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찰살인 - 정조대왕 암살사건 비망록
박영규 지음 / 교유서가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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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박영규 작가의 책을 읽었다. 박영규 작가는 역사소설도 재밌지만 그의 역사서들도 좋았고 그만큼 역사를 제대로 아는 작가의 역사소설이라 더 좋아한다.



이번엔 정조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정조는 조선의 임금 중에서도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 등의 소재가 되기에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역시나 박영규 작가도 정조 이야기를 썼다. 그의 깊이 있는 서사, 치밀한 구성, 압도적 몰입도는 여전해서 따로 강조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물론 충분한 고증과 취재, 연구를 바탕하으로 했기에 더 높게 평가된다.


일단 장르는 제목 <밀찰살인>에서 예상되듯이 미스터리물이다.


18세기 붕당의 구조와 문화사회상, 서학(천주교)의 국내 유입과 박해, 한의학과 법의학, 종이를 만드는 기술 등의 사료에 근거해 쓴 작품으로 재미와 더불어 역사에 대한 지적 흥미를 자극한다.


시대설정 : 거지들이 모두 얼어죽을 만큼 추운 경신년(정조24) 정초

사건설정 : 우포청 포도부장 오유진은 산속에서 목을 맨 시체 두 구가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는다. 현장조사 : 시체는 지작장이 부부로, 광목에 졸린 목은 살아 있는 상태에서 목을 매었을 때 나타나는 붉은 시반을 보였고, 그외에 저항한 흔적이나 가격을 당한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어 자살로 보였다. 자살의 증거는 많지만, 타살의 반증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

정약용의 등장 : 오유진은 의학과 검시에 조예가 깊은 당대 최고의 천재로 소문난 정약용에게 도움을 청한다.


또 하나 역사소설을 읽는 묘미 중에 하나인 진지한 사극말투(?)와 비장한 문장들 역시 일품이었고 그걸 아는 박영규 작가였다.  그런 문장을 하나 발췌해보자면


배신이란 늘 가장 믿었던 자로부터 시작되기에 왕은 결코 그 어느 누구도 완전히 믿어서는 안 되었다. 배신이란 곧 믿음 위에 피는 악의 꽃이었다. 그 꽃이 피는 순간 신하는 없고 원망 어린 죽음만 남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왕이 되는 순간 친구, 스승, 형제, 가족도 존재할 수 없었다. 왕이 잠시 한눈을 파는 순간 가장 먼저 배신의 칼을 휘두를 자들이 바로 그들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요인물중에 심환지는 내가 몰랐던 인물인데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실제 2009년 2월에 정조가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편지가 공개되면서 정조는 현안 발생시, 심환지에게 비밀편지를 보내 미리 의논하고, 정책을 추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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