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산하 - 망국의 태자
이예찬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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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조산하 - 망국의 태자


학창시절 소설 광개토대왕 같은 역사소설을 재밌게 읽었는데 오랜만에 반갑게 읽은 이 책 재조산하는 고구려 소수림왕을 주인공으로 하는 역사소설이었다. 망국의 태자라는 부제로 자세히 몰랐던 고구려 왕조 이야기가 신선했고 문학적 감수성과 스펙타클한 역사적 요소까지 더해져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있었다. 


미천왕 부터 등장하는 고구려왕조 이야기는 광개토대왕의 삼촌이기도 한 소수림왕의 훌륭한 업적을 되새기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의 업적이 결국 후대에 광개토대왕과 장수왕의 만주벌판을 호령하게된 밑바탕이 되지 않았냐는걸 알게 된다.


소수림왕은 실제 불교를 도입하고, 태학을 설립하였으며 율령을 반포하는 등 국가 체제를 정비하여 5세기 고구려 전성기의 기틀을 마련하였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 이예찬 작가는 이번 소수림왕의 스토리를 통해 사람은 태어나면 언젠가는 늙고 결국 죽게 되듯이 일국의 운명 또한 그러하며 그것을 순리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 순리를 거스른 한 사내를 주인공으로 세웠다. 그의 이름은 고구부. 무능하고 부패한 지도층, 가난한 백성, 강대한 외세에 둘러싸여 멸망할 수밖에 없는 나라, 고구려. 그 모든 악재를 물리치고 고구려의 전성기를 시작한 왕. 세계사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불굴의 중흥 군주, 소수림왕의 이야기를 통해 고구려의 재발견을 시도했다. 


특히 이 책이 흥미로웠던 점이 바로 그것이었다. 마냥 승승장구 백전백승 영웅을 그린게 아닌 절망의 끝에서 희망과 용기로 일으켜세우는 그 과정이 더 현실적이었고 가슴에 뜨겁게 했다. 


또한 소설 곳곳에 삼국사기 같은 역사적 사료를 첨부하면서 실제 객관적 사실에 드라마적 요소를 버무려 만든 멋진 작품이었다. 단순히 신라 백제 고구려로 생각했던 그 당시 정세는 중국의 연나라부터 조나라, 진나라, 비려, 우문부, 북부여, 동부여, 읍루, 백제, 신라, 가야연맹, 야마토, 목지국 등이 등장하는 치열한 시대를 그려낸다. 


소설 전개는 장면마다 인물간의 대화체로 이어지며 더 극적인 느낌을 배가시키고 중간중간 나오는 상황 설명은 비장함이 넘치는 문학적 대서사시 같은 느낌이었던게 이 소설의 큰 매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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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 신을 향한 여행자의 29가지 은밀한 시선
이기행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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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코로나 이전에는 시중에 여행에세이라면 쏟아져 나올 정도여서 진부할 정도였는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이라면 먼 꿈 같은 일이 되버렸다. 그런 와중에 아주 신비로운 이야기를 하는 여행 에세이를 만났다. 혹시라도 코로나가 종식되고 다시 여행을 가게 된다면 이 책에서 다루는 여행지로 이 책의 저자가 선사한 영감을 가지고 떠나보고 싶다. 


책 제목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에서 당신은 신이었다. 신을 향한 여행자의 29가지 은밀한 시선이 스물 아홉 챕터에 나눠서 담겨있는 책이었다. 실제 저자가 직접 여행 다녀온 곳과 거기서 만난 사람, 그리고 그 지역의 종교, 신에 대한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낸다. 


이 책에 등장하는 종교만 해도 불교부터 힌두교, 유대교, 신도, 기독교, 조로아스터교, 이슬람교, 시크교, 비하이교, 도교 등 다양했고 그만큼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다. 


또한 단순 여행가이드북이 아닌 저자의 문학적 감수성까지 옅보이는 필력들에 감탄하기도 했다. 


