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세계명작산책 7 - 사내들만의 미학, 개정판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7
프로스페르 메리메 외 지음, 이문열 엮음, 김석희 외 옮김 / 무블출판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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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들만의 미학

 

무블 출판사에서 개정판으로 나온 사내들만의 미학은 세계 여러 나라의 작가들이 쓴 단편들을 엮은 책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남성을 의미하는 사내의 대표적인 특성을 볼 수 있는 소설 10편을 싣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비장함, 처절함, 처절함, 의기, 용기. 단호함등을 읽을 수 있다.

 

책에 실린 첫 단편소설인 마테오 팔코네에서는 고대하던 아들을 낳아서 키우던 아버지가 그 열 살 짜리 아들의 실수를 목숨을 빼앗는 벌을 주는 것을 내용하는 하는 소설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벌하기 전 주저하지 않는 모습과 벌한 후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여느 일상과 다름없는 행동을 묘사한 것이 이 책에서 첫 번째로 소개하는 단편이 된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공동체의 관습법을 적용함에 있어서 망설임 없이 시행하고, 시행한 후 아무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말하는 모습에서 남성이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아버지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아들과 아버지라는 가장 진한 감정으로 맺어진 대상들을 주인공으로 하였고, 한 번 실행하면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이라는 벌을 아버지가 아들에게 행한 후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짧은 말로 아내에게 말하는 주인공의 말로 소설은 끝이 난다.

 

하지만 감정이 나타나지 않은 말을 통해 우리는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감정, 즉 남자의 감정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대상을 연결함으로써 이러한 감정은 더욱더 강하게 느껴진다.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죽음이라는 벌의 집행.

 

이렇게 생각하니 사내들만의 미학이라는 책의 첫 번째 소설로 작가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해 할 수 없는 것. 그러나 특정 부류만이 이해 할 수 있는 것.

 

이 책의 첫 번째 작품처럼 사내들만의 미학은 비장함, 용기, 처절함, 단호함, 강건함등 전통적으로 문학에서 남성적인 특성으로 일반적으로 이해되어 오는 미덕을 소재로한 작품들을 모은 책이다.

 

우리가 남성적인 것이라고 하면 육체적인 힘을 먼저 떠올린다.

이 책에 실린 작품중에도 힘과 관련한 공격성등을 소재로한 작품도 있지만, 신체적으로는 연약하지만 강인한 정신과 의지를 가진 사내들을 보면서 동물과 인간이 다른 이유를 생각하기도 하였다. 한 가지를 주제로한 세계의 단편을 읽을 수 있던 점이 좋았고, 이 책이 아니었다면 알지 못했던 작가의 작품을 만나는 것도 즐거웠다.

생각에 잠기게 했던 작품은 그냥 비누 거품이라는 작품인데, 이 책을 소개하는 이문열작가의 한줄평이 작품을 읽은 후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있었다.

심약한 정의를 압도하는 악의 강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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