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불안한 사람들을 위한 철학 수업
존 셀라스 지음, 송민경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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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불안한 사람들의 철학수업

 

사는게 불안한 사람들의 철학수업은 스토아철학을 대표하는 세명의 철학자로부터 삶의 지혜를 배웁니다. 그 세명의 철학자는, 노예 출신으로 자유를 얻은 뒤에 철학 학교를 설립한 에픽테토스, 네로 황제의 스승이었던 세네카, 로마의 5명의 현명한 황제중 한명이었던 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 황제입니다.

 

스토아 철학이란 정신적 쾌락을 추구하는 철학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토아주의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중 하나는 스토아 철학자는 사람들에게 감정이 없는 돌덩어리가 되길 권하는 철학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는데, 이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거나 억압해야 한다고 하지 않고, 오히려 애초에 그런 감정이 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들은 어떤 대상이나 상황에서 생기는 슬픔이나 기쁜 감정이 생기는 것은 인간에게 당연하고, 다만 그들은 이러한 감정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을 통제하려고 했습니다. 스토아 철학자들 누구도 손쉽게 감정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러한 것은 세네카에 대하여 이 책이 설명하는 부분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세네카가 첫 번째 움직임이 라고 부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어떤 일을 겪으면 마음이 움직이고그로 인해 긴장하거나 깜짝 놀라고흥분하거나 겁먹고심지어 울기도 하죠. 이 모든 것은 아주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스토아 철학의 관점에서 이는 몸의 생리 반응일 뿐감정이 아닙니다. 세네카의 말에 따르면 속상 한 마음에 순간적으로 앙심이 생기더라도그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분노한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통제력을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무언가에 순간적으로 겁을 먹었더라도 흔들리지 않는다면 공포의 감정이라 말 할 수 없죠. ‘첫 번째 움직임'이 감정이 되려면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고 판단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세네카는 "공포에는 도피가분노에는 폭행이 수반된다 라고 했죠.

 

이 과정에는 세 단계가 있다고 세네카는 말합니다. 첫번째 단계는 앞에서 말한 무의식적인 첫 번째 움직임으로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생리 반응이죠. 두 번째 단계는 경험에 대응한 판단으로우리가 통제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가 한번 생겨나면 어쩔 수 없는 감정입니다. 일단 감정이 생기면할 수 있는 일이라고 는 그 감정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것뿐이죠.

 

이 처럼 스토아철학자들은 겁먹어서 우는 것, 속상한 마음에 순간적인 앙심이 생기는 것 등은 몸의 정상적인 생리반응으로서 아주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 말이 참 와 닿는데, “겁먹어도 흔들지 않는다면 공포의 감정이라고 할 수 없고, 앙심이 생겼더라고 행동하지 않으면 분노한 것이 아니다.”

 

어떤 상황에 대해 미운 마음생기거나, 겁먹는 등 불쾌한 기분이 들 때 나 자신의 수양부족을 탓하며, 그런 마음이 생기는 자체를 괴로워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감정이 자연스러운 생리적 현상이고, 이에 따르는 행위 즉, 도피나, 폭행이 따르지 않았다면 공포심이나 분노의 감정이 생긴 것은 아니다는 것을 읽고, 나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준 하나가 사라진 것 같아서 마음이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이책에서 말하는 철학자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고리타분한 철학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지혜입니다. 앞서 말한 세명이 철학자는 잘살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스토아 철학을 선택하였지만, 세명이 말하는 삶을 대하는 태도는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에픽테토스부터 보겠습니다.

 

에픽테토스는 우리가 고민하여야 할 것의 범위를 정해 줌으로써, 그로부터 우리는 고민거리를 줄일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나쁜 감정이 생기는 원인을 밝힘으로써, 불쾌한 감정이 발생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 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이 둘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에픽테토스는 통제할 수 있는 것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여기서 통제할 수 있는 것이란 자기 자신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심리는 통제할 수 있지만, 타인의 심리, 예를 들면 타인이 나를 미워하는 감정등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자에만 집중하고, 후자에는 관심을 둘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타인의 나에 대한 평가를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타인의 감정이란 애초부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내가 아무리 고민을 하여도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이것을 깨닫고는 나를 두렵게 하는 것들 중 하나가 해소된 것 같아 마음이 홀가분하였습니다.

