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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미래 - 화성 개척, 성간여행, 불멸, 지구를 넘어선 인간에 대하여
미치오 카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9년 5월
평점 :
미치오 카쿠의 <인류의 미래> , 참 진부한 제목이면서 왠만한 자신감 없이는 쓰기 힘든 거만한 제목이기도 하다. 물론 이 책은 이 제목을 쓸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
이 멋진 책에 대해 어떤식의 서평을 쓸지 참 고민이 많았다. 인류의 1조년이상의 미래까지 전망하는 책은 아마 이 책이 처음 아닌가 싶다. 그만큼 방대한 스케일의 책이고 그 스케일을 줄여 쓴다는건 말이 안된다. 여튼 아무말 대잔치와 두서없는 발췌와 개인적 감탄과 잡상들이다.
이 책을 읽고 나는 외계인이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트랜스휴머니스트가 되기로 했다.
초등학교 시절 월간 학생과학(95년까지만 발행되었으니 세대에 따라 모르는 분도 많을 듯)을 읽으면서 시작되었던 우주에 대한 동경과 공상을 하며 가졌던 궁금증들을 이 책이 종결시켜준다.
책의 전개방식이 맘에 든다. 과거 미-소 우주개발경쟁 부터 시작해서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달고 호성, 목성 토성의 위성까지 진출하게 되는 스토리가 1부, 2부에서는 태양계를 떠나는 여행, 마지막 3부는 우주 생명체에 대한 내용이다.

인문학적 접근이 아닌 최신 물리학을 비롯한 과학기술들의 진행상황에 근거한 인류 미래의 예측이라서 좋았다. 미치오카쿠의 전작 <초공간>이 어려웠던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각오 단단히 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후반부 일부만 제외하고는 막히는 대목이 많이 없어서 놀랐다. 우주, 우주개발, 우주여행, 외계인 등등에 대한 질문들에 대한 명쾌한 답의 향연이다. 앞으로 SF 우주공상 장르의 창작물들은 이 책을 꼭 참고해야 될 듯 하다.
지구가 죽으면 다른 행성이나 위성으로 가고 태양이 죽으면 다른 태양계로 이주하면 된다. 그런데 우주자체가 수명을 다하면 어디로 탈출해야 하는가? 우주를 탈출하는데까지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실 난 아무리 의학기술이 발전해도 지금부터 100년을 더 살기도 힘든게 현실인데 왜 수억, 수십억, 수조년 뒤의 인류와 우주의 미래에 이렇게나 궁금해하고 이 책에 몰두할까?
하나의 은하는 약 1000억 개의 별로 구성되어 있고 우리 은하에는 지구만한 행성이 20억개가 있고 은하수의 수가 1000억개가 넘는다. 고로 지구와 비슷한 행성은 1조X10억개가 우주 전역에 흩어져 있다.

우주개발사업에 뛰어든 아마존의 베조스는 지구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원래 모습으로 보존하자는 생각이다. 모든 사람이 지구를 떠나있으면 지구는 안전해지고 결국은 거대한 공원으로 재탄생 될 것이다. 오염의 주범인 산업시설을 우주공간으로 옮기자는 것이다.
Q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우주에 흔적을 남기거나 지구를 방문할 수도 있을 텐데 그런 증거는 왜 하나도 발견되지 않는가?
A 그들이 수백 광년 떨어진 지구까지 날아올 능력이 있다면, 그들의 과학은 지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발전했을 것이다. 그런데 별로 건질 것 없는 지구까지 그 먼 거리를 무엇하러 날아오겠는가? 당신이라면 오직 다람쥐와 사슴을 보기 위해 아프리카까지 날아가겠는가? 때마침 볼일이 생겨서 그곳에 갔다 해도 다람쥐와 사슴을 찾아서 대화를 시도하겠는가? 다시 말해서 그들이 우리의 존재를 알고 있다 해도, 수준 차이가 너무 크면 굳이 간섭할 생각이 없을 거라는 이야기다. 외계인들이 중요한 자원을 약탈하러 올 지도 모른다고 경고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게 진보된 문명에서는 저항요소가 없는 소행성이나 혜성을 택할 것이고 수없이 널려있는 행성들에서 지구를 택할 가능성은 없다.