한 여행자가 라오스를 숨어 있는 보석이라고 하였을 때, 길동무가 될까도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 여행자는 남쪽으로 내려갔고, 나는 북쪽으로 올라갔다. 그는 무더운 아라비아 해변의 열기를 견뎌내며 걸었고, 나는 히말라야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걸었다. 그가 라오스 승려들의 탁발행렬을 따라가며 합장하였을 때, 나 또한 티베트 승려들의 행렬을 따라가며 합장하였다. 그가 보내온 소식에서 라오스 사람들의 눈동자에서 웃음소리가 크게 들릴 것 같다고 했다. 그의 말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흘러버렸다.


요즘 종교라고 하면 성인들의 가르침을 잘못 해석하고 자기 돈벌이에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꺼려했는데 이 책에서는 신에 대한 진실과 오해를 배우게 되고 다양한 시선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신을 향한 열망과 호기심으로 여행을 떠났다. 종교예찬론자도 무신론자도 읽을 수 있는 책이었고 종교마다 믿는 신과 사상이 다르듯, 이 책에서는 어느 특정 종교와 신만을 다루거나 무조건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맨먼저 싯다르타의 출가 이야기 부터 힌두교 브라흐마, 자이나교 마하비라, 북유럽 신화 오딘, 심지어 마르크스 무신론까지 이야기하고 처음 들어보는 일본 신교와 믿음과 소망, 사랑. 그중 제일은 사랑이라는 기독교 사도 바울, 신본주의와 인본주의, 젠더와 종교에 관한 대목들도 읽을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는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제목으로 니체의 초인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진정한 자유는 자기 자신을 배려하고 자기 자신을 돌보며 자기 자신에 몰두하여 주체의 변화를 얻고 용기 있는 실천으로 완성한다. 우리가 여행이든 다른 무엇을 하든 스스로 결정하며 행동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지 최선이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 때문에….


황무지에서 눈을 감으시기 전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슬퍼하지 마라. 사랑하는 이와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느니라. 모든 것은 반드시 사라지며 없어지는 허무한 것이다. 나를 믿지 말고 나의 법을 믿고 의지하고 깨달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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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에 들려주지 않는 돈 이야기 - 성인이 되기 전 꼭 알아야 할 일상의 경제 내 멋대로 읽고 십대 5
윤석천 지음 / 지상의책(갈매나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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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간에 들려주지 않는 돈 이야기 


청소년들을 위한 금융과 경제에 대한 강의를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의 저자 경제 평론가 윤석천은 돈에 압도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며 일상과 미디어의 기사, SNS이슈 등의 친숙한 소재로 경제와 금융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워갈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낸다. 


또한 경제 현상이나 세상 이야기에 대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의심을 해보길 권한다. ‘왜 그래야 하는데?’ ‘정말일까?’라고 묻고 또 물을 때 사고의 폭이 깊어지고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을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다. 


책의 구성이 아주 명쾌해서 좋았는데 쓰다, 벌다, 빌리다, 내다라는 경제활동의 네가지 요소별로 한 챕터씩 배분에서 설명하는 방식이다. 맨 먼저 쓰다에서는 소비활동에 대해 이야기하며 인간의 비합리성과 ‘FLEX’ 하는 마음, 사람들은 왜 신상품에 그토록 열광할까?,‘소유’가 아닌 ‘접속’의 시대 등의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다. 



우리나라에는 일본 캐주얼 의류 업체인 유니클로가 매장을 열면서부터 SPA 브랜드가 알려졌습니다. SPA 브랜드의 대형화, 세계화는 이 브랜드들이 현대 사회의 특성을 잘 반영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오늘날은 개성이 중시되는 시대입니다. 욕구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세상이죠. 게다가 빠르게 달라집니다. 인간은 타인과 같아지고 싶은 욕망도 갖고 있지만 남과 다름을 추구하는 성질도 지녔다고 앞서 말한 바 있습니다. 유행을 중시하면서도 그것이 너무 일상화되면 다른 스타일을 추구합니다. SPA 브랜드는 이런 인간의 욕망과 성질을 잘 이해하고,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 벌다에서는 ‘소득에 대한 내용으로 금수저와 흙수저, 21세기 버블, 가상화폐, 스노볼(snowball) 굴리기, 복리 투자, 투자와 투기는 어떻게 다를까?, 건물주가 꿈이 돼 버린 세상에 대해 읽을 수 있다. 


