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예전에 그림 두 장을 놓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바로 김홍도의 군선도와 장 노크레의 루이14세가족을 그린 그림.
신선과 올림푸스의 신들,그리고 색감이나 다양한 구도의 차이 등을 찾아 보고 또 그림 속에 숨은 다양한 생각들을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그건 내 욕심이고 그냥 깔깔깔 웃으며 그림들 보며 즐거웠으며 그걸로 끝!
 가족들을 신선이나 올림푸스의 신들로 그려보고 이유를 말하보려 했으나 그것도 그냥 그림 대신 말로 때우기로 했다. 아빠가 신선 여동빈이랑 닮았다며 신나하는 아이, 아 ㅠㅠ 그랬다. 아빠에겐 비밀로 하는 걸로( 여동빈은 대머리 신선이다 ㅠㅠ)

먼저 군선도( 첫번째 그림 )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본다고 한다, 동양화는.
먼저 제일 오른쪽 조롱박을 들고 있는 이는 1)이철괴
그리고 조롱박을 든 이철괴 앞의 머리 시원하게 깍으신 분은 2)여동빈(늘 칼을 차고 다니면서 요괴를 물리칩니다.)
그 다음 민머리아저씨 앞에 상투 올린 분은 3)문창(과거시험을 돌보는 신선으로 선비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문창 뒤에 키가 큰 , 왠지 사오정같이 생기신 분  4)종리권(신선 되기 전엔 장군이었다고 한다. 전쟁에 나갔다 길을 헤메다가, 노인 만나 복숭아를 얻어 먹고 신선이 되었다)
문창앞에 가리마 곱게 타고 손에 복숭아 들고 계신 분이 바로 5)동방삭(천도 3개 훔쳐 먹은, 그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동방~ 어쩌고 하는 긴 이름에 나오시는 분이다. 1개에 6만년이니까 18만년을 살게 된다 )
그리고 외뿔소를 타고 후광을 두르고 계신 분이 바로 6)노자... 아무래도 노자의 사상이 무위와 비움, 또 이름 그대로 나이 드셔서 깨달음의 여행을 떠났다 하니 신선과 과히 어울린다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노자는 논술의 신이라고 생각한다. 떠나는 길에 문지기의 부탁으로 자신의 사상을 깔끔하게 5000자로 요약한다니!!!! >
중간 중간 아래쪽에 서 있는 작은 녀석들은 신선을 시중드는 동자들이다.
올림푸스 신들을 시중드는 미소년들과 왠지 닮은..ㅎㅎㅎ

중간으로 가면 머리 중간이 훤하고 손에 박(악기)을 든 7)조국구~ 저 박을 치면 죽은 이도 살아난다고 한다.
그 뒤의 8)한상자 (제맘대로 꽃을 피우기도 하고 술을 만들기도 하는 신선으로 이 분이 만든 술을 마시면 아픈것이 다 치료된다.
그리고 나귀를 거꾸로 탄 9)장과로 (책을 보고 있다. 나귀를 안 탈때는 종이처럼 접어서 보관하고 물을 뿌리면 다시 나귀로 돌아온다)
그리고 박쥐 한 마리...복과 장수를 의미한다.

그리고 제일 앞부분 두 처자.
바로 10)남채화 혹은 마고로 불리는 처자분, 그리고 제일 앞엔 11)하선고 (여동빈을 만나 복숭아를 얻어 먹고 여자 신선이 되었다)

여러 의견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곤륜산에 사는 서왕모 여신의 생신을 축하하러 가는 길이라고 한다.앞의 하선고와 마고는 서왕모의 시녀쯤 되는 인물.
원래 서왕모는 여신으로 흉측하고 못생긴 모습이었지만, 훗날 남성위주 사회로 바뀌며 요염하고 예쁜 여신으로 바뀐다. ( 대부분 남성위주가 되면서 주신이던 여신은 남신의 아내 역할 등 주변을 담당하게 된다. 제우스가 바람둥이가 된 것도 주변나라를 복속하는 과정에서 그 곳의 여신들 또한 복속하기 위해 주로 제우스의 여인들로 전랃시켰다는 견해가 있다 ) 그러나 힘은 절반으로 줄었다는.....
그런 서왕모가 곤륜산에서 키우는 것이 바로 천도 복숭아.
이 날 생신에 참여하면 천도복숭아를 하나씩 나눠준다는 설도 있다.