고도의 문명을 이룩한 외계인들이 평화를 사랑하는 종족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보다 백만년 이상 오래 지속된 문명이라면 종교와 종족, 또는 인종간의 분쟁, 근본주의와의 충돌 등을 모두 극복했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면 이미 멸망했을 것이다. 외계문명이 우리보다 수백만년 앞서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주의 나이와 비교할 때 100만년은 찰나에 불과하다. 그리고 백만년이면 새로운 물리법칙과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참고로 미치오 카쿠는 미국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이다
미국유인우주개발프로그램의 부활은 실리콘밸리 사업가들의 자본이 유입되면서 시작되고 있다.
아마존의 베조스와 테슬라의 머스크가 대표적인데 베조스는 달, 머스크는 화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엘런 머스크는 사람을 화성에 데려다줄 로켓을 만드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나사는 2033년에 사람을 화성에 보낼계획을 하고 있고 머스크는 2024년에 보내겠다고 하니 10년이나 앞선 계획이다. 앨런 머스크는 화성의 극지방에 수소폭탄을 투하하여 얼음을 녹인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화성의 극지방에 있는 얼음이 모두 녹으면 5~10m 깊이의 바다가 화성전체를 덮을 것이다. 꿈같은 이야기들 같지만 지금도 세계 어느 연구소에서는 별을 향한 여행, 태양계 밖으로 가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준비중인 프로젝트들이 실제 진행중이다.
지구는 탄생직후 45억년전 혜성과의 충돌로 커다란 덩어리가 떨어져나갔는데 그게 바로 달이고 구성성분이 지구랑 비슷해 희귀광물이나 보석이 무더기로 존재할 가능성은 없다. 그래서 자원탐사에 관심있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달보다 소행성에 더 관심을 가진다.
달에는 3일만에 가지만 화성은 9개월이 걸리고 그 9개월은 특별한 임무 없이 지루한 여행이 될 것이고 임무수행후 돌아오는데 거의 2년이 걸린다. 우주에서는 뼈의 무게가 1%씩 감소하는데 이 증세를 늦추려면 매일 두시간씩 러닝머신에서 뛰어야한다. 무중력상태에 장기간 노출되면 뼈와 근육이 수축된다
1938년 라디오 드라마 <우주전쟁>에서 화성인의 침공을 알리는 대목에서 청취자들이 실제상황으로 오인하여 뉴욕시 전체가 공황상태에 빠지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화성에 있는 올림푸스산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산으로 높이가 에베레스트산의 2.5배, 면적은 엄청나서 지구에 얹어놓는다면 뉴욕에서 몬트리올까지 덮일 정도다. 태양계 최대 계곡은 화성의 매리너밸리로 뉴욕에서 LA까지의 규모다
화성데우기 프로젝트, 온난화를 유발시켜 사람이 살수 있게 테라포밍으로 화성의 지구화를 꿈꾸고 있다. 화성테라포밍은 22세기 인류에게 최대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화성 이후는 목성의 위성 유로파, 토성의 위성 타이탄이다. 목성의 위성은 69개 토성의 위성은 62개이며 지금도 계속 발견되고 있다.

로봇의 지능이 임계점을 넘어 사람에게 위험한 존재로 부각되는 시기는 로봇이 자의식을 갖게 되는 시기라고 보는데 자의식이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미래를 시뮬레이션할 때, 자신을 그 안에 투영하는 능력이다.
이런저런 우주여행의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아쉽게도 미치오 카쿠는 블랙홀을 이용한 웜홀 우주선은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한다.
21세기말이 되면 라이트세일을 이용한 탐사선이 역사상 최초로 외계의 별에 도착할 것이며 22세기에는 핵융합로켓이 완성되어 외계행성까지 사람을 데려다줄 것이다. 공학적 문제가 해결된다면 반물질엔진과 램제트융합엔진, 그리고 우주엘리베이터도 현실세계에 구현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최신 우주과학의 정수를 맛 볼 수 있다. 캐캐묵은 천문학이 아니다.
20년 전만 해도 외계행성학이라는 분야는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지만 지금은 천문학에서 가장 인기있는 분야로 떠올랐다.