 

에픽테토스는 통제할 수 있는 것, 즉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강조한 다음, 자신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설명합니다. 그는 감정 은 자신이 내리는 판단의 산물이다.'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말은 판단을 통해 우린 감정을 조정할 수 있음을 의미 합니다. 여기서 판단이란 선택과 비슷한 의미입니다.

 

이를 설명한 이 책의 내용을 보면 이렇습니다.

 

사람은 자신에게 생기는 감정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어떻게 생각 하는지 표현하는 것만큼은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고 합니다. 판단은 매우 중요한 데, 그 이유는 판단이 우리의 행동을 결정짓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에픽테토스는 판단은 욕망과 충동을 통제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어떤 것을 보고 좋은 것이라 판단하면 욕구가 일어나고 결국 그것을 추구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거죠. 선망하는 직업값비싼 집무엇을 바라느냐에 따라 그 욕망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 모두가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 길고 고된 여정을 시작하게 만들 수도 있죠. 모두 판단이라는 하나의 생각 때문에요. .................분노는 대개 상처 입었다는 의식의 산물입니다. 따라서 반드시 멀리해야하는 것은 피해를 입었다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느끼는 순간 이미 판단이 포함되어버리니까요.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기억하세요. 맞거나 모욕당하는 것만으로는 피해를 입 지 않습니다.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고 인정해 야만 피해가 성립합니다. 누군가가 당신을 도발해서 화가 나게 만들었다면당신의 마음도 공범이라는 것을.

 

이처럼 에픽테토스는 일어난 일에 주목하기보다 그저 자신이 내리는 판단에 집중 하라고 권했습니다. 일어난 일은 내가 통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일에 대한 평가 내지 판단은 내가 통제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판단은 나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본다면, 분노, 고통 괴로움등 부정적인 감정은 내가 어떠한 판단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므로 이런 감정을 스스로 통제 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세네카로 부터는 우리는 일반적으로 불행이라는 것들이라고 불리어 지는 사건의 다른 면을 보는 지혜를 배웁니다. 다시말하면 세네카는 겉보기에 나쁜 일을 실제 좋은 것으로최소한 이점이 있는 것으로라도 받아들이라고 권했습니다. 사실 이미 일어난 일을 우리가 어찌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지금 당장 불행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시간이 지나보면 오히려 다행스런 일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세네카는 자신의 철학대로 살았고, 슬퍼하는 부인을 위로하며, 자신의 죽음도 거부하지 않고 순순히 받아들였습니다. 세네카에 관한 것은 세네카의 대화, 인생에 대하여를 보면 좋을 것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명한 책 명상록을 남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로부터 우리는 받아들임, 수용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한 실수로 인해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 하지만, 그것이 우주가 진행하는 필연적인 과정의 일부라면 어떻습니까? 자책이나 괴로움은 많이 옅어 질 것입니다.

 

이책에 소개된 아울렐리우스의 말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시간이라는 무한한 심연의 작디작은 조각이 우리 각자 에게 주어졌으며, 이는 곧 영원 속으로 사라지리라, 전 우주의 물질과 전 우주의 생명에 비하면 알마나 작은 가. 그대가 믿는 흙 한 줌의 땅은 은 세상에 비해 또 얼마나 좁은가

 

전 우주적인 자연의 파장이 질서 있는 세상을 창조했다. 따라서 지금 일어나는 모든 일은 논리적인 순서를 따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다면 우주 질서 의 근본 원리인 이성의 힘이 지향하는 주요 목적은 비이성적인 것이 된다. 이 점을 유념한다면 많은 것을 좀 더 침착하게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인용한 그의 말처럼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이 우주의 논리적인 순서를 따르고 있다면, 내가 한 실수라는 것도 필연적으로 일어날 일이었다고 생각하니, 내가 놓지 못하던 과거의 실수가 더 이상 자책이나 괴로움이 되길 멈추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무한한 심연인 시간속에서 그것의 작디작은 조각이 허락된 인간이 하는 고민거리가 얼만큼의 크기를 차지 할지 생각하니, 지금하는 모든 고민들이 고민이길 포기하는 듯 하였습니다.

 

이 책은 분량과 크기는 작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이 우리 삶을 가볍게 하기에는 충분할 정도로 크다고 생각합니다.

철학이 삶을 살아가는데 얼마나 큰힘을 가지는지를 이책은 잘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망설이지 않고 추천할 수 있는 책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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