복리의 효과를 누리려면 저축하는 시간이 길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저축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습니다. 저축은 습관입니다. 매달 혹은 매일 조금씩 저축해 1년을 모으면 목돈이 됩니다. 그 목돈을 정기예금에 예치하고 다시 1년 동안 조금씩 저축해 목돈을 만듭니다. 1년 후 만기가 차면 돈을 찾아 그동안 모은 목돈과 합쳐 다시 정기예금에 가입합니다. 10대 초반부터 이런 식으로 꾸준히 저축해 나가면 20대 중반이 되었을 때 꽤 큰돈이 쌓이게 됩니다.


그외에도 3부에서는 빌리다란 키워드로 신용과 대출에 대해 배운다. 현대 사회에서 신용이 지니는 가치를 알아보고, 돈을 빌리는 행위가 지닌 가능성과 위험, 그 묘한 양면성을 들여다본다. 


마지막 4부에서의 내다란 키워드는 세금을 낸다는 뜻으로 세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세금을 조금 내는 게 좋은 걸까?, 세금을 깎아 준다는 말의 진실, 간접세와 직접세

많이 벌수록 부담률이 낮아지는 간접세, 직접세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 민영화? 그거 좋은 거 아냐?, 삼성이 망하면 나라가 망할까? 등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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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소설, 향
김이설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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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 김이설


며칠째 읽고 있는 시집과 필사 노트, 흰 종이와 잘 깎은 연필 한 자루. 나는 차례대로 식탁에 가지런히 놓았다. 무엇이든 한 장을 채워야 잘 수 있다는 주문을 건 사람처럼 흰 종이를 노려봤지만 선뜻 연필을 쥘 수는 없었다. 


이 작품은 특히 주인공이 시를 필사하면서 실제 최근에 발표된 유계영, 이제니, 이선영, 박소란 시인의 시 문장들이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특이한 형식이다.


올해 초에 윤이형 작가의 <붕대 감기>를 아주 감명 깊게 읽었는데 작가정신에서 나오는 소설 향 시리즈였다는걸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맘에 쏙 드는 질감과 디자인으로 좋아하는 한국 작가들의 중편 소설을 읽을 수 있는 기획인데 이번엔 김이설 작가의 소설이다. 


소설이지만 여성시대 라디오 사연의 실제 이야기 같아서 몰입하게 된다. 이 시대 딸들이 공감할테고 글 쓰는 사람들이 공감할테고 필사하는 사람, 시를 읽는 사람, 폭력과 억압에 고통 받는 사람, 집안일과 육아에 애쓰는 사람, 실업자, 이혼한 사람, 조카보는 이모들까지 이 소설에 동감하며 몰입할 수 밖에 없는 독자들이 참 많을 것 같다.  


집안일에 현타(회의감) 온 대목에서 멈칫했다. 

내가 동동거리면 노력하고 애쓰는 일들의 결과가 너무 미미하다는 걸 깨달을 때마다 허무해지곤 했다. 나는 누구보다 분리수거를 철저하게 하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집안일을 했지만 나의 노력은 너무 쉽게 보잘것없는 것으로 전락되었다. 내가 식구들의 일상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것에 화가 났다. 그게 잘 참아지질 않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의 서점 로맨스가 인상적이었는데 불편하고 안타까운 이야기들이 이어지는 전개 속에서 아름다운 로맨스가 중화시켜주는 듯 했고 그래서 즐겁고 설레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이 되었다. 


사랑과 연애를 하면서도 불안한 그 느낌을 글로 표현한 대목에서도 감탄했다. 그럴리가 없다는 생각, 내가 이렇게 좋은 걸 누리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 나는 행운과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 인생은 내 마음대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는 생각,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살아도 상관없을 것 같은, 내 삶은 그렇게 예정된 것 같다는 생각…


이건 완전 내 얘긴가 싶은 대목 : 뭐든 다 때가 있는 법인데 공부를 할 때, 결혼을 할 때, 아이를 낳고, 여행을 떠나고, 누군가와 헤어지고 새로 만나는 것 모두가 그 시기에 걸맞은 때에 행하는 것이 보편의 삶인데 내가 보편의 삶을 살지 못해서 나에게는 늦거나 이른 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현실적인 벽에 맞닿으면 자꾸 잘못된 결과가 되고 말았다. 그걸 깨닫는 것조차 너무 늦어버려서 나는 길 잃은 아이처럼 자꾸 어쩌지 못했다. 


