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주인
로버트 휴 벤슨 지음, 유혜인 옮김 / 메이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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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주인

 

이소설은 로마카톨릭교 신부이자 당대 최고의 지식인중 한 사람이었던 로버트 휴벤슨의 작품이다. 그는 1871년 에드워드 화서트 벤슨과 메리 시지픽의 막내아들로 런던 외곽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영국 성공회 최고위직인 캔터베리 대주교 자리에 올랐다. 벤슨은 이튼 칼리지를 거쳐 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종교학과 문학을 공부했고, 1893년 성공회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후 성공회의 교리에 의문을 품으면서, 점점 로마 가톨릭교에 매료되어 가던 그는 1903년 카톨릭교로 개종한다, 캔터베리 대주교의 아들이자 촉망받는 성공회 신부이던 벤슨의 개종은 당대 종교계는 물론 유럽 사회 전체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고, 유명 지식인들이 그를 따라 로마가톨릭교로 개종하면서 당시 영국 사회를 발각 뒤집어 놓았다고 한다.

벤슨은 1904년 로마 가톨릭교 사제 서품을 받은 이후 케임브리지로 부임해 사목 활동과 작품 활동을 병행하며 수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그리고 폐렴 증세 등으로 43세라는 이른 나이에 타계하였다고 한다.

 

이 책 세상의 주인1907년에 그가 쓴 작품으로, 세상이 인본주의를 신봉하면 결말이 비극으로 끝날 것을 경고하면서, 그리스도교정신으로 인본주의가 초래할 비극을 막아야 한다는 것을 주제로 하고 있다.

 

소설의 주요내용은 동방과 서방이 전쟁위기에 직면하였을 때, 이 위기상태를 평화롭게 해결한 인물이 세계 대통령이 되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그는 세계평화를 공고히 한다는 명분으로 인본주의를 내세우고, 합리적 이성을 신봉하는 인본주의는 하나의 종교로 발전한다. 하지만 인본주의라는 종교는 초월자, 신등을 부정하는 형식적인 종교로서 진정한 종교의 성질의 것은 아니다. 이들이 종교와 유사한 점은 오로지 하나 뿐인데, 인본주의라는 교리에 심취되어 맹목적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인본주의가 기존 종교의 자리를 차지하자, 그들은 인간의 능력을 찬양하며, 사상을 통합한다는 명분으로 종교인들을 탄압하기 시작한다.

이 소설은 세상을 지배한 인본주의자들과 그들을 반대하는 소수 카톨릭교도들간의 투쟁을 그리면서,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책은 인본주의를 취할 경우 초래되는 비극적 결말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무리 선한 목표를 가진 주의라도 이를 극단적으로 추구한다면, 이 책이 그린 그런 디스토피아 사회가 도래할 것이다. 어떤 주의를 극단적으로 추구한다면 자신이 신봉하는 사상만이 옳다는 생각으로 반드시 자신과 다른 사상을 가진 사람들을 억압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은 종교도 마찬가지다. 과거 역사는 힘이 센 종교가 자신과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강압적으로 개종시키거나, 없애려고 했던 시절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카톨릭이 인본주의의 탄압을 받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지만, 과거 카톨릭이 자신의 세력을 내세워 자신과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억압하던 시절도 있었다. 다른 종교의 경우도 자신의 종교를 강요한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사상의 경우는 두말할 것도 없다.

역사를 보면 종교나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이 죽어왔다.

 

근대이후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다양성의 존중이다. 나와는 다르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사람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가치가 되었다. 다양성이 소멸하고 모든 것이 하나로 통일 된 사회가 바로 자유를 잃어버린 전체주의 국가인 것이다

 

이 소설은 인본주의 신봉자들의 탄압에 맞서는 소수의 카톨릭교도들의 이야기 이지만, 사상이 나 종교의 다양성 측면에서 본다면 종교와는 무관하게 읽어 볼 수 있는 책일 것이다.

물론 인본주의만이 옳다고 하는 것은 반드시 사회문제를 초래하는 것은 분명하다.

인간이라는 개념의 속성에 불완전한 존재라는 속성이 반드시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완전한 존재가 필요하다. 그것은 종교가 될 수도 있고, 사상이 될 수도 있다. 완전함을 가진 존재의 속성에 도달하려는 노력이 바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하고, 고귀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동물과 인간을 구분하는 기준중 하나 일 것이다.

이룰 수 없는 이상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특별한 존재, 그것이 인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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