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러라 그래 (양장)
양희은 지음 / 김영사 / 2021년 4월
평점 :
그러라 그래
나는 양희은 선생님의 음악도 좋아하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만날 수 있었던 인간 양희은에 대해서도 참 좋아했는데 드디어 직접 쓴 에세이가 출간되어 반갑게 집어들었다.
이 책의 띠지를 보고 알았는데 데뷔한지가 내 나이 보다도 더 많은 51년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이는 아버지와 동갑이라서 더 놀랐다. 70년 인생과 가수생활 51년 동안의 지난 이야기와 현재의 일상 이야기들이 솔직담백하게 다채로운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에세이는 필력과 문학적 감수성도 중요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쓴 사람의 매력이 읽는 즐거움을 좌지우지 하는데 이 책은 인간 양희은의 멋진 삶의 방식과 마음 때문에 좋았던 책이다.
나름 가수 양희은에 대해서는 잘 아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몰랐던 비하인드 스토리와 젊은 시절부터 여태까지의 굴곡 많았던 전 인생을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이런 이야기는 본인이 아니면 해줄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무얼 하며 이 좋은 날들을 보냈나라는 얘기부터 사실 노래에 목숨을 걸진 않았다, 어떻게 인생이 쉽기만 할까, 좋아하는 걸 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두고, 나답게 살면 그만이지라는 제목의 큰 챕터 아래 길지 않은 다양한 얘기들이 담겨있다. 주로 인생과 일상에서의 경험, 느낌, 생각, 추억, 인생의 교훈, 조언들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잛은 글들의 제목들에서 멋진 감수성이 엿보였는데 목차의 제목들만 읽어봐도 한 편의 시 같았다. 흔들리는 나이는 지났는데, 찬란한 봄꽃 그늘에 주눅이 든다, 느티나무 같은 위로, “넌 노래가 전부는 아니더라”, 가을빛의 굴절을 보며, 감춰진 상처 하나씩은 다 갖고 있는
여기에 흥미진진한 좌충우돌 인생 분투기 같은 재밌는 옛날얘기들도 더한다. 옛날 유명했던 킹레코드 대표 킹박과의 질긴 인연이나 , 신부님의 이자 놀이, 응급실에서 만난 사람들, 그때의 새벽 대중탕, 20년 만에 다시 만난 미미와 보보, 여자라고 주례 서지 말라는 법 있나 등의 이야기가 그런 것들이었다.
책을 펼치면 먼저 아이유부터 이적, 김나영 등의 추천사를 읽을 수 있는데 그 중 “글을 읽는 내내 따뜻하게 지어낸 밥을 먹고 있는 기분이었다. 평화롭게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며 밥을 먹고 나면 또 정성껏 잘 살아갈 힘이 나곤 한다. 삶이 쉽지 않은 세상의 많은 ‘어린 희은이’들이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러라 그래를 읽으며 많이 위로받기를 바란다.” 라는 방송인 김나영의 얘기가 매우 공감되었다.
특히 양희은의 인생조언들은 전혀 꼰대스럽지 않은 위로와 용기가 되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너무 힘든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가끔 나에게 이렇게 묻는 이들이 있다.
덮쳐오는 파도를 온몸으로 맞고 선 이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살면서 힘든 날이 없기를 바랄 수는 없다. 어떻게 쉽기만 할까?
인생길 다 구불구불하고, 파도가 밀려오고 집채보다 큰 해일이 덮치고, 그 후 거짓말 같은 햇살과 고요가 찾아오고 그러는 거 아니겠나. 세상엔 내 힘으로 도저히 해결 못 하는 일도 있지 않은가. 그럴 땐 완전히 밑바닥까지 내려가 하늘을 볼 일이다.
왜 상처는 훈장이 되지 못하는 걸까? 살면서 뜻하지 않게 겪었던 아픔들을 수치스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도대체 어떻게 아무런 흉도 없이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사람은 제 겪은 만큼’이란 말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