그리고 두번째 그림은 루이 14세 가족을 그린 그림이다.
첫번째 그림과는 사뭇 다르다.
먼저 제일 중앙, 왠지 노는 오빠삘이 나기도 하고 어디 퇴폐목욕탕 업주 같기도 한 루이 14세가 아폴로로 분해 그려져 있다. (절대왕으로 유명하지만 실세는 귀족들이 모두 다 차지. 단지 그 달콤한 열매를 얻기 위해 왕의 비위를 맞추어 주었을 뿐. 그래서 루이 14세는 그림과 예술 등에 집착해서, 그런 것들로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고 남기려 노력했다고 한다. 부채도 엄청나고 원성도 엄청났던 그 시절....루이아저씨는 이렇게 놀았다. 자신을 태양신 아폴로라 하면서.)
그리고 옆에 자신의 부인은 헤라 (헤라의 상징인 공작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은 에로스로( 원래 에로스는 마르스와 아프로디테사이의 자식인데? 혹은 아프로디테의 동생? 기록들이 조금씩 다른데 어쨌든 여기선 족보가 꼬인다 ㅎㅎ)
풍요의 뿔의 든 바쿠스로 묘사된  자신의 동생


다시 살펴 보면
루이13세의 딸인 앙리에타 마리아~ 왜 삼지창은 들고 있는지...( 설마 딸이 포세이돈?)
그 옆의 남자는 루이 14세의 동생 필리프1세, 루이 14세 동생의 딸 마리 루이즈~ 에스파냐의 카를로스2세왕비다
제수씨  헨리에타 앤스튜어트(영국 찰스왕의 딸)와 루이 14세의 어머니 안 도트리슈이다.
루이 14세~태양왕 아폴로
그의 아들은 에로스
루이14세의 아내  마리아 테레사
그 뒤에 초승달 머리띠 한 이는 사촌인 안 마리.

이렇게 따지면 태양왕 아폴로가 계모뻘인 헤라와 결혼해서
마르스와 아프로디테 사이에 태어난 아들인 에로스를 낳은 격?
좀... 많이 이상하지만. ㅠㅠ

루이 14세만큼 그림을 통한 자신의 권력을 표현하길 좋아했던 군주는 잘 없었던 것 같다.
제우스로 그려지기도 하고
또는 멋진 옷을 뽐내며 그려지기도 하고... 나폴레옹이 그 뒤를 따를려나..ㅎ

두 그림을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고, 자신의 가족들을 신선이나 신들의 하나로 표현해 보는 것도 뭔가 배움의 열정을 일으켜 주지 않을까 했지만 웃다가 끝났다. 그냥 오징어들만 남아서로 장과로니 아프로디테니 혹은 마고니 하곤 잠자리에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 이 그림을 골라서 비교해 본건 오로지 내가 군선도를 정말 좋아해서, 두번째는 루이14세 그림 속 꼬인 족보들이 웃겨서이다. )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cott 2021-03-16 22:2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루이13세의 딸인 앙리에타 마리아~루이 14세의 동생 필리프1세, 루이 14세 동생의 딸 마리 루이즈-헨리에타 앤스튜어트(영국 찰스왕의 딸)와 루이 14세의 어머니 안 도트리슈-루이 14세~태양왕 아폴로-아들은 에로스-루이14세의 아내 마리아 테레사-초승달 머리띠 사촌 안 마리]

미니님 이정도로 정리해놓고 보니
요 왕실 가족들 ‘천지 창조‘ 패러디 한것 같은 ㅋㅋㅋㅋ

mini74 2021-03-16 22:25   좋아요 2 | URL
너무 웃겨요. 천지창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