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자 - 묵점 기세춘 선생과 함께하는
기세춘 지음 / 바이북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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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

예전에 ‘묵공’이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습니다.

이 영화는 춘추전국시대 조나라가 자그마한 성인 양성을 공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조나라는 10만 대군을 동원하여 연나라 정벌을 하러 가는 데, 그 길목에 있는 양성을 공격합니다. 양왕은 양성안의 군사 4000명으로 조나라 10만 대군을 상대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묵가에게 지원군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묵가들은 이 전쟁을 지원하는 것을 반대하여 묵가 중 단 한 명만 양성을 돕기 위해 양성을 찾아오고, 그를 중심으로 양성은 조나라 10만대군의 공격을 막아냅니다. 이 영화를 보면 묵가들은 평화를 주장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비공과 겸애(사랑)를 주장합니다.

이 영화를 보고 묵가에 대해 관심을 가졌던 적이 있습니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는 중국대륙의 역사에서 400여년가까이 전쟁이 지속된 시기였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전쟁속에서 살아야 했으며, 이러한 전쟁상태는 여러 세대가 지나도 끝날 줄 몰랐습니다. 이러한 혼란을 끝내기 위해 여러 제자백가들이 등장하여 혼란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 였습니다.

이 때 등장한 사상으로 지금까지 널리 알려진 것은 유가, 도가, 법가일 것입니다. 법가 사상은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가 이를 채택한 것으로 유명하고, 유가와 도가는 지금까지도 동아시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세계 여러 나라 대학에서 연구하고 있는 중국 고대철학의 양대 산맥입니다.

이러한 사상에 비하여 묵가를 아는 사람을 드물 것이며, 그들이 무엇을 주장했는지 아는 사람은 더더욱 드물 것입니다.

하지만 춘추전국 시대 당시 묵가는 유가와 쌍벽을 이룰 만큼 번성한 사상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2천여년간 금서로 지정되어 묵가 서적은 불태워 졌고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노예와 신분차별이 당연시 되던 시절,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사상을 주장 하였기 때문입니다. 신분차별에 기반한 당시 봉건지배층은 이들의 평등사상으로 부터 위협을 느꼈을 것입니다.

현재에 전해지고 있는 묵가의 사상은 도가사상의 경전속에서 발견한 것이라고 합니다.

묵가를 읽을수록 묵가의 위대함이 두터워 짐을 느낍니다.

특히 묵가가 주장한 겸애에서 묵가의 인류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자는 ‘인’을 중심으로 자신의 사상을 전개하였습니다. ‘인’은 차별이 있는 사랑, 즉 혈연에 대한 사랑을 말합니다. 하지만 묵가가 말한 겸애는 혈연관계를 초월한 모든 인간에 대한 평등한 사랑을 말합니다. 모든 인간을 사랑하여야 한다는 그들의 생각은 당연히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으로 생각이 이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역사에서 노예제도가 폐지된 것은 100여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2500여년 전에, 그것도 노예가 당연시되던 시절 모든 인간이 평등하고, 인간이라면 인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랑받아야 한다는 사상을 전개 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바이북스에서 출간된 ‘묵자’는 동양철학의 대가이신 기세춘 선생님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묵자를 완역하고 해설한 책입니다.

책은 900여 페이지가 넘지만 책의 반 이상은 원전을 실은 것입니다.

앞부분에서 이 책의 저자는 원전과 함께 묵자의 사상을 아주 쉽게 해설해주고 있는데, 이부분 만으로도 묵자의 매력에 매력에 빠지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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