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쿠로스의 정원
아나톨 프랑스 지음, 이민주 옮김 / B612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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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의 정원


이번에 출간된 에피쿠로스의 정원은 아나톨 프랑스가 쓴 명상록이다.

아나톨 프랑스는 프랑스가 낳은 세계적인 작가이다. 그는 1921년 ‘펭귄의 섬’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프랑스의 대격변의 시기를 살았다.

18세기말 프랑스혁명을 목격하였으며 프랑스가 식민제국으로서 팽창한 시기를 겪었다.

또한 고대 그리스 로마의 고전이나 프랑스 문학과 고전에 정통한 고전주의자였다.

이 책은 정치, 사회, 언어, 과학, 예술, 종교, 여성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하여 저자의 생각을 서술한 글인데, 그가 고전문학에 통달한 작가인 만큼 이 책에 씌여진 그의 통찰은 예사롭지 않고, 독자로 하여금 그의 생각을 곱씹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물론 여성에 관한 그의 생각을 보면 오늘날의 그것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가 살던 당시의 사회적인 가치관이 그러했음을 떠올린다면 이해하지 못할 것도 아니다.

그러한 것을 제외한다면, 다른 모든 부분에서 저자의 생각은 당시 사회적 가치관을 넘는 깊은 통찰과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인간적인 문제에 대하여 많은 깨달음을 준다.

예를 들면 “사람의 생각에서 무엇보다 매력적인 요소는 바로 걱정이다. 걱정 근심이 전혀 없는 사람을 보면 짜증이 나거나 지겨워진다.”는 글귀에서는, 걱정이란 인간이 피해야 할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오히려 ‘걱정’이 인간을 매력적이라니 아주 의외였다.

한번도 걱정에 대하여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 문장은 나로하여금 걱정에 대하여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 그의 말은 인간의 특성중 하나가 ‘걱정하는 것’이라서 걱정하는 사람은 인간적으로 느껴져서 매력있게 보이고, 걱정을 하지 않는 사람은 인간적인 매력이 덜하다는 뜻이라고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다.

또한 현실세계가 유용한 이유는 그것이 우리가 이상향을 그리는데 활용된다고 하면서 미지의 삶의 매력과 꿈을 꾸는 삶의 중요성을 말한 것을 읽고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가장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매력은 신비의 매력이다. 면사포 없는 아름다음은 없다. 우리는 아직 알아내지 못한 미지의 여역을 선호한다. 절대 꿈을 꿀수 없다면 삶을 견뎌내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네 삶에서 최상의 요소는, 삶에서 실제로 찾기 불가능한 무언가를 마주하는 상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어떻게든 얼마간의 이상향을 그려내기 위해 좋든 나쁘든 현실의 요소들을 활용한다. 현실의 세계는 그 점에서 유용하지 않을까.”

이처럼 여러 곳에서 저자는 내가 생각하지 않았던 주제에 관하여 숙고하게 하고,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고정관념이 아닐까하는 의문을 들게 하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책을 읽는 것은 나를 읽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매우 유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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