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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다움의 사회학 - 남자를 지배하는 ‘남자라는 생각’
필 바커 지음, 장영재 옮김 / 소소의책 / 2020년 3월
평점 :
남자다움의 사회학
소소의 책에서 출간된 ‘남자다움의 사회학’은 남성이 ‘남자다움을 연기’하도록 강요받음으로 인해 발생되는 여러 가지 사회문제등을 지적하고, 그 문제의 해결과 아울러, 과학이 발전한 다가오는 미래 사회에서는, 남자다움을 연기하는 것이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주장에 따르는 당연한 결론으로, 저자는 남자라는 성역할에 갇힌 남성들에게 ‘남자다움’이라는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워 질 것을 권한다.
그리고 남자다움보다는 행복, 사랑이라는 가치가 인생을 살아가는데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여성과 남성 각각에 적합한 특성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하여, 일상에서 그 특성에 부합하여 행동하는 경향을 의미하는 성역할의 원인에 관하여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생물학적원인과 후천적으로 학습등을 통해 습득하는 환경적원인이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진화적인 관점에서 보면 전통적으로 남성은 짝짓기를 위해 다른 남성과 경쟁하는 반면, 여성은 가정에서 자녀를 양육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고, 따라서 남성은 지배와 경쟁에 집중하게 된 반면, 여성은 협동과 친밀함 등에 상대적으로 더 집중하게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생물학적 원인이 성역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일부 학자들이 있지만, 성역할의 원인이 후천적으로 교육을 통한 학습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이 대부분의 연구자들의 견해라고 한다.
이 책 ‘남자다움의 사회학’ 역시 언급은 하고 있지 않지만 학습에 의해 성역할이 형성된다는 것을 전제로 ‘남다자움을 연기하는 맨박스’라는 상자에 갇힌 남성들을 바라본다.
이책에서 말하는 남자다움이라는 것의 예를 보면, “약점을 보이지 마라, 분노를 제외한 어떠한 감정도 드러내면 안된다. 울지마라, 연약하면 안된다. 계집애처럼 굴지마라, 감상적인 사람이 되지마라, 도움을 청하지 마라, 모든 관계를 주도하라”등이다.
앞에서 예를 든 이러한 특성은 선천적으로 타고 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후천적으로 남성이면 이래야 한다는 사회적인 학습의 결과물 들이다. 이책은 사회적으로 학습된 남자다움의 특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그러한 남자다움의 연기, 역할 연기에 대한 사회의 무언의 강요로 인해 발생하는 남성들의 문제점을 말한다.
역할 연기의 부작용으로 저자는 남성들이 도움을 받는 것은 남자다움에 흠이 난다고 생각하여 성인 되어서도 혼자 고립되기 쉬우며, 분노할 줄 알아야만 남자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분노하는 등 의미있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을 잃고, 그저 사회에서 관습적으로 내려오는 성역할을 아무런 생각 없이 강요받아 수행하는 동안 사회문제를 심화시키는데 일조한 측면이 있다고 한다. 여성혐오자, 가정폭력, 자살, 직장내 성폭력, 미투 운동과 같은 사회문제들은 대부분 남자다움이라는 역할 연기가 초래한 사회문제라는 것이다.
저자는 다가오는 미래를 위해, 현재의 사회문제 완화를 위해, 그리고 남성자신의 행복을 위해 남성이 남자다움에서 자유로워지길 권한다.
사실 생각해보면 성역할이라는 것은 고정관념으로써, 사회적 학습을 통해 무의식중에 형성된 다고 생각한다. 남자가 집안에서 살림을 하는 것이 신체적인 결함이 있어서 못하는 것은 아니고, 아기를 돌보는 일도 그렇다. 상처가 나거나, 슬프면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 것이 생리적 현상이다. 남성은 다만 참을 뿐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남자다움이란 학습된 것이다. 그러므로 남자다움이라는 것이 행복에 방해가 되기도 하고, 공감과 창조성을 중시하는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자발적으로 맨박스에 갇힐 이유는 없다고 본다. 물론 남자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행복한 사람이라면 그것 역시도 뭐라 할 것은 아니다. 현대사회는 다양성과 자유를 존중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단, 타인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말이다.
이책을 통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던 성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 좋았다. 이제는 ‘남자다움’보다는 ‘인간다움’에 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