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하루는 없다 - 아픈 몸과 성장하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희우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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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하루는없다 #희우



🏷 우리에게 아플 수 있다는 계획은 없었다.

이제는 지금의 나를, 병과 함께여도 괜찮을 나를 봐줘. 우리는 이제 그때가 아닌 지금에 머물기로 해. 아빠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어. (42쪽)

가족 중 누군가 아프면 모두가 아프다.
가족들은 오히려 티도 못내고 억장이 무너진다.

희우씨는 정말 열심히 살고 공부도 잘했다.
18살, 갑자기 그녀는 급격히 아프게 되었다.

투석액을 교체하며 지내고
결국 신장의 기능이 모두 저하될 때까지
그녀는 부단히 노력했고 서울대 합격도 했다.

꿈꾸던 대학 생활은 외로움과 눈물이었다.
아픈 몸과 얼굴이 오히려 타인에게 오해를 부르고.
정말이지 세상살기 참 고단했다.

겉으로 몸의 장애가 보이지 않더라도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는 그들의 병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기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는 이들이 너무 많았다.


🏷 우리는 언제고 툭툭 털고 일어서면 된다.

어떻게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주저앉아 울기보다는, 울만큼 충분히 울고 무릎을 털고 일어나야 한다. 가진 만큼에서 다시 시작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157쪽)

오늘을 잘 살아왔다면 내일이 반드시 온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거라고
힘든 일도 언젠가는 지나갈 거라고

희우씨는 고단했던 10년의 기록을 통해
우리에게 큰 교훈을 던져준다.

나도 이렇게 고된 병마를 잘 이겨내어
반짝이는 평범한 일상을 맞이했으니
당신도 그러할 수 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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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사미 린 지음, 이소담 옮김 / 미디어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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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사미린


🏷 엄마와 딸, 그 애증관계에 대하여

우짱은 밉습니다. 아빠 같은 남자도, 그를 받아들이고 만 여자도, 아기도 밉습니다. 그러므로 나 자신이 밉습니다. 내가 여자인 것, 아이를 배고 낳는 것이 당연시되는 이 정체 모를 성별을 가장 못 참겠어. 남자 때문에 일희일비하거나 울부짖는 그런 여자가 되기 싫어, 누군가의 아내도, 엄마도 되기 싫어. 여자로 태어난 이 울분을, 슬픔을 니는 몰라. (64쪽)

우짱은 알콜중독자인 엄마에 대해 증오한다.
세상 추한 모습을 다 보인 엄마에 대해.

바람난 아빠때문에 오열하는 엄마를 보며
죽은 이모 딸을 더 챙기는 엄마와 할머니를 보며
우짱은 너무 화나고 서운하고 복잡해진다.

아빠가 한 번씩 양육비 건네러 올 때
우짱이 느끼는 혐오감, 엄마에 대한 안쓰러움이
절절히 느껴지는 구간들이 있다.

우짱은 엄마라는 여자가 얼마나 안쓰러운지
그러함에도 엉망진창으로 사는 엄마가 싫은지
솔직하게 표출하기 힘들어한다.

나름 기차를 타고 밖으로 나가보기도 하지만
우짱은 sns속 비공개 계정에서 속을 내비친다.
요즘 아이들의 표현법이 잘 나타난 소설이다.

우짱은 모르는 이들 앞에서 오히려 편해보였다.
엄마가 수술 후 죽었다고 거짓말하는 우짱은
되려 복수한 듯 홀가분해보이기도 했다.

어찌할지 모르는 요즘 아이들,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는 딸이 느끼는 감정,
불안한 가정에서 여러 남자를 만나는 여자아이.
그러한 시선에서 이입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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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이상하든
김희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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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이상하든 #김희진



🏷 어제가 괴로워도 오늘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바다 밑 죽음이 사장에게 불면증을 남겼다면 보도 위 죽음은 나에게 강박증을 남겼다. 그러니까 사장과 나는 그 처참한 봄날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83쪽)

친구와 친구의 애인,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눈 앞에서 잃은 주인공 장해진.

그녀는 그 사건 이후로 강박증에 시달리고
뮤지션이라는 꿈을 갖고 하루 하루 살아간다.

그녀의 밥벌이는 불면증 이라는 편의점 알바이며,
편의점 사장님은 가라앉고 있는 배의 학생들을
구하러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마저 못 구한 생명들을 떠올리며
매일매일 불면증을 앓고 있다.

