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 신을 향한 여행자의 29가지 은밀한 시선
이기행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코로나 이전에는 시중에 여행에세이라면 쏟아져 나올 정도여서 진부할 정도였는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이라면 먼 꿈 같은 일이 되버렸다. 그런 와중에 아주 신비로운 이야기를 하는 여행 에세이를 만났다. 혹시라도 코로나가 종식되고 다시 여행을 가게 된다면 이 책에서 다루는 여행지로 이 책의 저자가 선사한 영감을 가지고 떠나보고 싶다.

책 제목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에서 당신은 신이었다. 신을 향한 여행자의 29가지 은밀한 시선이 스물 아홉 챕터에 나눠서 담겨있는 책이었다. 실제 저자가 직접 여행 다녀온 곳과 거기서 만난 사람, 그리고 그 지역의 종교, 신에 대한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낸다.
이 책에 등장하는 종교만 해도 불교부터 힌두교, 유대교, 신도, 기독교, 조로아스터교, 이슬람교, 시크교, 비하이교, 도교 등 다양했고 그만큼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읽을 수 있다.
또한 단순 여행가이드북이 아닌 저자의 문학적 감수성까지 옅보이는 필력들에 감탄하기도 했다.
한 여행자가 라오스를 숨어 있는 보석이라고 하였을 때, 길동무가 될까도 생각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 여행자는 남쪽으로 내려갔고, 나는 북쪽으로 올라갔다. 그는 무더운 아라비아 해변의 열기를 견뎌내며 걸었고, 나는 히말라야 차가운 공기를 마시며 걸었다. 그가 라오스 승려들의 탁발행렬을 따라가며 합장하였을 때, 나 또한 티베트 승려들의 행렬을 따라가며 합장하였다. 그가 보내온 소식에서 라오스 사람들의 눈동자에서 웃음소리가 크게 들릴 것 같다고 했다. 그의 말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너무 흘러버렸다.


요즘 종교라고 하면 성인들의 가르침을 잘못 해석하고 자기 돈벌이에 악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꺼려했는데 이 책에서는 신에 대한 진실과 오해를 배우게 되고 다양한 시선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신을 향한 열망과 호기심으로 여행을 떠났다. 종교예찬론자도 무신론자도 읽을 수 있는 책이었고 종교마다 믿는 신과 사상이 다르듯, 이 책에서는 어느 특정 종교와 신만을 다루거나 무조건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맨먼저 싯다르타의 출가 이야기 부터 힌두교 브라흐마, 자이나교 마하비라, 북유럽 신화 오딘, 심지어 마르크스 무신론까지 이야기하고 처음 들어보는 일본 신교와 믿음과 소망, 사랑. 그중 제일은 사랑이라는 기독교 사도 바울, 신본주의와 인본주의, 젠더와 종교에 관한 대목들도 읽을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에는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제목으로 니체의 초인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진정한 자유는 자기 자신을 배려하고 자기 자신을 돌보며 자기 자신에 몰두하여 주체의 변화를 얻고 용기 있는 실천으로 완성한다. 우리가 여행이든 다른 무엇을 하든 스스로 결정하며 행동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지 최선이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 때문에….
황무지에서 눈을 감으시기 전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슬퍼하지 마라. 사랑하는 이와 언젠가는 헤어지게 되느니라. 모든 것은 반드시 사라지며 없어지는 허무한 것이다. 나를 믿지 말고 나의 법을 믿고 의지하고 깨달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