목적이 아닌 한국 경제의 성장의 비밀과 앞으로의 위기 돌파 전략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책의 중심 키워드이기도 한 한국 경제 5년 1% 하락의 법칙은 지난 30여 년간 6번의 정권이 바뀌는 동안 경제의 진짜 성장능력을 나타내는 장기성장률이 1990년대 초 이후 매 5년마다 1%포인트씩 미끄럼틀 타듯이 지속적으로 추락해 왔다는 어두운 진실을 얘기하는 것이었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우리의 선택에 시사하는 바가 큰 화두였는데 여태까지 우리나라 정치권은 표를 얻기 위해 ‘신기루 경제정책’을 펼치고 다음 임기 동안 단기적 성장률을 높이는 데만 집중하며 경기부양정책을 펼쳐왔다. 고통스러운 제로성장의 도래를 그 다음 정부로 떠넘기고자 ‘폭탄 돌리기’를 지속해온 것이다.


특히 총수요 경기부양책이 아니라 장기성장능력을 증가시키는 성장정책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그동안 우리 정부는 보수, 진보 정권 상관없이 장기성장률의 추세적 하락에 따른 성장률 하락에 오랫동안 경기부양책으로 대응해왔다. 1990년대 초 이후 30년간 장기성장률이 하락해왔는데 경기변동 하락에 기인한 성장률 하락에 대응하는 수단인 경기부양책만 지속적으로 사용해온 것이다. 이것은 마치 맹장염 때문에 복통을 호소하고 있는 환자에게 계속 소화제만 처방해 주는 것과 같다.


저자는 하루 빨리 추락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찾아 공고한 경험적 법칙을 깨뜨릴 대전환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하며 우리의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선진 기술과 지식을 베껴 성장하는 낡은 모방형 자본주의에서 새로운 성장 엔진인 창조형 자본주의로의 대전환을 제안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모방과 창조이고 모방에서 창조로 가는 전략적 해결책으로 세금 정책 개편부터 교육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근로 현장의 개혁, 새로운 시대를 이끌 리더의 자질 등 개인, 기업, 국가 차원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거시적 통찰을 제시한다.


창조형 자본주의체제의 근간을 이루는 제도는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창의적 아이디어에 대한 재산권 보장 제도다. 둘째, 창의적 아이디어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 제도다. 셋째, 국민들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능력인 창조형 인적자본을 효율적으로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제도다.


솔직히 이런 거대담론을 일개 국민의 한 사람인 내가 깊게 파고들 이유가 있겠나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저자 김세직 교수는 어려울 수 있는 경제 이야기를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친절하게 설명하고 설득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십대를 위한 기후변화 이야기
반기성 지음 / 메이트북스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십대를 위한 기후변화 이야기


지구의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를 청소년들을 위한 책이라는 설명이 섬뜩했지만 막상 책의 내용을 읽어보면 더 무서운 이야기다. 그만큼 이제는 더이상 기후변화를 방관만 하고 있을 수 없다는 절박감을 배울 수 있었던 책이다. 


요즘 기후변화와 관련된 책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십대들을 위한 과학 교양서 성격으로 기획된 책이다. 오늘도 뉴스를 보면 뜨거운 폭염과 산불, 기록적인 폭우와 홍수가 전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 청소년들이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도 생각해보고 그에 대한 해답도 제시하는 책이다. 



책의 구성은 아홉번의 강의를 듣는 기분으로 아홉개의 챕터가 이어진다. 초반부에서는 지구온난화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 알아보고 폭염과 이상고온 현상, 대홍수가 일어나는 이유, 빙하가 녹으면서 생태계가 파괴되는 과정과 그 위험성을 과학적으로 풀어낸다. 


그리고 인류를 절망으로 이끄는 사막화, 가뭄, 물 부족, 대형산불 이야기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없다는 인류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제6의 생물대멸종 사태의 원인도 읽어볼 수 있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식량난과 기후변화의 관계,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과 대기오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마지막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그린뉴딜 정책과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젊은 세대들의 이야기가소개된다. 


개인적으로는 고기를 좋아해서 채식주의자는 못되어도 소고기만은 끊어야 겠다는 생각까지 하게하는 대목도 있었는데 오리건주립대학 연구진은 모든 미국인이 소고기 대신 콩을 먹는 단 한 가지의 변화만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계산했다. 자동차를 그대로 타고 다니는 것은 물론 에너지 생산 및 소비 구조도 그대로이며, 닭고기나 돼지고기 등도 지금처럼 섭취한다는 가정 하에서였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소고기 대신 콩을 먹는 것만으로도 2020년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46~74% 달성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또한 미국 전체 경작지의 42%를 소의 사료 생산이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N의 통계에 의하면 곡식을 재배하는 전 세계 경작지의 33%가 가축을 먹이기 위한 사료용 작물 재배에 사용되고 있는데, 소고기를 많이 먹는 미국은 그보다 더 많은 경작지를 소고기를 먹기 위해 사용한다. 그러니 소고기만 안 먹어도 온실가스 발생은 대폭 줄일 수 있다.


그 외에도 영구동토증 문제의 심각성도 알게 되었는데 영구동토층에는 엄청난 양의 탄소가 저장되어 있는데, 대형산불이 영구동토층의 탄소 저장능력을 훼손해 엄청난 온실가스가 배출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지구온난화는 심각할 정도로 가속화된다. 북극권의 산불에서 발생한 블랙카본(나무 등이 불완전 연소할 때 생기는 그을음)은 북극의 눈과 얼음 위에 쌓인다. 하얀 눈은 지구 표면으로 떨어지는 햇볕의 90%를 반사해 지구온난화를 막는 방어막 구실을 한다. 그런데 블랙카본이 눈 위에 쌓이면서 태양빛을 흡수해 북극의 온난화를 가속시킨다. 그러니까 북극권 산불은 지구온난화를 이중, 삼중으로 가속화하는 셈이다. 


