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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오브 라이프 - 삶을 마감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서
사사 료코 지음, 천감재 옮김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2월
평점 :
#엔드오브라이프 #사사료코
삶의 마지막 나날을 집에서 보내고 싶은 이들
🏷 치료대신 평범한 일상을 선택한 암환자들
“이게 바로 재택의료였기에 가능했던 거잖아요. 누구보다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살기.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루를 보내고, 몸 상태를 보아가며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좋아하는 걸 먹고 좋아하는 곳에 가고. 병원에서는 절대 못 할 생활이었죠. (317쪽)
병원에서 치료하며 보내든 집에서 보내든
남은 여생은 몇 안 된다는 사실을 안 암환자들.
하루를 살더라도 양보다는 삶의 질이기에
집, 나의 공간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보내고자
재택치료를 받는 이들의 이야기이다.
방문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와타나베 니시가모 진료소를 방문한 저자는
함께 현장을 누비며 재택의료의 실상을 보여준다.
🏷 아이들과의 하루가 소중했던 환자들
제가 입원하면 남편과 아이들 생활이 멈춰버려요. 옆집에 시부모님이 계시지만 분명 부담이 될 테고, 이 집은 될 수 있는 한 제가 관리해야죠. 여기서 버티고 있을 수 있는 건 간호사님들 덕분이에요. (224쪽)
아이와 조개캐러 가기로 한 약속을 지키고자
산소통까지 챙겨 6시간 차를 타고 이동하는 여자
그녀는 그 날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말에도
계획을 바꾸지 않고 아이와 바다를 다녀온다.
결국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숨을 거둔다.
무모할 수 있던 그녀의 선택은
아이와 남편에게 마지막 순간을 담을 수 있게 하고
엄마의 사랑과 강인함을 딸에게 보여주었다.
그들이 버티는 건 일상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고
그 일상을 돕는 방문 간호사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생각보다 긴박한 나날이 금방 찾아왔지만
의료진의 빠른 대처와 연락체계가 빛나고 있었다.
🏷 아직 젊은데 안타깝다고 쳐다보지 말기
항암제를 투여하든, 면역요법이나 자연요법을 시도하든, 이식을 하든, 포기를 하든, 그 사람에게는 ‘가지고 태어난 시간’이라는 게 있어요. (114쪽)
누구나 가지고 태어난 시간이 있다.
오래 산다고 마냥 행복하게 하루를 보내지 않고
짧게 살았다고 불행한 것도 아닌 것을 알자.
젊은 사람이 안되었다고 말할 때가 싫다고 한다.
이제라도 소중한 것이 무언지를 알게 되어
남은 하루를 아낌없이 살아가기에
그 날이 마냥 젊고 철없지 않다.
🏷 그들이 남기고 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죽어가는 사람은, 남겨진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들은 인생이 유한하다는 것을 가르쳐주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해준다. 죽음은 남겨진 자들에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힌트를 준다. 죽어 떠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슬픔만 두고 가지 않는다. 행복 또한 두고 간다. (363쪽)
그들의 삶을 보며 우리의 오늘을 되새김한다.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행복하게 산다는 건 무언지
깨닫지 못한 우리를 밝혀주는 죽음이었다.
읽는 내내 머리가 맑아지는 듯
집에서의 편안한 그들의 여유가 느껴지고
하루의 가치를 아는 인터뷰가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