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대하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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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함께 사는 것은 정말 대단한 호사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충격적이고 놀라운 즐거움을 맛보고, 고양이의 존재를 느끼는 삶. 손바닥에 느껴지는 매끄럽고 부드러운 털, 추운 밤에 자다가 깼을 때 느껴지는 온기, 아주 평범하기 그지없는 고양이조차 갖고 있는 우아함과매력. 고양이가 혼자 방을 가로질러 걸어갈 때, 우리는 그고독한 걸음에서 표범을 본다. 심지어 퓨마를 연상할 때도 있다. 녀석이 고개를 돌려 사람을 볼 때 노랗게 이글거리는 그 눈은 녀석이 얼마나 이국적인 손님인지를 알려준다. 우리가 쓰다듬어주거나 턱을 만져주거나 머리를 살살 긁어주면 기분 좋게 목을 울리며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고양이 친구.

앉는다는 것은 내 삶의 속도를 늦춰 불안하고 다급한 마음을 없앤다는 뜻이다. 내가 이런 마음가짐일 때 녀석도통증이나 불안감 없이 좋은 상태라면 내가 고양이인 자신의 마음에 손을 뻗어 그의 정수를 발견하려 애쓰고 있음을 자신도 안다고 넌지시 내게 알려준다. 사람과 고양이, 우리 둘은 우리 사이의 장벽을 초월하려고 애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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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별 2020-05-30 0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일 길냥이님들에게 조공을 바치고 있는데 도리스의 글 읽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

mini74 2020-05-30 07:46   좋아요 1 | URL
앗. 집사님이셨군요 *^^* 초록별님글 참 반듯하게 정리 잘 하셔서 감탄하며 읽고 있답니다. *^^*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