로맨스의 절정 대목 : 전화를 끊고 한달음에 달려온 그 사람은 나를 보자마자 꽉 껴안았다. 나는 온전히 그 사람에게 기대며 쓰러졌다. 아무 말 없이 두 팔로 나를 안아든 그 사람의 체온이 따뜻했다. 그제야 그 사람을 몹시 그리워했다는 걸 깨달았다. 


#소설향 #작가정신 #김이설 #우리의정류장과필사의밤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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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 히스토리 - 종말의 역사에서 생존의 답을 찾다
댄 칼린 지음, 김재경 옮김 / 북라이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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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코어 히스토리 


뭐라고 딱 특정지어서 설명하기 힘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역사책이다. 기존의 역사책이라고 하면 연대순, 인물별, 지역별로 풀어내면서 뭔가 학창시절 공부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이 책은 저자 나름의 이야기 하고 싶은 주제를 풀어내는 방식이다. 


그러니 뭔가 특별한 큰 주제를 기대하거나 예상되는 주제에 갇혀서 읽으면 안된다. 대신에 책의 제목 <하드코어 히스토리>에서도 예상되듯 종말의 역사들이 거론되고 그 역사에서 지금의 우리는 코로나 시대에 생존을 위해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솔직히 목차를 보면 어렴풋한 큰 줄기가 보이지만 여느 역사책의 목차와는 확실히 다르다.  그게 이 책의 매력인 것이다. 


역경은 인간을 더욱 강인하게 만드는가?, 팬데믹의 서막? ,과거 인류가 생각한 세계의 종말, 니네베에 닥친 심판,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야만의 시대, 학대받은 아이들, 산 자와 죽은 자, 지옥으로 가는 길


이 책에서는 역사 속에서 반복됐던 수많은 위기와 사건들을 인류가 어떻게 헤쳐 나갔는지를 읽을 수 있다.  지금 코로나가 그렇듯이 위기와 종말은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배웠다.


책의 서론에서 아주 철학적이면서도 저자의 역사적 통찰과 혜안이 돋보이는 대목이 눈에 띄었다. 사실에 기반을 둔 실제 역사와 증명할 수 없는 추측에 기반을 둔 공상 사이에는 얇은 종이 한 장 차이만 있을 뿐이다. 우리는 모두 수많은 이름과 날짜가 기록된 실제 역사와 다가올 미래에 대한 온갖 가정과 대안이 마주치는 바로 그 지점을 살아가고 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두번째 장의 흑사병 등의 팬데믹을 다룬 대목들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역사가 쓰이기 시작했을 때부터 전염병은 인류의 동반자였고 그 옛날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서 모두가 세계의 종말이 왔다고 믿을 정도였다. 저자는 현대 문명의 이기가 바이러스를 전파시켰고 현대에도 피할 수 없는 전염병의 기습은 계속 될 것이며 코로나 그 이상의 최악의 감염병이 더 큰 규모로 더 빠르게 퍼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인류가  역사상 다시는 없을 최악의 전염병을 이미 경험했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H.G 웰스의 유명한 SF고전 우주전쟁에서 지구를 정복하려던 외계인은 지구의 병균 때문에 전멸 당한다. 바로 그 지구의 방어 기제가 우리를 먼저 덮치지 않기를 바란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인간의 전쟁 광기를 다룬다. 논리적 광기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전쟁 초반부터 광기가 드러나지는 않는다. 시간이 흐르고 사건이 전개되면서 서서히 나타난다. 공중에서 도시를 향해 폭탄을 떨어뜨리는 최초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상대가 그렇게 하니까 똑같이 대응할 뿐이다. 그들은 오로지 군사 목표물만 공격하겠다고 다짐했다. 


원자 폭탄이라는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무기를 보유한 현대 인류가 자멸하지 않고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정녕 ‘탁월한 인간성’을 서둘러 기르는 수밖에 없는 것일까?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평화 시대에 대한 막연한 기대에 대해 “어떤 사람이 외줄 타기를 10분 동안 무난하게 해낼 것이라는 기대는 합리적이지만 200년 동안 해내리라는 기대는 비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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