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지음 / 김영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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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집 청소

괜히 읽었다.
우는 건 너무 힘든 일이다.
마리도 아프고 에너지 소모에 얼굴고 퉁퉁 붓다가 결국 끔찍한 편두통으로 끝난다.
타이레놀 두 알을 털어 넣으며 내 눈물이 외로운 망자들을 위로해 주길 바랐다.
그리고 내 삶의 끝 또한 결국은 혼자일 거라는 것, 그러나 손 잡아줄 누군가는 있을거란 믿음 속에서 갈피를 못 잡겠다. 코로나 상황에서, 코로나로 인한 죽음이 아님에도 자식들과 아내 손 한 번 못 잡아보고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또 눈물이 났다.
5남매에 9명의 손자들 60년 가까이 함께 한 아내 얼굴도 보지 못한체 가셨다. 부디 낯선 의료진이지만 아버지 손 한 번 잡아주길 바라며 그렇게 보냈다.
태어날 때 외로웠던 사람도 죽음앞에선 혼자가 아니길.
이 책을 덮고 생각난 건 고독과 외로움이었다.
떠나는 순간 , 나서는 그 길에선 혼자이겠지만, 떠나는 그 순간만큼은 손 잡아주며 잘 살았다고 사랑한다고 말해 주는 이들이 모두에게 있기를 바란다.

기억에 남는 건 모든 걸 청소하고 깨끗하게 정리한 후 떠난 이의 사연이다. 전화해서 처리 비용을 물어 본 자살자까지 극단의 상황에서 죽음을 생각하면서도 남겨진 이들, 타인이든 피붙이이든 일말의 불편함도 주고 싶지 않았던. 참 선하고 약한 사람들,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미안해 하는, 정작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이 글을 쓰면서 박지선님의 비보를 접했다. 정말 좋아하는 개그맨이었다. 똑같이 펭수를 좋아하다니 이건 운명이야 하며 좋아했다. 무슨 말이 소용있나. 부디 편안하시길 . 자꾸만 미안해지는 밤이다. )

그곳이 어디든, 우리가 누구든, 그저 자주 만나면 좋겠다.
만나서 난치병 앓는 외로운 시절을 함께 견뎌내면 좋겠다.
햇빛이 닿으면 쌓인 눈이 녹아내리듯 서로 손이 닿으면 외로움은 반드시 사라진다고 믿고 싶다. 그 만남의 자리는 눈부시도록 환하고 따뜻해서 그 어떤 귀신도, 흉가도 더 이상발을 들이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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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1-02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지선님의 소식........정말 먹먹하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