긴 우주여행을 하려면 1. 무엇보다 우주선의 내구성이 강해야하고 2.우주인이 여행기간 동안 가사상태에 빠지거나 3. 수명이 지금의 몇배로 길어져야 한다. 이 세가지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에 파고드는 전개 역시 흥미진진하다.
평균적으로 식사량을 30% 줄인 동물은 수명이 30% 길어진다. 지렁이, 곤충, 쥐, 고양이, 개, 영장류 모두에게 한 번도 예외 없이 명백하게 확인된 사실이다. 음식 양이 줄어들면 몸에 비상등이 켜지고 모든 장기 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명이 길어진다.
노화란 DNA와 세포에 오류가 누적되는 현상일 뿐이므로 근본적인 원인이 밝혀지면 이 과정을 멈추거나 거꾸로 되돌릴 수 있다.
긴 우주여행으로 외계인을 만나러 가야되니까 수명은 늘려야된다. 낯선 우주에서 살아남고 번성하려면 인간의 신체는 역학적, 생물학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트랜스휴머니스트에게 이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실행되어야 할 필수 과제이다. 로봇은 날이 갈수록 강하면서 똑똑해지고 있다. 그들이 인간을 능가하는 날이 오면 우리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로봇에게 세상을 넘겨줄 것이다? 아니면 우리와 그들의 몸을 섞어서 하나가 될 것인가?
사람의 뇌는 시각과 언어능력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다른 동물의 뇌는 냄새와 소리를 구별하는 쪽으로 진화해왔다. 만일 외계인이 영장류가 아닌 개로부터 진화 했다면 그들의 언어는 시각정보보다 냄새가 반영되어 있을 것이고 새로부터 진화했다면 복잡한 멜로디, 돌고래의 후손이라면 수중음파탐지, 곤충의 후손이라면 페로몬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
과거에 인간의 손은 주로 나뭇가지를 잡고 매달리는 데 사용되었기 떄문에 지금도 엄지와 검지로 원을 만들면 아프리카 밀림의 나무 굵기와 비슷하다.
영화 <쥬라기공원>에 나오는 벨로시랩터는 세월이 흐를수록 똑똑해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소행성 충돌로 멸종하지 않았다면 인간처럼 진화했을 것이다.
신체조건이 인간보다 열악한 동물은 찾아보기 힘들다. 인간은 물리적으로 약하고 어설프기 때문에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똑똑해지는 수밖에 없었다. 다시 말해서 지능이 높아지는 쪽으로 진화압이 작용한 것이다.
휴먼 컬렉톰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21세기말쯤에 완결되면 우리의 모든 기억과 감각, 느낌, 심지어는 성격까지 하나의 지도에 요약하고 이 모든 정보를 레이저에 실어서 우주로 쏘아보내는 것이 바로 레이저 포팅이다. 육체를 제외한 당신의 모든 것이 빛의 속도로 날아가며 우주를 둘러본다.
우주에 작용하는 힘을 연구하다보면 지적생명체가 태어나고 진화하기 알맞도록 정교하게 세팅되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 우연의 일치에 감탄하게 되지만 지구는 전혀 특별한 천체가 아니며 자연의 힘도 생명체에게 유리하게 세팅되지 않았다. 지구는 아무런 목적없이 공간을 떠도는 우주먼지에 불과하며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는 생명체가 우연히 탄생한 것 뿐이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에게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복권업자가 발행한 복권 중에는 당첨되지 않은 복권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복권을 샀다가 돈만 날인 사람도 부지기수다. 당첨된 사람은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며 1등 당첨자는 복권을 추첨할 때마다 반드시 나타난다.
지금까지 수집된 관측데이터로 미루어볼때 우주에 존재하는 물질에너지의 69%가 암흑에너지일 것으로 추정, 전체의 26%가 암흑물질, 수소와 헬륨이 5% 눈에보이는 천체와 우리 몸을 구성하는 무거운 원소들은 모두 합해도 0.5%를 넘지 않는다.
앞으로 40억년 후에 우리 은하는 가장 가까운 안드로메다은하와 충돌하는데 안드로메다가 2배쯤 크기 때문에 충돌이라기보다 적대적인수합병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