또한 꿀벌이 100% 사라지면 전 세계의 과일 생산량의 22.9%, 채소 생산량의 16.3%, 견과류 생산량의 22.9%가 감소한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이 이용할 수 있는 과일, 채소 등이 크게 감소하고, 세계적인 식량난과 영양부족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아로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과일, 채소 및 견과류를 사료로 삼고 있는 가축들의 수도 감소하기 때문에 낙농 제품, 육류 등 식품군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오월의 청춘 1~2 세트 - 전2권 - 이강 대본집
이강 지음 / 김영사 / 2021년 6월
평점 :
품절


오월의 청춘, 이강 대본집


얼마전 5월부터 6월까지 KBS에서 인기리에 방송된 이강 작가의 드라마 <오월의 청춘>의 무삭제 대본집이 김영사 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난생 처음 만나보는 드라마 대본집이다. 그렇다고 실제 배우들이 쓰는 대본집이 아닌 드라마의 팬이라면 아주 특별한 소장 아이템이 될 기획이다. 


일단 표지부터가 1편과 2편 두권에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을 앞세운 화려한 모습이었고 기획의도부터 이강 작가의 멘트, 등장인물 소개, 인물관계도, 거짓진술서, 이송확인서 같은 미공개 자료와 주인공들의 애청곡 리스트, 메모, 대본집의 용어정리들이 책에 담겨 있다. 


드라마 <오월의 청춘>은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그 시절 청춘의 기록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정통 멜로의 회귀, 레트로 멜로로 화제를 일으켰다. 1980년 5월, 역사의 소용돌이로 운명처럼 서로에게 빠져버린 청춘들의 아련한 사랑 이야기로 철저한 시대 고증과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가 연일 화제를 일으켰다. 


대세 배우 이도현, 고민시, 이상이, 금새록의 연기 케미스트리와 중견 연기자들의 탄탄하고 실감 나는 연기,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까지 놓치지 않고 담아내 수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본문의 구성은 실제 드라마의 1회차부터 12회차까지를 담고 있고 1권에서는 6부까지 2권에서는 7부에서 12부까지를 담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건의 취향 - 자연식 비건 한민이의 마크로비오틱
김한민 지음 / 책구름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건의 취향 


시중에 요리 레시피를 담은 책이라면 쏟아져 나올 정도지만 이 책은 그 중에서도 자연식 비건을 위한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4계절 레시피 79가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돋보이는 책이다. 또한 이번 개정판에서는 비건 베이킹 레시피 5가지까지 추가로 배워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실제 부산 광안리 바닷가 근처에 비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고 일본 마크로비오틱 전문 교육기관인 쿠시 재팬을 수료하고 자연식 비건 요리를 매일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오랜 경험과 연구를 정리한 귀한 산물이기도 하다. 


나 역시도 나이가 들면서 운동과 식단관리에 관심이 많은데 덜 달고 덜 짜고 덜 자극적인 요리를 만나볼 수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레시피들은 건강하면서도 맛있고 왠지 우아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멋진 음식들이었다.


저자는 마크로비오틱의 핵심은 “계절에 맞게” 먹자는 거라고 설명한다. 계절 따라 옷을 바꿔 입듯이 계절에 맞는 식재료로 만들자는 것이고 4계절 내내 먹는 된장찌개도 계절에 맞게 봄에는 봄나물을 넣고, 여름 엔 감자 풋고추를 넣고, 가을엔 무 배추, 겨울엔 시래기를 넣자는 뜻이다. 


개인적으로는 칼로리가 얼마, 미네랄이 몇 퍼센트 같은 수치 중심으로 정형화된 기존의 관점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는데 종합적이고 총체적인 자연 에너지의 관점에 따라 건강을 돌보고 무엇보다 인간이 원만한 삶을 유지하고 지속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공생해야 한다는 얘기에 크게 동감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마크로비오틱은 현미밥, 채소, 콩이나 콩 제품, 절임류를 기본으로 하고, 주에 서너 번 정도 과일과 같이 단맛이 나는 제품이나 지방이 없는 흰살생선 섭취를 권장한다. 

봄에는 죽순현미밥, 여름에는 가지 된장 구이, 가을에는 토란 연근 죽, 겨울에는 톳밥 등이 소개되고 국산 통밀가루, 국산 현미쌀가루, 유기농 비정제 원당을 사용하고, 정제된 밀가루, 설탕, 유제품 등은 일절 사용하지 않는, 건강하지만 맛있는 마크로비오틱 비건 베이킹 디저트도 탐나는 레시피였다. 


특히 유제품을 해조류로 대체할 수 있다는 정보도 유익했고 특히 톳에는 칼슘, 칼륨, 아연과 같은 미네랄이 다량 함유 되어 있으며, 특히, 칼슘은 우유의 15배, 철분은 무려 우유의 550배, 장어의 20배나 많은 아연이 포함된 식재료라는 점이 놀라웠다. 


그 외에도 두릅초밥, 봄나물 두부카나페, 구운 대파 마리네이드, 샐러리 장아찌, 단호박 기장, 느타리버섯 깐풍기, 콩스테이크, 감귤 푸딩, 매생이전과 팽이버섯전, 들깨 토란 찜 등의 기발하면서도 군침도는 멋진 레시피들이 가득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