그저 살아가는 오늘이 죄스러운 마음에
편하게 못 살고 있는 두 사람은
편의점을 들리는 손님들을 살갑게 대한다.

공황장애를 앓는 영국인 남자 손님
이명을 앓고 거짓말을 자주 하는 작가 여자 손님
화려한 생활을 하다 초라하게 죽게 된 할머니 손님

편의점에 자주 들리던 이들의 일화는
장해진의 일상에 스며들어 있고
조금씩 결핍된 그들에게 그녀는 위로가 되어 준다.

어느 순간부터 검은 형체의 존재와 대화하는 그녀.
스스로가 이상한가 싶었지만 그와의 대화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자기 속마음을 내비친다.

얼마나 이상하게 보일까 싶지만
얼마나 이상하든 이게 나라는 것을 밝히는 그녀.
누가 함부로 그들을 이상하다고 할 수 있을까 싶어
결말을 읽는 순간까지 편견을 버리게 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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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는 말 대신
강관우 지음 / 히읏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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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는말대신 #강관우


🏷 삶이 고달픈 이들에게 곁을 내주는 의사

하지만 나는 다짐했다. 누군가를 함부로 동정하지 않기로. 그가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고 마주하기로. (21쪽)

함부로 다른 이들을 판단하지 않고 바라보기.
그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지 들여다봐주기.
진심으로 건강을 기원하며 잘 살펴주기.

강관우 작가님, 의사선생님이 보여준 자세이다.

그는 시골 보건소의 공보의로 근무하던 시절
어르신들을 만나며 보고 느낀 것들을 적었다.

술을 마실 수 밖에 없던 고혈압 아저씨.
도저히 약을 먹을 수 없던 청년.
차가 전복되어 아내를 먼저 보낸 할아버지.

겉으로는 굳건한 듯 살아가는 이들도
차마 더 이상 고통을 참지 못할 때는
그 고통을 조금씩 말할 수 있는 곳이 병원이다.

그렇기에 의사선생님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
그의 언행이 얼마나 우리의 만감을 교차하게 하는지 이해하게 된다.

지금은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강관우 의사는 참 좋은 의사선생님이실 것이다.

글에 담긴 그의 마음, 주변을 챙기고 생각하는 것만 보아도 그의 그릇은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힘내라는 말보다 곁을 내주는 시간, 품이 중요함을
그의 책을 통해 다시끔 느껴보았다.



교수님이 이제 그만하자고 한다. 의료진은 그 말의 뜻을 잘 알고 있었다. 그만하자는 말이 포기하지는 말이 아님을, 단념하자는 것이 아님을, 그들의 실패를 가리킴이 아님을. 그만하자는 말은 아픈 현실을 어른스럽게 받아들이자는 격려였고, 살려야 할 다른 환자 곁으로 어서 돌아가자는 제안이었다. (158쪽)


진료대기 목록에서 완료창으로 옮겨진 그의 이름을 다시 읽었다. 마음을 꾹 담아 기도했다. 그가 오래도록 건강하기를, 그리고 좋은 일로 그를 다시 볼 수 있기를. (1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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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 없이
유지혜 지음 /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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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하는미워하는미워하는마음없이 #유지혜



🏷 감성충만 늦은 밤, 떠오르는 기억을 모아보면

나는 가끔 내가 태어나지 않은 곳에 대한 희한한 향수를 느낀다. 그처럼, 세상의 손님이 되어 떠돌던 시절의 영향이다. 그리움이 심해지면 그의 책을 펼쳐 위안을 얻는다. (165쪽)

책을 읽는 자신의 모습이 좋아서 읽고.
책 속에서 향수를 느끼며 여행을 떠나는 작가.

솔직함이 매력이고 착한 심성은 덤으로 장착한
마음 따뜻한 문장들로 가득 차 있다.

툭 걸쳐도 멋있었던 사촌을 떠올리고
그의 삶을 떠올리며 지금의 나를 다듬고.

무뚝뚝한 일본 카페 사장님의 취재 허락을 받고자
부족한 일본어로 정답게 다가가 성공하고.

‘미인’이라 생각했던 학창시절 한 소녀가
남 욕을 하지 않고 정직하게 예뻤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러한 선생님이 계셨고 궁금하다는 것.

굉장히 소소할 수도 있는 에피소드와 생각들을
담백하게 풀어낸 작가의 문장력이 좋았다.

그녀는 특이할 것 없어 보이는 우리의 일상을
특별하게 보이게끔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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